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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라일요거/긴 썰

[라일요거] 결혼하기 싫어서 청혼자에게 문제를 내는 도련님

by 솨리 2022. 11. 16.

 

 

집안에서는 결혼하라고 들들 볶는데 결혼이 죽어도 하기 싫은 도련님이 청혼하러 오는 사람들 차버리려고 이상한 문제 내는 거 보고 싶다ㅋㅋ 투란도트나 베니스의 상인처럼ㅋㅋㅋㅋ



도련님은 청혼자에게 세 가지 문제를 내는데 모두 맞히는데 성공하면 도련님이랑 결혼하고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실패하면 가지고 온 전재산 완전 몰수에 입은 옷까지 벗겨서 요구르카에서 쫓아냄ㅋㅋㅋ 처음엔 그냥 진짜 결혼하기 싫어서 내걸었던 조건인데 점점 갈수록 쟁쟁한 사람들이 도전해 오고, 오기가 생긴 요거트도 절대 결혼 안 하려고 악쓰는 거ㅋㅋㅋ

이 모든걸 옆에서 지켜보는 라일락은 사실 오래전부터 요거트를 연모해 왔는데, 요거트가 도전자들을 물먹일 때마다 안도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요거트가 평생 결혼도 못하고 혼자 살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좀 복잡한 심경인거ㅋㅋㅋ

요거트가 내는 첫번째 문제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물건을 가져 오는 것인데, 이걸 판단하는 건 순전히 도련님 맘임ㅋ 그러니까 진짜 아무리 귀한 물건을 가져와도 그날 도련님 기분이 안 좋으면 가차없이 차이는 거ㅋㅋㅋ 완전 복불복ㅋㅋㅋ 정말 온갖 곳에서 별의별 귀한 것들이 도련님 앞에 바쳐지는데, 생각보다 도련님 맘에 드는 물건이 거의 없어서 다들 첫번째 문제에서부터 패가망신해서 쫓겨남ㅋㅋㅋ

두번째 문제는 라일락이랑 대련하는 것임ㅋㅋㅋ 첫번째 문제에서 겨우 도련님 맘에 든 몇몇 사람들만 이 문제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인데... 라일락이 보통 실력자냐? 아마 무술로 따지면 요구르카에서 제일가는 실력자일 것을ㅋㅋㅋ 아무도 그를 이기지 못했음ㅋㅋ 다들 두번째 문제에서 나가떨어짐ㅋ 라일락은 요거트의 미래를 생각하면 좀 져줄법도 하지만 그 역시 주인을 남몰래 연모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것이었다... 라일락은 늘 진심으로 청혼자를 상대했고, 그바람에 다들 두번째 문제에서 통곡의 벽을 실감하며 가져온 재산 다 털리고 쫓겨나게 되는 것이었다ㅋㅋㅋ

그러다보니 요구르카 전역은 물론이고 주변국까지 악명 높은 도련님으로 소문이 나게 됨ㅋㅋㅋ 결혼을 핑계로 불쌍한 청혼자들의 재산을 빼앗고 착취하는 악인으로 말이지ㅋㅋㅋ 그러나 요거트는 딱히 그런 의도는 없었고, 진짜 결혼하기 싫어서 이러고 있는 것뿐임ㅋㅋㅋ 아버지가 와서 진지하게 말려보기도 했으나 막내 아들의 고집은 아버지도 꺾을 수 없었고ㅋㅋㅋ 그렇게 몇 년이 고스란히 흘러갔는데...

