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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라일요거/긴 썰

[라일요거] 살아남기 위해 무한 루프하는 요거트크림

by 솨리 2021. 8. 28.

 

 

※주의: 소재 주의, 각종 사망 표현 다수 등장, 자해 묘사, 존속 살해 묘사 있음.

무겁지 않고 가볍게 묘사하지만, 싫어하시는 분들은 리턴! 백! 백스텝!

모든 시공간과 시점이 뒤틀려있습니다. 어쩌면 원작과는 아무 상관 없는 무한 루프물...

 


요거트크림은 집안의  큰 행사 중, 점심 연회에 나온 술을 마시고 죽었음ㅋㅋ... 술을 마실 때까지는 몰랐는데, 마시고 나서 가슴이 찌르듯이 아프고 갑자기 기침이 나와 정신없이 기침을 하다보니 앞섶은 피범벅이고, 자신을 둘러싼 사방은 비명소리, 눈앞은 점점 흐려지다가 쓰러져서 죽고 말았음...

사방이 암흑이었다가 요거트는 눈을 번쩍 떴음ㅋㅋ 그런데 아까까지 보고 있던 점심 연회 그 장면이 아님. 요거트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봤는데, 자기 방, 침대 위인 것임; 설마 죽지 않고 기절했다가 지금 정신이 든 걸까? 하고 요거트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지. 마침 요거트를 깨우러 온 시종이 놀라면서 "도련님, 오늘은 일찍 일어나셨네요! 안 그래도 오늘 중요한 연회날이라 일찍 깨워드리려고 했는데." 하는 것임; 뭐? 연회날? 요거트는 놀라 시종을 붙잡고 날짜를 물어봤지. 그랬더니 ××년 ×월 ×일, 그러니까 자기가 독약이 든 술을 먹고 죽은 그날 그대로인 것임!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요거트는 너무나 당황스러움; 분명 그 자리에서 죽는 거 같은 감각이 들었는데, 어째서 자기는 살아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같은 날짜에 눈을 떴는지.... 요거트가 멘붕한 채 아무것도 못 하고 있으니, 시종이 무슨 일 있느냐며 물어봄... 요거트는 제 머리를 붙잡고 한참 생각하다가, 혹시 갑자기 죽은 자기가 불쌍해서 신이 살려주기라도 한 걸까??? 한번의 기회를 더 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ㅋㅋㅋㅋ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는 것이 아니겠음!? 그 술만 안 마시면 살 수 있는데! 그래서 요거트는 어제(정확히는 오늘이지만) 먹은 술, 점심 연회에 나온 그 술을 절대 먹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음ㅋㅋㅋ 이윽고 점심 연회 시간이 되었고, 요거트 앞에 예의 그 술잔이 대령되었지. 요거트는 그걸 마시지 않고 물렸음. 다행히 누군가가 억지로 그걸 먹이거나 하는 일은 없었음! 요거트는 이제 자신은 살았다고 생각하고 안심하고 있었지ㅋㅋㅋㅋㅋ

하지만 점심 연회가 끝난 뒤에 요거트는 계단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부딪히는 바람에 죽고 말았음... 계단을 내려 가는 중에 옆에 지나가는 사람이 급하게 가다가 자기를 슥 민 거 같은데, 그와 동시에 발을 헛디디면서 미끄러졌단 말이지? 그랬는데 하필이면 난간에 머리를 부딪혔고 그대로 사방이 암전됨. 머리를 부딪히는 순간 요거트는 설마 이것도? 라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은 너무 짧았음...

다시 요거트는 그날 아침의 자기 침대 위에서 눈을 떴음; 익숙한 천장이 눈에 보이는 순간 요거트는 헉 소리를 내며 벌떡 일어나서 자기 머리를 만져봤지. 그런데 상처를 치료하거나 한 흔적은 전혀 없음. 역시 시종이 들어와서 "도련님, 오늘은 일찍 일어나셨네요! 안 그래도 오늘 중요한 연회날이라 일찍 깨워드리려고 했는데." 라는 말을 하는 거;; 요거트는 다시 시종을 붙잡고 오늘 날짜를 물었는데, ××년 ×월 ×일, 또다시 같은 날이었음....

