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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라일요거/긴 썰

[라일요거] 태양의 무희와 달의 왕자

by 솨리 2024. 4. 28.

 
 
 
태양의 무희와 달의 왕자... 라는 이야기로 라일요거 보고 싶다ㅋㅋㅋㅋ
 
세상에는 태양과 달이 존재하고, 이 둘은 번갈아 세상을 비추며 모든 것을 집어 삼키려는 어둠으로부터 만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태양을 섬기는 유목민과 달의 왕국이 나눠져 있다든가ㅋㅋㅋㅋ 태양의 유목민은 태양을 섬기고 그를 따라 떠도는 민족들이고, 달의 왕국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왕국 중에 달의 은총을 가장 많이 받아 번영을 이룬 곳 정도??
 
아무튼 그런 세계관인데ㅋㅋㅋ 아무래도 500년에 한번은 태양과 달의 힘이 약해지는 시기가 찾아옴. 태양과 달 모두를 가려버리는 거대한 일식이 찾아오는 때... 물론 일식은 자연 현상이라 평소에는 일식이 일어나도 별 일이 생기지 않지만, 500년에 한 번 찾아오는 이 일식에는 태양과 달 모두가 어둠에 가려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되므로 어둠의 권속들이 가장 강한 힘을 가지게 되는 시기인 거지ㅇㅇ
 
까딱 잘못하면 세상이 전부 어둠에 잠겨버릴 위기이니까, 이때 태양의 유목민에서는 "태양의 무희"가, 달의 왕국에서는 "달의 왕자"가 나와서, 둘이 함께 세상 끝의 신전에서 기도를 올려 태양과 달의 힘을 회복시켜주어야 하는 의식이 있음. 그리고 곧 그러한 때가 다가오고 있으니...
 
달의 왕국에서 "달의 왕자"로 계시를 받은 건 요거트크림임ㅋㅋㅋ 왕국에서 가장 어리고 철이 없는 막내 왕자ㅋㅋㅋ 호화로운 왕국에서 부족한 것 없이 놀고 먹기 바쁘던 요거트는 자기가 갑자기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중책을 맡게 되어 불만이 가득함ㅋㅋㅋ 자기 위에 훨씬 뛰어난 형도 누나도 한가득인데, 왜 저들은 다 제쳐놓고 세상 일에는 관심도 없는 자기가 세상 끝에 있다는 신전까지 가야 하냐며ㅋㅋㅋ 그에 가족들은 물론이고 왕국 전체가 세상의 운명이 왕자님에게 달려있다며, 무사히 의식을 마치고 돌아오기만 하면 네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하고 살 수 있게 해주겠다 하니깐 (바보) 요거트는 또 거기에 홀라당 넘어가서는, "역시 내가 아니면 이런 중요한 일을 할 사람이 없지~!" 하고 잘난척을 하기에 이르렀는데ㅋㅋㅋㅋ
 
아무튼 달의 왕자 혼자서는 세상 끝 신전에 가서 기도를 올려도 소용이 없으니, 태양의 유목민에서 간택받은 "태양의 무희"를 만나기로 한 요거트크림ㅋㅋㅋ 근데 명색이 "태양의 무희" 니까 당연히 여자일 줄 알았거든ㅋㅋㅋ 그것도 분명 엄청나게 아름다운 여자겠지! 하고 기대를 잔뜩 했는데...

 

웬걸

 

"태양의 무희"로 간택받은 인물은 웬 건장한 남자였다는 것이ㅋㅋㅋㅋㅋ
 
자기가 태양의 무희라고 말하며 요거트 앞으로 나온 남자- 라일락을 보고 요거트는 "아니, 무희라면서!? 여자가 아니잖아!!" 하고 말도 안 된다는 듯이 큰소리로 외쳐댔고, 동시에 라일락은 얼굴을 잔뜩 찌푸렸음ㅋㅋㅋ "달의 왕자" 라더니,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라며ㅋㅋㅋㅋ
 
서로의 첫인상부터 망한 탓에 세상 끝 신전으로 향하는 둘의 여정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음ㅋ... 일단 둘이 겁나 티격태격댐ㅋㅋㅋ 요거트는 아직도 태양의 무희인 라일락이 남자인 게 불만임ㅋㅋㅋ 심지어 처음에는 라일락이 자신의 수행원으로 데리고 온 전갈 쪽이 맞는 줄 알았음ㅋㅋㅋ 여자라서ㅋ
 