머나먼 왕국에서 이 악명높은 도련님의 이야기를 들은 왕자 하나가 도련님에게 청혼을 하러 찾아왔음. 그리고 첫번째 문제에 대한 답으로 나가의 심장을 내밀었지... 그건 소문으로만 듣던 불로장생의 보물이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랐고... 심지어 요거트 마저도 너무 놀라서 잠시 넋을 잃었음; 그보다 더 귀한 보물은 이제껏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ㅋㅋㅋ 아무리 요거트가 변덕쟁이여도 나가의 심장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귀한 것이 확실해서 첫번째 문제를 통과한 왕자ㅋㅋㅋ

그리고 두번째 문제로 라일락과의 대련이었는데... 당연히 왕자는 라일락을 이길 수 있을만한 실력자가 아니었음ㅋㅋㅋ 그러나 꼼수를 부릴 수는 있었지... 바로 허리춤에 잿가루를 담은 주머니를 숨겨두고 있다가, 대련 중에 라일락의 눈에 그걸 뿌려버린거;

당연히 라일락은 눈에 잿가루가 들어갔으니 주춤할 수밖에 없었고,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어 왕자가 라일락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말았음. 아무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경악했고, 상석에 앉아 둘의 대련을 지켜보던 요거트도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음... 반면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과 시종들은 드디어 요거트가 임자를 만난 거 같다고 기뻐하고 있음ㅋㅋㅋ... 라일락만 눈에 들어간 잿가루를 빼내며 왕자를 노려봤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비틀거리는 요거트를 걱정했을뿐...

그리고 아무도 도달하지 못했던 세번째 문제... 그건 요거트의 보물 창고에서 요거트가 숨겨둔 푸른빛의 브로치를 찾아내는 것이었음. 창고엔 정말 수백, 수천가지의 항아리가 줄을 지어 놓여있는데, 재질도 금은동 천차만별이고 무늬와 장식도 다 다른 항아리들임... 그 중에 어떤 것은 텅 빈 것이고, 어떤 것은 독사가 들어있으며, 단 하나의 항아리에만 요거트가 숨겨놓은 브로치가 들어있는 거. 그걸 찾아야 하는 것인데... 요거트는 이제 초조한 얼굴로 왕자가 하는 꼴을 지켜보겠지... 설마 그걸 찾아내겠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 숨겨두었는데!

그런데 왕자는 아주 자신있는 얼굴로 항아리들을 하나하나 살피더니... 가장 구석에, 심지어 다른 항아리들 사이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을만큼 볼품없는 모양새의 흙으로 빚은 항아리를 찾아냈고, 거기에 손을 집어넣어 요거트가 숨겨둔 브로치를 찾아내고 말았음...! 지켜보던 가족들은 환호했고, 요거트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지...

왕자는 요거트에게 푸른색 브로치를 내밀며 당당하게 다시 청혼했고... 모든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요거트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음... 진짜 죽기보다 하기 싫은 결혼인데 말이지... 하지만 이제껏 한 말이 있으니 지켜야만 하는 것이 아니겠음...

그길로 이제 왕자와 요거트의 결혼식 준비가 시작되었음ㅋㅋ... 요거트는 이 결혼이 전혀 달갑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왕자는 늘 요거트에게 와서 사랑한다 어쩐다 하며 굉장히 잘 해주었단 말이지. 그러다보니 처음엔 왕자가 고깝기만 했던 요거트도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는데...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라일락은 속이 매우 쓰렸음. 두번째 문제에서 자기가 왕자에게 지지만 않았어도. 그리고 대체 이제껏 단 한번도 남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세번째 문제를 왕자가 어떻게 돌파할 수 있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지; 그렇게 수많은 항아리 중에 유일하게 보잘것 없는 항아리 하나가 숨겨져 있고, 그 안에 요거트의 브로치가 있다는 걸 어떻게 간파했을까? 아무리 감이 좋고 예리한 사람이어도 이 문제의 속임수를 단박에 알아채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라일락은 계속 그런 의심을 하며 썩 달갑지 않은 눈으로 왕자를 계속해서 주시했음.

그렇게... 왕자와 요거트의 결혼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 이쯤 되니 요거트도 거의 포기한 상태고, 이제와서 결혼식을 무를 수는 없으니 그냥 왕자를 반려로 인정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임ㅋㅋ...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결혼하기 싫은 생각이 남아있음ㅋㅋㅋ 이 사람은 그냥 문제를 해결한 것뿐이지, 자기랑 이제껏 뭔가 연애를 한 것도 아니고, 사실상 초면이나 다름 없잖아! 그래서 왕자가 늘 자기한테 사랑한다고 하며 정혼자로서 대접해줄 때마다 가시방석에 앉은 듯이 불편했음ㅋㅋ...