요거트는 자기가 벌써 세 번째로 이 날을 다시 겪게 된 것을 알았음; 그렇다면... 그렇다면 살기 위한 방법은 역시 점심 연회에 나온 술을 먹지 않고, 오후에 계단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것이었지! 요거트는 이번에야말로 무사히 넘기리라 각오하고, 점심 연회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고, 계단을 내려갈 땐 난간을 꼭 잡은 채 천천히 내려왔단 말이지. 무사히 계단을 내려오고 나서 요거트는 자기가 미끄러져서 머리를 부딪히지 않았음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는데, 아뿔싸, 2층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내려오던 시종이 발을 헛디디면서 들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렸네... 그 묵직한 것이 정확히 자기 머리로 날아오는 걸 보며 요거트는 "설마 이것도 사망플래그였냐고!?" 를 외치며 정신을 잃었음...

"거짓말이야." 요거트는 또 똑같은 천장을 보며 눈을 떴음... "이건 말도 안돼.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침대에서 일어난 요거트는 제 머리를 부여잡았음... 설마하니 다시 같은 날, 역시 동일한 시각에 시종이 들어와서 "도련님 오늘은~..." 하는데, 요거트는 이젠 날짜를 묻지 않아도 오늘이 그날이라는 걸 알았음ㅋㅋㅋ 좋다, 그렇다면 점심에 술을 안 마시고, 계단에서 미끄러지지 말고, 내려오자마자 바로 옆으로 피한다. 요거트는 오늘 할 일을 굳게 다짐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했음. 술, 안먹었음. 계단, 조심해서 내려왔음. 내려오자마자 바로 옆으로 비껴섰고, 시종이 들고 있던 물건은 계단 아래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음; 사방에 튄 파편을 보며 요거트는 정말 십년 감수했다고 한숨을 내쉬었음ㅋㅋ;;

이제 오후의 느긋한 연회 시간이었음... 설마 여기서도 사망 플래그가 있겠어? 요거트는 불길한 생각은 미뤄두고 연회를 신나게 즐기고 있었는데 그건 오산이었다... 자기를 보러 왔다며 인사를 건넨 누군가가 옷 소매 사이로 독침을 찔렀고, 손바닥이 따끔하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늦어버렸거든... 요거트는 다시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고 정신을 잃었음...

"이쯤되면 오늘 하루가 그냥 나를 죽이기 위해 있는 날인 거 아니야?" 요거트는 또다시 똑같은 천장을 바라보며 이젠 일어나지도 않았음ㅋㅋㅋ... 같은 시간에 시종이 들어와서 또 그 대사. 그럼 이따 점심 연회에 술 조심. 오후에 계단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계단에서 떨어지는 물건 주의. 머리에 파란 두건을 둘둘 말고 온 남자 주의. 요거트는 오늘 할 일을 돌이켜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음... 그리고 오후에 만난 파란 두건의 남자는, 악수는 무슨 거의 다섯 발자국쯤 떨어져서 인사를 나누고 얼른 도망갔지. 이젠 정말 괜찮겠지? 요거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발코니에서 누군가가 물건을 밀어 떨어뜨리는 건 예상하지 못했지... 아, 이것마저 사망 플래그였다니... 요거트는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점점 흐려지는 눈을 감았음...

"아니 대체 몇 가지를 기억해야 하는 거야? 너무하네." 다시 또 똑같은 시간에 눈을 뜬 요거트는 이따 있을 암살 위협을 머릿속으로 정리했음ㅋㅋ... 발코니 밑으로 지나가지 말 것. 그게 새로 추가 된 거지. 요거트는 마치 해야할 일의 리스트를 짜듯 차근차근 다시 자기가 죽는 경우의 수를 정리해보고, 오늘이야말로 죽지 않고 넘어가리라 다짐했음ㅋㅋㅋ 그리고 발코니에서 쏟아지는 물건들을 피해 겨우 살았다~ 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지ㅋㅋㅋ 거기까진 좋았는데... 저녁 해가 다 져갈 즈음에 뒷목이 따끔한 느낌이 들었고, 그리로 손을 가져가보니 웬 가느다란 침 같은 것이... 설마 이거, 독침인 걸까? 요거트는 어지러운 시야로 생각하며 또다시 그 자리에 쓰려졌음...