세상에 예쁘고 재능 있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 제쳐두고 남자가 무희라니 웃기지 않냐면서, 대체 얼마나 춤을 잘 추기에 태양의 계시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정도면 태양의 유목민들 수준도 알만 하다는 요거트의 다소 무례한 언사에, 민족의 대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인 라일락도 불만이 쌓임ㅋㅋㅋ 달의 왕국 쪽이야 말로 그쪽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인재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다 제끼고 당신 같은 사람이 달의 왕자로 뽑히다니, 그쪽 왕국 사람들은 책임감이라는 게 없는 모양이라며ㅋㅋㅋㅋ 세상을 구하는 중요한 일인데 이렇게 행동이 가볍고 생각이 짧은 사람에게 중책을 맡기느냐 이거지ㅋㅋㅋㅋ
 
거기에 요거트도 발끈해서는(시비는 자기가 먼저 걸어놓고ㅋㅋ) 아 그러냐, 너는 얼마나 잘났기에 그런 말을 지껄이는지 모르겠으나 고작해야 춤 따위를 추는 유목민이 우리 왕국의 대단함을 몰라본다는 식으로 말하고, 라일락은 그쪽 왕국이 부를 쌓은 것 또한 근본적으로는 태양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냐며, 달이란 태양이 없으면 빛이 바스러지는 존재인데 무얼 믿고 그리 잘난척 하는지 모르겠다고 함ㅋ 세상을 구할 중한 임무를 맡은 두 사람이 저리 으르렁대고 있으니 이 꼴을 본 각 진영의 장로들은 이마를 짚었지ㅋㅋ 이거 괜찮은 거 맞냐ㅋ..
 
하지만 태양과 달의 계시를 받은 몸들인지라 결정을 무를 수는 없음. 운명은 이미 거대한 일식의 때로 향해가고 있고, 하루라도 빨리 세상 끝 신전에 도착해서 태양과 달의 회복을 돕는 기도를 올리지 않으면, 일식의 때에 어둠이 당도해 온 세상을 집어 삼킬테니까... 결국 둘은 함께 여정을 떠나기로 하긴 했으나, 각자 따로 움직이기로 함ㅋㅋㅋ 너는 너 알아서, 나는 나 알아서 세상 끝 신전까지 향하는 걸로ㅋㅋㅋㅋ
 
태양의 유목민은 말 그대로 유목민족이기 때문에 각종 무기를 다루는 무술과 말을 타는 기술, 몸으로 싸우는 체술이 발달했지. 그리고 태양을 받들어 추는 춤인 "태양의 춤"이 사실상 기도의 핵심임. 라일락은 민족의 일원 중에서도 특히 이런 무술과 춤에 특출난 재능이 있어 태양의 무희로 간택된 거고, 그 때문에 이 여정에 데리고 온 수행원도 그리 많지 않음ㅋㅋㅋ 너댓명 정도... 대신 그들 모두 무술 실력으로는 매우 뛰어난 실력자들인 거ㅋㅋㅋ
 
반면 달의 왕국은 풍요로운 자원을 바탕으로 마법이 발달한 곳이었고, 그 마법은 음악과 노래를 기반으로 함. 그래서 달의 왕자는 기도를 올릴 때 "달의 노래"를 불러야 함ㅋㅋㅋ 이 노래에 맞추어 태양의 무희가 "태양의 춤"을 추며 둘이 함께 기도를 올리면 비로소 의식이 완성되는 것이었음. 그런데 요거트는 딱히 마법에 엄청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ㅋㅋㅋ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고 영민하기는 한데, 천성이 게을러 마법 공부를 대충한 탓임ㅋㅋㅋ 그럼에도 "달의 왕자"로 간택 받은 것은, 계시를 받기 위해 모인 수많은 형제들 중에서도 요거트가 그 어려운 "달의 노래"를 완벽하게 불렀기 때문이었음ㅋㅋㅋ 근데 이거만 할줄 앎...
 