헌데 이런 맘을 터놓을 사람도 없고 하니, 매일밤을 혼자 한숨을 쉬며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는 걸 무념무상으로 넘기던 중에... 혼자 창가에 앉아서 달을 바라보던 요거트가 문득 곁에 있던 라일락을 불렀고, 이제와서 하는 소리지만 그냥 들어만 달라고 하면서 속마음을 죄다 털어놓음ㅋㅋㅋ... 한참동안 자기 얘기를 터놓은 요거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뭐 하지만 어쩌겠어. 그냥 그 사람이랑 잘 지내봐야지 뭐... 내 얘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라일락. 하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단 말이지. 라일락은 달빛에 비친 요거트의 미소가 정말 처연하기 짝이 없다고, 자기 가슴을 강하게 찌르는 거 같다고 느꼈고...

요거트를 재우고 난 뒤에 조용히 방을 빠져나온 라일락은 심란하고 무거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저택 정원을 홀로 거닐고 있었는데, 이런 야심한 밤에 누군가가 정원에 나와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 발견했음. 얼른 몸을 숨긴 라일락은 그들이 누구인지 살폈는데 글쎄, 왕자와 저택의 시종인 것임... 왜 저 둘이 이런 시간에 대화를?

라일락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둘의 이야기를 몰래 엿들었는데... 왕자는 그 시종의 손을 꼭 잡은 채 사랑을 속삭이면서, 네 덕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하지 뭐야! "가장 천한 것이 가장 귀한 것을 품고 있다" 라는 힌트가 아주 적절했다면서... 그 순간 라일락은 저 시종이 배신자였음을 깨달았지;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시종이 왕자의 품에 폭 안기면서, 그럼 계획대로 자기를 정실로 맞이할 거냐고 묻는데, 왕자가 거기에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이...! 결혼식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확실하게 요거트가 자기 반려가 된 이후에 조용히 사람을 보내 독살하고 나면 요거트의 재산을 자기가 넘겨받을 수 있을테니 그걸 가지고 너를 정실 부인으로 맞이하겠다나 뭐라나!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에 라일락은 경악했고, 이대로는 요거트가 사기 결혼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등골이 오싹했음. 당장 요거트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그런데 라일락은 왕자와 시종의 밀담을 듣느라 한눈을 팔아서, 자기 뒤에 왕자의 호위 무사가 다가온 것을 인지하지 못했음; 왕자의 호위 무사는 몽둥이로 라일락의 머리를 내리쳐서 그를 기절시키고는, 어둠 속으로 끌고가버렸지...!

다음날 요거트는 라일락을 찾았지만 라일락은 왕자의 호위무사에게 끌려가서 감금되었기 때문에 찾을 수가 없었음... 아주 오랫동안 요거트 곁을 떠나지 않고 늘 지켜준 그였기 때문에, 요거트는 갑자기 사라진 라일락이 걱정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전날 밤에 괜한 이야기를 했던 게 아닐까 싶고... 그런 중에 결혼식이 임박했으니 하루하루가 더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지. 이윽고 결혼식 당일, 요거트는 끝끝내 나타나지 않은 라일락에게 조금은 화가 났음. 아무리 그날 그런 속마음을 다 털어놨다고(사실 아버지 욕, 가족들 욕, 무엇보다 왕자 욕을 가장 많이 했다ㅋ) 해도 말이지, 주인이 결혼식을 올리는 데 어디론가 도망가서 코빼기도 비치지 않을 건 또 뭐야! 요거트는 부루퉁한 얼굴로 앉아서 치장을 했지만... 점점 식을 올릴 시간이 다가올수록 이대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만 점점 커져가고...