"이젠 독침까지 동원한다 이거지??" 요거트는 또! 또다시 같은 천장을 올려다보며 식식대며 일어났음. 이번엔 그 독침도 피한다!! 요거트는 독기가 올라 거울에 비치는 자기 자신을 째려봤지. 그런데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날아오는 독침을 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음ㅋㅋ...  당연하다... 운동 신경이 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같은 시간에 사방에서 날아오는 독침에 맞아 죽기를 20번은 넘게 반복하고 나서야 요거트는 전략을 바꾸었음ㅋㅋ 자기는 죽어도 피지컬로는 날아오는 독침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목을 감싸는 스카프를 두르기로 한 것임ㅋㅋㅋㅋ 아침에 치장할 때, 요거트는 시종을 시켜서 스카프를 둘둘 감기로 했음ㅋㅋㅋ 다행히 그 전략은 매우 유효해서, 독침이 목에 닿기 전에 스카프에 걸렸음ㅋㅋㅋㅋ 스카프에서 기다란 금색 바늘을 뽑아내며 요거트는 드디어 살았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지.

하지만... 저녁 식사에 나온 음식에 또 함정이 있었을 줄이야... 요거트는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앞에 차려진 음식을 집어 먹었는데, 그때까진 괜찮았거든. 그런데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속이 메슥거리고 토기가 올라 속에 있는 걸 모두 게워냈는데, 숨도 못 쉬게 끝없이 토기가 올라오고 급기야는 피를 토하면서... 아 나 진짜 이것도 사망 플래그였네... 요거트는 또!! 쓰러지며 정신을 잃었음...

문제는 저녁 식사에 올라온 음식 중에 어떤 음식에 독이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었음... 요거트는 어차피 자기가 죽어버리면 똑같은 하루가 또 시작되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이젠 작정하고 실험해 보기로 했음ㅋㅋ;; 까짓거 죽었다 살아났다 반복하면서 독이 든 음식이 뭔지만 알면 그때는 그것만 안 먹으면 되니까 하고 말이야ㅋㅋㅋ... 그러다 정말 죽어버려서 다시 살아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럼 차라리 속이 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임ㅋㅋ...

저녁 식사에서 죽기를 수십번 반복한 뒤에 요거트는 문제의 음식이 무엇인지 알았음ㅋㅋㅋ... 생선을 다져서 만든 튀김 요리였음ㅋㅋㅋ 그것도 여러 개 중에 딱 하나, 튀김 옷이 유독 노랗게 잘 익은 그것!! 독이 든 음식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요거트는 저녁 식사에서 생선 요리는 쳐다도 안 봤음ㅋㅋㅋ

이제는 진짜 아무 일도 없겠지? 식사가 끝난 뒤에 요거트는 사방을 둘러 봤음... 이제까지 저녁 식사 이후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또 무슨 위협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 식사가 끝나고, 정원에서 디저트 파티 겸 한가로운 밤 연회가 열렸음. 정원엔 조명이 밝혀져 있긴 했지만, 그래도 사방이 어두우니 누가 갑자기 급습할 지 모르는 일이라 요거트는 두려움에 떨며 자기 곁에 다가오는 이들을 예의주시 했음ㅋㅋㅋ

문제는 이번 죽음의 원인은 사람이 아니라, 정원의 높은 나무에 달려 있던 조명이 마치 누가 일부러 그렇게 해놓은 듯이 허술하게 달려 있었다는 것이었지... 또다시 머리에 떨어지는 조명을 맞으며... 내일(정확히는 오늘이지만)은 반드시, 일어나자마자 이놈의 조명부터 제대로 달려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다짐하며 요거트는 눈을 감았음....