그렇기에 왕국에서는 요거트의 여정을 위해 엄청나게 많은 수행원과 재물을 붙여주었단 말이지ㅋㅋㅋ 우리 막내 왕자가 고생하면 안되니까ㅋㅋㅋㅋ 그리하야 라일락이 겨우 다섯 명을 데리고 왔을 때, 요거트는 50여명이나 되는 기다란 행렬을 달고 세상 끝 신전으로 향하기 시작했는데ㅋㅋ 아무튼 이 꼬라지가 서로 마음에 안 듦ㅋㅋ 요거트는 라일락더러 겨우 다섯 명이서 어떻게 저 험난한 길을 가려고 하냐 비아냥 거리고, 라일락은 험한 길일 수록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거라면서 이렇게 사람 수만 많으면 더 힘들고 고생한다며 혀를 참ㅋㅋㅋ
 
아무튼 둘은 세상의 위기를 막기 위해 머나먼 길을 떠나게 되었는데... 어딜 가든 대부분 그들을 크게 환영하며 극진한 대접을 해 주었으나(세상 전체의 위기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이 의식에 대해 모르는 곳이 없었음), 당연히 위협이 있었지... 바로 어둠의 권속들이 그들을 방해하기 시작함.
 
처음엔 그 위협이 가시적이지 않고 은근한 탐색전이었겠지ㅋㅋㅋ 어디선가 그들을 노리는 듯한 불길한 시선을, 라일락은 곧장 느꼈지만 요거트는 전혀 느끼지 못함ㅋㅋㅋ 어느 곳에서든 사방을 주도면밀하게 살피며 날을 세우는 라일락을 보고, 요거트는 사람이 뭐가 그렇게 예민하냐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음ㅋㅋㅋ 라일락은 늘 조심해서 나쁠 건 없고, 특히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도가 있는 자신과는 달리 요거트는 무술도 못하고 마법도 그리 뛰어나지 않으니까 더 주의하라고 했는데ㅋㅋㅋ 요거트는 자기를 보호하는 호위 무사가 여럿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큰소리 땅땅 침ㅋㅋㅋ
 
허나 그 위협이 실제로 가시화 되어 나타났을 때, 요거트는 크게 놀라고 겁을 잔뜩 먹었지ㅋㅋㅋ 마침 그믐이 되어 달빛이 흐릿해 졌을 때 어둠의 권속이 그들이 묵는 숙소에 잠입해서 한바탕 난리를 쳐 놓은 것임. 다행히 말단 마물 정도인데다 아둔한 놈이라 누가 태양의 무희고 달의 왕자인지 구분을 못하고 아무나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놔서 라일락도 요거트도 다치지 않고 무사하긴 했으나... 요거트의 호위 무사 중엔 크게 부상을 당한 인원도 있어서, 그 때문에 요거트가 더 크게 놀람ㅋㅋ...
 
요거트가 겨우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라일락은 아직 세상 끝 신전까지의 길에 절반도 채 오지 않았는데 벌써 이런 위협이 닥치다니, 앞으로의 여정이 더욱 험난하겠구나 싶어 마음을 굳게 다잡음... 거기에 더 큰 문제는, 자기 몸 하나만 건사하면 되는 게 아니라 이 건방진 왕자놈까지 커버를 쳐야 한다는 것이ㅋㅋㅋㅋ
 
그러나 위협은 이제 시작된 것이었고... 설상 가상으로 세상 끝 신전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풍경도 점점 황량해짐... 아직 신전까지 한참이나 남았는데, 이곳이 마을의 모습을 갖춘 곳으로는 마지막 지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라일락은 지평선 너머의 사막과 바다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지...
 
본격적으로 인적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고, 끝도 없이 펼쳐진 광대한 산맥과 사막에 당도했을 때 어둠의 권속들이 가하는 위협도 점차 거세어짐. 밤에는 부지런히 결계 마법을 두르고 호위 무사들이 번갈아가며 경비를 서게 된 것은 오래고, 이제는 낮에도 사방을 경계하며 나아가야 했음.
 
그나마 라일락은 유목민족 출신이라 이런 거친 야외 생활을 견딜만 했으나... 항상 안전하고 깨끗한 왕궁에서만 살던 요거트에게는 너무 힘든 여정이었음ㅋㅋㅋ;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이제는 사방에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마물들이 가득하다니... 요거트는 진심으로 세상 따위는 모르겠고, 이제는 그냥 집에 돌아가고만 싶음ㅋㅋㅋㅠㅠㅠ 근데 여기까지 이 먼길을 왔잖음... 여기서 다시 왕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달리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신전까지 가야만 하는 것임ㅋㅋㅋ...
 