한편 왕자의 호위무사에게 끌려간 라일락은 왕자가 머무는 처소에 감금되었고... 왕자가 어디까지 비밀을 알아냈느냐며 그를 고문했는데, 라일락은 끝끝내 자기가 알아낸 사실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음. 대신 왕자를 죽일듯이 노려봤지. 눈으로 너야말로 나의 주인을 속이고 음험한 짓을 꾸미고 있지 않느냐 욕하는 라일락에게 왕자는 손찌검을 했고, 네놈이 입을 열지 않겠다면 네 주인을 엉망으로 만들고 비참하게 죽여버리겠다고 하고는 결혼식을 하러 가버렸단 말이야...!

라일락은 모진 고문을 당해 몸이 말이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이대로 있다간 요거트가 큰 일을 당하게 생겼잖아...! 그러니 이를 악물고 버티어 서서 자기를 결박한 사슬을 어떻게든 풀어내고, 처소를 지키고 있는 호위 무사들의 눈을 피해 저택을 빠져나온 뒤, 결혼식이 열리고 있을 요거트 대저택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지...!!

수많은 하객들이 이 악명높은 도련님의 결혼을 구경하기 위해 모였고, 왕자와 요거트는 이제 막 주례사 앞에 서서 결혼을 축복하는 축사를 듣고 있었음. 그동안에도 요거트는 조금 그늘이 진 얼굴로, 여기에서 도망치고 싶다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었지... 축사가 끝난 뒤에 성혼 선언문 낭독이 이어지고, 주례사가 맹세의 키스를 하라고 해서 둘은 서로를 마주보았는데, 왕자는 무엇이 그리 기쁜지 연신 싱글벙글이야. 요거트는 착잡하기 그지 없는데. 왕자는 요거트의 얼굴에 손을 댔고, 요거트는 천천히 눈을 감았는데...

그 순간 저 끝에서 쾅! 소리가 나고 식장 문이 벌컥 열렸단 말이지!

결혼식에서 가장 클라이막스인 순간에 식장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으니 모든 사람의 시선이 다 그쪽에 쏠리지 않겠음? 당연히 왕자도 요거트도 놀란 얼굴로 그쪽을 돌아봤는데, 거기엔 온몸에 피투성이로 상처를 입은 라일락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서서는, 이 결혼은 이루어져선 안된다고 외치는거. 요거트는 이제껏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라일락이 피투성이인채로 나타나니까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얼른 라일락에게 달려가려고 그랬는데, 왕자가 요거트의 두 팔을 굳게 붙잡고는 다가가지 말라고 하는 거야.

요거트는 잠깐 왕자를 돌아봤다가, 당연히 그 손길을 뿌리치고 라일락에게 달려갔지! 그리고 비틀거리며 쓰러지려는 라일락을 품에 안아 지탱해 주었음. 요거트가 차려입은 하얀 예복이 라일락의 피로 엉망진창이 되었는데도 아랑곳 않고 말야. 요거트는 라일락을 끌어안은 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험한 꼴이 되었느냐고 물었는데...

라일락은 당장이라도 요거트의 품 안에 쓰러져서 정신을 잃고 싶었지만 진실을 밝혀야 했으니, 이를 악물고 서서 왕자를 가리켰지. 저자가 모두를 속였다고. 너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네 재산을 노리고 청혼한 거라고! 그리고 단상 근처에서 예식을 도와주던 시종을 가리키면서, 저자는 배신자라고 외쳤고 말이야!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 폭로된 진실에 다들 크게 놀랐고... 식장에 모인 모든 하객들이 저마다 놀라움과 당혹감이 뒤섞인 탄성을 질렀지. 단번에 모든 이의 날카로운 시선이 왕자와 시종을 향했고... 당황한 왕자는 벌게진 얼굴로 화를 내려고 했지만, 이미 저택의 호위 무사들이 다가와서 그의 양팔을 붙잡고 단상에서 끌어내렸음ㅋㅋ 라일락이 지목한 시종도 함께 말이지... 그들은 이건 모함이라고, 라일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내질렀으나...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음ㅋㅋㅋ 그들이 연행되고 난 뒤에야 라일락은 요거트의 품 안에서 정신을 잃었고.