"정말 지독하다." 요거트는 자기 머리를 문지르며 다시 눈을 떴음. "대체 누가 이렇게 나를 죽이고 싶어서 안달인 거지? 그리고 나는 왜 자꾸 살아나는 건데..." 사실 이쯤되니 정말 피곤했음... 그냥 죽어버리는게 편할 거 같은데! 요거트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속으로 투정을 부렸음ㅋㅋ... 하지만 알고 있었지... 만약 오늘을 넘기지 못하고 또 죽게 된다면, 내일도 다시 오늘을 겪게 될 거라는 걸 말이지...

이제 요거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기가 죽은 일들을 메모해서 정리한 뒤, 소매 안에 쪽지로 숨겨두었음... 죽음의 원인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 특히 초반에 겪는 일들은 까먹은 것도 몇 가지 있어서, 그 자리에서 죽으며 요거트는 '아 젠장, 이것도 있었지. 잊고 있었네...' 했단 말이지ㅋㅋ...

어쨌든 나무에 매달린 조명이 단단하게 붙어있는 것까지 확인한 요거트는 오늘은 진짜, 진짜로, 밤 연회까지 넘기고 살아남겠다고 굳게 다짐했음ㅋㅋㅋ 근데 그러다 문득 든 생각, 호위 무사인 라일락은 대체 내가 이렇게까지 많이 죽을 동안에 뭘 하고 있는 거지!? 싶은 거임ㅋㅋㅋㅋ

근데 또 가만 생각해보니 대부분이 다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뿐이라서 라일락이 예상을 못 했을 거 같기도 하고... 요거트는 하루종일 그게 신경이 쓰였음ㅋㅋ 대체 라일락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길래 자신의 죽음을 막지 못했는가!? 그리고 요거트는 그 이유를 밤 연회까지 끝나고 나서야 알 수 있었음...

"라일락, 너...!" 밤 연회가 모두 끝나고 저택에 돌아왔을 때, 차크람이 가슴에 날아와 꽂히고 나서야 요거트는 라일락을 불렀음... 복도 끝에 서 있는 라일락은 단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크람을 요거트를 향해 던졌고, 그건 아주 정확하게 가슴팍에 꽂혀버렸으니까... 요거트는 그자리에서 무너져내리며, 저 자식이 모든 걸 꾸민 거로구나! 하고 이를 악 물었음...

다시 시작된 오늘, 요거트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라일락을 불렀음. 아침부터 불려온 라일락은 무표정으로 요거트를 쳐다보고 있었고, 요거트는 라일락에게 길길이 화를 냈음ㅋㅋㅋ 그리고는 라일락을 감옥에 가두라고 명령했는데 말이야...

밤 연회가 끝나고 나서 복도 끝에서 다시 라일락을 마주한 요거트... 그리고 또다시 저를 노리고 날아든 차크람... 가슴에 쓰라린 통증을 느끼며 도대체 저녀석이 어떻게 감옥에서 나온 거지!? 하고 요거트는 또다시 쓰러졌음...

"라일락을 도와주는 녀석이 있는 거야." 침대에서 일어난 요거트는 베개를 팡팡 때리며 분풀이를 했음ㅋㅋ 그렇지 않고서야 감옥에 간 라일락이 어떻게 나와서 복도에서 또 자기를 죽이겠느냐고!! 제 머리를 거의 쥐어뜯을 것처럼 하고 있던 요거트는 아무래도 그 배후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음. 그래서 또 아침에 라일락을 불렀지. 그리고 대체 누가 암살을 의뢰했냐고 끈질기게 추궁했는데, 라일락은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고 오히려 숨겨놨던 단검을 들이대는 바람에 요거트는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단 말이지...