드디어 세상 끝 신전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드넓은 바다 앞에 도착한 일행... 여기서 배를 타고 수평선 너머까지 가면, 거기에 신전이 있을 것임. 배를 타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므로 해변에서 마지막 정비를 하고 갈 요량으로 일행은 하룻밤을 머물기로 했는데
 
여기서 큰 일이 터짐;
 
그날 저녁에 요거트가 마신 물에 누군가가 독을 탄 것임... 물을 마실 때까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나, 깊은 밤에 요거트는 심하게 구역질을 하며 거의 실신하기 직전까지 갔고, 왕자가 크게 앓자 당황한 일행을 어둠의 권속들이 습격한 것임;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해변가에서 호위 무사들은 라일락과 요거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고, 라일락 또한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요거트를 보호하느라 부상을 당했음.
 
맹렬한 마물들의 공세에 이대로는 전멸할 위기에 처하자, 일행 중 하나가 라일락과 요거트만이라도 어서 배에 올라타 신전으로 향하라고 외쳤고, 라일락은 그대로 기절한 요거트를 들처메고 배에 올라탔음. 다행히 파도가 그들을 도와 둘을 태운 배는 빠르게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가서, 마물들이 그들을 쫓아오지는 못했지.
 
그러나 이제는 단 둘만이 남아 세상 끝 신전으로 가야만 했는데...
 
배에 올라서도 식은 땀을 흘리며 끙끙 앓던 요거트는 한낮이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음. 그러나 곧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아차렸지.
 
요거트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된 것이었음.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이면 "달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 달의 왕자가 목소리를 잃다니!
크게 놀라 당황한 라일락과 절망에 빠진 요거트를 태운 채로, 파도는 넘실넘실 바다를 건너 그들을 세상 끝 신전이 있는 마지막 땅에 데려다 주었음...
둘은 망연자실한 채로 그 땅에 발을 디뎠지...
 
다행히 태양과 달을 가리는 일식이 시작되기 전에 도착하였으나...
요거트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었으니, 태양과 달에 기도를 올리지 못하게 된 것 아니겠음?
그 많은 고생을 헤치고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어 요거트는 깊은 절망에 빠졌지.
 
라일락 또한 참담한 심정이었으나... 혹시라도 다른 방도가 있지 않을까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누가 지었는지 모를 넓고도 화려한 신전에는 아무도 없었음.
그러다 문득 바닥에 적힌 글귀를 발견한 라일락...
바닥에는 "온몸으로 춤 춰라. 마음으로 노래하라." 라고 적혀 있었음.
춤이야 그렇다 쳐도 도대체 어떻게 노래를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글귀였음. 무엇보다 지금 요거트는 목소리가 안 나오니 마음이고 뭐고 노래부터 할 수가 없는데.
그래도 라일락은 축 처진 요거트를 데리고 기도를 올리는 제단으로 향했음. 어쨌든 곧 일식이 시작될테니 말이지...
 
그런데 아무도 없는 신전 안에 갑자기 한기가 돌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함. 라일락은 어둠의 권속들이 여기까지 당도했음을 알아채고, 재빨리 요거트를 데리고 제단까지 향했음. 요거트 또한 겁에 질린 얼굴로 라일락을 따라 신전 한가운데에 도착했지.
 
하늘에서는 벌써 일식이 시작되고 있었고, 태양과 달이 어둠에 가려지며 신전도 곧 완전히 어둠에 잠겨버렸음. 그들을 쫓아온 무시무시한 마물들은 당장이라도 둘을 찢어 죽일 기세로 달려들었는데, 다행히 제단 주변에는 미약하게나마 결계가 둘러져 있었음. 오래 버티지는 못하겠지만...
 
어둠은 태양과 달을 완전히 집어 삼켰고, 마물들의 거센 공세에 결계도 곧 깨질 위기임.
더는 도망칠 곳도 없는 상황에, 라일락은 공포에 휩싸여 덜덜 떠는 요거트를 뒤로 하고 무기를 쥐었음. 요거트가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라일락을 붙잡았지만 라일락은 "... 끝까지 해봐야 하지 않겠어." 하고는, 곧 박살난 결계 너머로 쏟아지는 마물들을 상대하러 뛰쳐나갔지.
 
제단에 남은 요거트는 완전히 패닉 상태로 마물들과 치열하게 싸우는 라일락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음.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할 줄 아는 마법도 별로 없으니... 그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두 손을 모아쥐고 무언의 기도를 올리는 수밖에... 요거트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 짜내어 주문과 같은 기도문- 달의 노래를 불렀음. 하지만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
 
그러는 동안 라일락은 한 차례 몰아친 마물들의 공세를 겨우 떨쳐내긴 했으나, 혼자서 그 많은 수를 상대하기는 당연히 벅찼음. 그래도 이를 악 물고 버틴 라일락은 마지막 마물의 목까지 베어냈음. 온몸에는 부상을 입었고, 체력도 너무 많이 소진한 탓에 마물이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쓰러짐과 동시에 라일락도 무기를 놓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지.
 