결혼식은 그대로 무산되었음. 그리고 왕자와 시종에 관해 진상 조사가 이루어졌지. 당연히 거짓은 금방 들통나고 말았고, 둘은 가지고 온 전재산 몰수, 옷까지 홀딱 벗겨져서 요구르카에서 쫓겨남ㅋㅋㅋ 요거트는 왕자의 거취보다 라일락의 부상을 치료하는 게 먼저여서 왕자가 쫓겨나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었고ㅋㅋㅋ 라일락은 고문으로 인해 부상을 좀 입기는 했는데, 그래도 원체 튼튼한 몸인지라 금방 회복되었음.

라일락은 왕자와 요거트의 결혼식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음모를 꾸몄던 두 사람이 요구르카에서 쫓겨난 것을 다행으로 여겼지만... 어쨌든 요거트의 일을 망친 것도 사실이어서 요거트에게 매우 미안해 했지. 하지만 요거트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네가 아니었다면 속아서 결혼하고 목숨까지 잃을 뻔 했다고, 네가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깊은 감사를 전하며 라일락의 손을 꼭 잡아주었음. 그리고 이렇게 고생한 너에게 보답을 하고 싶다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말해보라고 했는데... 거기에 한참 고민하던 라일락은 다른 건 필요 없고, 이대로 평생 네 곁에 있고 싶다고 말한 거. 요거트는 라일락의 말에 감동을 받아 코끝이 찡해져선 잠시 눈물을 글썽이다가, 정말 그걸로 충분하겠느냐고 재차 물었는데 라일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

그렇게 요거트는 일련의 사건 이후로 결혼을 강요하는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큰소리를 쳤음. 봐라, 억지로 결혼을 시키려고 하니 이런 사단이 나는 것이 아니냐, 나는 앞으로도 나 하고 싶은대로 살테니까 참견일랑 하지를 말아라 하고ㅋㅋㅋ

그 뒤로 요거트는 평생 결혼 같은 건 하지 않을 기세로 지내다가ㅋㅋㅋ 우연찮게 라일락의 마음을 알아버려서 말이지ㅋㅋㅋ 라일락도 평생 숨길 생각이었지 이걸 밝힐 의도는 추호도 없었는데 얼결에 일이 꼬여서ㅋㅋㅋ 눈을 동그랗게 뜬 요거트가 설마 그때 말했던 "이대로 평생 네 곁에 있고 싶다"는 말이 이런 의도였냐고 추궁했더니만ㅋㅋㅋ 라일락은 아니라고 열심히 부정하다가... 결국엔 그게 맞다고 인정하고 말았음ㅋㅋㅋ

요거트는 라일락의 대답을 듣고 조금은 화난 얼굴로 그를 마주봤지... 왜 그런 말을 이제껏 숨기고만 있었냐고 말이야ㅋㅋㅋ 라일락은 당연히 너는 도련님이고 나는 고작해야 호위 무사일뿐이고 어쩌구 저쩌구... 했는데, 요거트는 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도 내 재산을 노리고 결혼까지 하겠다고 했던 마당에 신분이 중요한 문제냐며 라일락을 된통 꾸짖고는 그를 와락 껴안아 버렸음ㅋㅋㅋ

그리고는... 다른 곳을 돌아볼 필요도 없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었다면서, 네가 평생 나를 사랑해 주겠다면 나 역시 그러겠다고 말하는 거. 라일락은 요거트에게 신나게 혼나는 와중에 갑자기 요거트가 자기를 꼭 끌어안은 것도 적잖이 당황스러운데, 그가 하는 말이 더더욱 놀라워서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두 팔로 요거트를 꼭 안아주겠지.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속삭여 주는 거... 그런게 보고 싶었습니다!!!

 

 

2022.1116 카테고리 및 제목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