"이건 아닌 거 같아. 아침부터 죽는 건 생각 못 했어." 라일락의 단검에 찔렸던 가슴 한복판을 문지르며 요거트는 다시 눈을 떴음. "이건 너무 최단기록이잖아." 아무래도 아침에 라일락을 부르는 건 정말 너무 위험한 짓인 거 같았음ㅋㅋㅋㅋ.... 그렇다면 아무래도 밤 연회가 끝난 뒤에 라일락과 마주했을 때 살아남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먼 거리에서 그렇게나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차크람을 도대체 어떻게 피해야 할지 감도 잡히질 않았음... 하지만 진짜 방법이 없잖아... 그 구간을 넘기지 못하면 도무지 방법이 없는데!

요거트는 이를 악 물고 일어났음. 그래, 까짓거 독침도 어떻게든 파훼법이 있었고, 생선 튀김 요리도 찾아냈는데 그까짓 차크람이라고 못 피할까! 요거트는 자기 나름대로 차크람의 궤적을 떠올려보고, 어떻게하면 최대한 차크람에 베이지 않고 피할 수 있을지 머리를 굴려보았지ㅋㅋㅋ

그렇게 수십번을 라일락의 차크람에 썰려 쓰러지길 반복한 뒤에야 요거트는 머리에 쓴 터번을 희생하는 대신 살아남을 수 있었음! 하지만... 라일락의 차크람이 하나뿐일 거라는 오산을 하는 바람에... 두번째로 날아오는 차크람에 목이 베여 엄청난 피를 쏟으며 쓰러진 요거트... 저자식... 차크람을 대체 몇 개나 가지고 있는 거야... 요거트는 차가운 복도에 쓰러진 채 눈을 감았음...

다음날 다시 눈을 뜬 요거트는 라일락과 서너발 떨어져서 흘끗거리며 라일락이 숨기고 있는 차크람이 몇개나 되는지 세어보려고 애썼음ㅋㅋㅋ 근데 잘 안 보임... 왠지 다가가서 물어보면 지난번처럼 아침부터 썰려 죽을 거 같아 차마 그러진 못한 요거트는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다가 엉뚱한 구간에서 실수해서 죽고 말았음... 아니 진짜 이건 아니지!!

아무래도 차크람에 맞아가며 어떻게든 살아날 방도를 찾지 않는 이상 무리인듯 했음... 신이 이런식으로 나를 시험하려 드는 것인가! 요거트는 탄식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음...

어쨌든 또 두번째 차크람에 수십번을 베여가며 겨우 어깻죽지의 옷감을 희생해서 피해낸 요거트는, 너무나도 순식간에 자기 앞까지 다가온 라일락이 들이댄 단검에 배를 찔렸음... "아, 진짜..." 요거트는 제 배를 찌른 단검을 쥔 라일락의 손을 잡으며 중얼거렸음... "너 진짜..., 너무하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나를 죽여야겠어? 요거트는 라일락의 품에 쓰러지며 눈을 감았지...

"쟤는 사실 호위 무사가 아니라 나를 죽이러 온 암살자인게 분명해." 아직도 쓰라린 거 같은 배를 문지르며 요거트는 또 눈을 떴음ㅋㅋ... 차크람은 어떻게든 피했다지만, 그렇게 순식간에 코앞까지 와서 배를 찔러버리면 답이 없는 거 아니겠음?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요거트는 진심으로 오늘 하루, 일어나기 싫었음...

아, 그럼 아예 일어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 방에서 아예 안 나가면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 요거트는 시종이 연회에 갈 준비를 하셔야 한다고 말하기도 전에, 오늘 몸이 너무 아파서 연회에 참여를 못 하겠다고 방 문을 걸어잠갔음.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 써버렸지ㅋㅋㅋ

그것도 소용 없는 짓이라는 걸 요거트는 점심이 채 오기 전에 알게 되었음ㅋㅋㅋ 요거트가 예상한 대로 라일락은 진짜 작정하고 그를 암살하러 온 게 틀림 없었다... 분명 방 문을 걸어 잠갔는데! 라일락은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방 문을 열고 들어와서 요거트의 목을 졸랐음ㅋㅋ... 이자식 진짜 독하네... 요거트는 막혀오는 숨을 붙잡을 새도 없이 또 눈을 감았음...