요거트는 주저앉은 라일락에게 달려갔고, 곧 쓰러지는 그를 품에 안았음.
요거트는 라일락에게 미안해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 순간에도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음... 라일락은 지친 눈을 들어 요거트를 바라보았고, 요거트는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리며 입으로는 끊임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지.
"괜찮아..." 라일락은 다친 팔을 들어 요거트를 어루만지려 했으나, 그에게 손이 닿기 전에 힘없이 툭 떨어지고 말았음.
 
아.
그 순간 요거트는 사고가 완전히 정지해 버렸지.
일식의 시간은 길어지고 있었고, 어둠은 이제 태양과 달을 집어삼켜 더욱 검게 타오르는데...
숨막힐듯 짙은 어둠 속에서 요거트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음.
 
사방을 둘러싼 어둠에서는 다시 어둠의 권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요거트는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라일락을 끌어안고, 이제는 다가오는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눈물마저 말라붙은 상황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것- 달의 노래를 중얼거리기 시작했지.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지 않아 사방은 고요할 뿐이었고, 어둠 속에서 형체를 갖춘 마물들이 시커먼 손길을 그에게 뻗으려는 그 때에...
 
가장 먼저 요거트를 향한 공격이 그에게 닿기 전에 커다란 소리를 내며 튕겨져 나갔음...!
 
그것을 본 다른 마물들이 요거트를 향해 연달아 거센 공격을 퍼부어 댔으나, 어째서인지 그 모든 것들은 요거트와 라일락에게 닿지 못하고 죄다 튕겨져 나가거나 부서져 내렸지.
 
요거트는 아직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그저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달의 노래를 중얼거리고 있는데...
품에 꽉 끌어안은 라일락이, 늘어져 있던 그의 몸이 작게 움찔거리기 시작했음.
놀란 요거트는 얼른 라일락을 돌아보았고, 라일락은 몸 속 깊은 곳으로부터 올라오는 고통을 짓씹는 듯한 신음소리를 내면서도 눈을 떴지.
그리고 요거트에게 몸을 기대어 그 자리에 일어섰음.
 
드디어 온전히 일어선 라일락의 양 손에는 찬란하게 빛나는 차크람이 쥐어져 있었고, 동시에 희미한 빛무리가 라일락을, 그리고 요거트를 감싸안았음.
어느새 본적도 없는 아름다운 옷을 입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차크람을 쥔 라일락은 아까보다 훨씬 가벼워진 몸으로 천천히 스텝을 밟기 시작했지.
 
라일락이 "태양의 춤"을 추기 시작하자, 어리둥절한 채로 그를 바라보기만 하던 요거트는 곧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음.
그가 계속 춤을 출 수 있도록 "달의 노래" 를 부르는 것...!
여전히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요거트는 있는 힘껏 노래를 불렀음.
그 목소리는 신전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지만, 라일락은 분명히 요거트의 목소리를 들었지.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아름다운 노래에 맞추어, 라일락은 태양과 달에 올리는 기도를 바쳤음.
 
그 모습을 보고 어둠의 권속들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그들을 공격하려 했지만, 모든 것은 그들에게 닿지 못하고 빛가루가 되어 부서져갔지.
춤과 노래는 기도가 되어 빛가루를 타고 하늘로 향했고, 곧 황금 빛무리가 태양과 달을 집어삼킨 일식을 지워내고, 그 어느때보다도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과 달이 번쩍이며 사방을, 온 세상을 비추었음.
그 빛에 어둠의 권속들은 그대로 녹아내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
 
이윽고 태양의 춤과 달의 노래가 끝나고 기도가 마무리 되었을 때, 온전한 모습의 태양과 달이 떠올라 라일락과 요거트를 비추고 있었음.
춤을 마친 라일락과 노래를 끝낸 요거트는 서로를 바라보았고,
곧이어 이루 말할 수 없이 복받치는 감정에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음.
 
서로를 꽉 끌어안은 채로 요거트는 라일락에게 정말 다행이라고, 고맙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음... 라일락은 그런 요거트에게 "... 네가 아니었으면 나 혼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거야..." 라고 말하며 고맙다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었지.
 