옷 안에 두꺼운 솜이라도 덧대면 덜 찔리게 되지 않을까? 또 다시 시작된 아침부터, 요거트는 최대한 두꺼운 옷을 찾아 헤맸음. 그런데 두꺼운 옷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음... 움직임이 둔해져서 첫번째 차크람도 피하지 못하는 대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에...

요거트는 다시 전략을 바꿨음. 두꺼운 옷 말고, 가벼우면서 질긴 옷을 찾아 헤맸지ㅋㅋㅋ 날카로운 단검에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 재질로 말이야! 한참동안 그런 옷을 찾아 수백 수천벌의 옷 사이를 뒤진 끝에 겨우 비슷한 재질을 찾아낸 요거트는 연회복 안에 그것을 갖춰입었음. 이러면 단검에 찔려도 바로 죽지는 않겠지 싶어서 말이야!

하지만 라일락이 힘이 세다는 걸 간과한 것이었기 때문에... 요거트는 최대한 라일락의 손길을 막아보려 했지만, 라일락의 완력이 요거트를 훨씬 압도했고, 결국 요거트는 또다시 단검에 찔려버리고 말았음... 배를 움켜쥐며 무릎을 꿇은 요거트는 라일락을 올려다보며 숨을 헐떡였지. "진짜..., 너무해..., 나 이제, 그만 죽고 싶어..." 눈을 감기 직전에, 요거트는 라일락이 자신을 바라보며 잠시 움찔하는 듯한 착각을 봤지.

"아니 힘까지 세면 대체 내가 어떻게 쟤를 이기지?" 요거트는 침대에 엎드린 채 다시 머리를 감싸쥠... 이럴 줄 알았으면 호신술이나 열심히 익혀둘 걸 그랬다고 생각한 요거트는 문득 죽기 직전에 봤던 광경을 떠올렸음. 뭔가 죽기 싫다는 말을 했던거 같은데, 라일락이 좀 멈칫한 거 같은 그런...? 요거트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그럼 이번엔 다른 전략을 세워보기로 함.

바로 라일락한테 납작 엎드려서 목숨을 구걸하는 전략이었지ㅋㅋㅋ 일단 늘 하던대로 차크람을 피하고, 라일락이 단검을 들이대기 직전에 요거트는 먼저 무릎을 꿇어버렸음ㅋㅋㅋㅋ 그리고 바짝 엎드린 채 말했지. "제발!! 나 죽이지 말고 살려줘, 라일락!!" 그 말에 라일락은 잠시 뒤로 물러났음. 당장 단검으로 자길 찔러 죽일 줄 알았는데 라일락이 멈칫하니까, 요거트는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지. 라일락은 손에 날카로운 단검을 쥔 채, 다소 혼란스러운 얼굴로 요거트를 내려다보고 있었음. 뭐야, 설마 이 전략이 먹히는 건가!? 요거트는 한술 더 떠서 라일락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지.

"나 이제 너무 힘들단 말이야!! 제발 나 좀 살려줘!!!" 요거트가 애걸복걸하자 라일락이 그를 떨쳐놓으려고 했지ㅋㅋㅋ 그러다 결국 라일락에게서 떨어져 나동그라진 요거트는 이제 죽겠구나... 하고 눈을 감았음. 그런데 가슴이나 배를 찌르는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뭐지 하고 슬쩍 실눈을 뜬 요거트는 라일락이 든 단검 끝이 가늘게 떨리는 걸 보았음. 그리고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는 라일락의 얼굴도... 하지만 오래는 아니었지. 곧 목덜미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감각에 요거트는 그럼 그렇지.... 하고 또 눈을 감았음.