둘은 한참이나 서로를 끌어안은 채 계속 울기만 하다가, 겨우 눈물을 그치고 얼굴을 마주했음. 그리고 가슴 가득 차오르는 벅찬 감격 속에서, 서로를 향한 강렬한 감정을 말미암아 입을 맞추었지. 이제까지의 모든 역경과 고난을 전부 녹여버릴 듯한 열렬한 키스를.
 
"......!" 입술이 떨어지고 난 뒤, 요거트는 놀란 표정을 지었음. 라일락 역시 덩달아 놀란 얼굴로 요거트를 바라보았는데.
"라일락..." 요거트가 입을 열어 희미한 목소리로 라일락을 불렀지.
아.
둘은 다시 서로를 부둥켜 안았음.
 
아슬아슬 했지만 태양과 달에 올리는 기도는 성공했고, 세상은 다시 빛을 되찾았음.
그런데 문제가 있었지...
이 세상 끝 신전에서 다시 고향까지 어떻게 돌아가지?! 하는 중대한 문제가... ㅋㅋㅋㅋㅋㅋㅋ
신전을 나와 다시 해변까지 나와서 타고 왔던 배를 찾았는데, 마물들이 그 배 마저 부숴버린 모양인지 배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음ㅋ...
 
이건 생각지 못한 또다른 문제인데 싶어 망연자실한 둘에게, 저 멀리 수평선에서 커다란 배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음ㅋㅋㅋㅋ 바로 건너편 바닷가에서 헤어진 일행들이었지ㅋㅋㅋ 그들은 마물과 싸우느라 큰 부상을 입어 라일락과 요거트를 곧장 따라올 수는 없었지만, 거대한 일식이 지나가고 태양과 달이 다시 떠올랐을 땐 두 사람의 성공을 축하하며 어떻게든 배를 구해 둘을 데리러 온 것이었음! ㅋㅋㅋ 라일락과 요거트는 다행이라며 한숨을 돌렸지ㅋㅋㅋ
 
돌아오는 길 또한 쉽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마물과 싸우는 것보다야 나았으니ㅋㅋㅋㅋ 그리고 가는 곳마다 태양의 무희와 달의 왕자가 기도를 올리는 것에 성공한 것을 축하한 덕에, 그들은 매우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고향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음ㅋㅋㅋ
 
오랜 시간이 걸려 다시 달의 왕국으로 돌아온 라일락과 요거트ㅋㅋ 왕국에서는 그들의 성공을 축하하며 성대한 축제가 열렸음. 축제는 일주일도 넘게 이어졌지.
그동안 라일락과 요거트는 거의 신과 같은 대접을 받았고,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음.
그리고 서로를 향한 마음까지도 확인했지.
 
축제는 끝났고, 라일락은 이제 다시 태양의 유목민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음. 요거트는 그가 떠나지 않기를 원했지만, 라일락은 이것이 그가 가야할 길이고 운명이라고 대답했음.
대신... 태양의 순리에 따라 반드시 다시 요거트에게 돌아오겠다고 했지.
요거트는 아쉬워하면서도 그를 보내주었음.
 
세상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고, 라일락도 요거트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지.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다시 일식의 때가 돌아왔을 때(이 일식은 그저 자연 현상일뿐인),
라일락은 약속대로 요거트에게 돌아왔음.
요거트 또한 라일락이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던 터라 매우 기쁘게 그를 맞이했음.
 
태양의 유목민에게 한 곳에 정착하는 일은 원래 허용되지 않는 것이지만,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라일락이었기에 일족 모두가 그의 정착에 동의했지.
그리고 요거트도, 그와 함께 세상을 돌아보고 싶어해서, 둘은 온전히 둘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함.
 
마치 세상을 도는 태양과 달과 같이.
 
 
 
 
 
 
 
꽤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이야기인데요.
오늘 갑자기 뽐뿌가 와서 술술 풀어봤어요.
참고로 태양의 무희와 달의 왕자 복장은 각각 라일락과 요거트크림의 슈퍼 레어 스킨입니다ㅎㅎ
그 의상에서 모티브 가져온 거 맞음ㅋㅋㅋㅋ
원래는 의식 때 말고도 평상시에도 능력? 같은 걸 사용할 때 변신하는 것처럼 뿅! 하고 옷이 갈아입혀진다 어쩌구 하는 얘기를 쓰고 싶었는데요.
읽어보시면 아시다시피... 그런거 쓸 자리 전혀 없었음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