"저녀석, 갑자기 왜 망설였지?" 요거트는 일어나 앉아 팔짱을 끼고 고민했음. 이제껏 라일락과 대면한 것은 그놈의 차크람 때문에 벌써 수십, 아니 백몇십번은 되었을 것임. 근데 이제까지 단 한번도 라일락이 망설이는 걸 본 적이 없었단 말임? 그런데 갑자기 망설이게 되다니? 지금까지 없었던 감정이라도 생기게 된 걸까? 요거트는 설마 진짜 그렇겠냐며 헛웃음을 지었음ㅋㅋ

그런데... 아무래도 그 짐작이 맞은 거 같음. 오늘도 요거트는 라일락의 차크람을 열심히 피했고, 단검을 찌르러 온 라일락을 겨우 피했거든. 그런데 어제랑 라일락의 움직임이 좀 다른 거 같았음. 약간... 진심으로 찌르려는 마음이 없는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러다 얼결에 요거트는 라일락의 팔을 잡았음. 요거트 자기도 라일락 팔을 잡을 줄 몰랐고, 라일락도 팔을 잡힐 줄 몰라 잠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지.

공격을 피하느라 숨이 찼던 요거트는 거친 숨을 내쉬며 눈을 질끈 감았음. 그리고 외쳤지. "라일락!! 제발 그만 해..., 나 정말 너무 힘들단 말이야... 나 좀 살려주면 안돼?" 암살자 앞에서 이런 성토라니, 상황이 웃기긴 한데, 벌써 수백번도 넘게 흘러간 오늘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자 억하심정에 요거트는 눈물이 찔끔 났음... 아니, 찔끔이 아니라 진심으로 억울해서 눈물이 났음...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나 꼭 오늘 죽어야 할만큼 나쁜놈이었던 거야? 아니면 누가 나를 이렇게까지 미워하는 거야? 너무해... 이쯤되면 차라리 그냥 죽고 싶어. 근데 편히 죽을 수도 없다고!" 한번 눈물이 나기 시작하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줄줄 나오기 시작한 요거트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음ㅋㅋㅋ

라일락은 당황한 모양인지 손에 든 단검을 떨어뜨리고 말았음... 갑자기 표적이 목놓아 울기 시작하는데 당황하지 않을 암살자는 없겠지...; 라일락은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요거트의 어깨를 붙잡았음. 얘 이러다가 갑자기 내 목 조르는 거 아니야? 요거트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지만 콧물을 훌쩍이며 딸꾹질처럼 울음을 멈췄음ㅋㅋㅋㅋ

"... 안 죽일게. 미안해."  라일락이 요거트와 시선을 맞추며 차분하게 말함... 마주한 눈동자가 진심인 걸 안 요거트는 눈을 휘둥그레 떴음. 어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오히려 당황해버린 요거트가 어버버 하고 있자, 라일락은 요거트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음. 그리고는 떨어진 단검을 주워들어 제 품에 넣고, 주변에 흩어진 차크람까지 챙겨서는 뒤돌아 걸어가는 거야!

설마 이렇게 살게 되는 건가!? 복도에 주저앉은 채 덩그러니 남겨진 요거트는 멀어져가는 라일락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뒷목을 파고드는 엄청난 통증에 짧은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쓰러졌음. 라일락이 급히 그에게 다가왔지만 더는 손 쓸 도리가 없이...

"... 뭔가 이상해." 요거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자기 방을 서성거리며 돌아다녔지ㅋㅋㅋ 이제껏 수백번의 오늘을 겪었지만, 모든 것들의 순서는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같았음. 죽음과 관련된 구간들은 물론이고, 그 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하다못해 지나가는 새 마저도 똑같은 타이밍에 구구우 울면서 날아갔단 말이야? 그런데 라일락만 행동 패턴이 달라졌다? 이건 뭔가 이상했음. 설마, 이 하루를 돌파할 실마리를 라일락이 쥐고 있는 걸까? 요거트는 턱을 짚으며 다시 침대에 주저 앉았지.

혹시..., 혹시라도, 라일락에게만이라도 자신의 호소가 통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의 도움을 받아 이 하루를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요거트는, 지난번의 실패- 아침에 라일락을 불렀다가 순식간에 단검에 찔려서 죽었던 날- 를 무릅쓰고 다시 라일락을 불렀음. 라일락은 그때처럼 아무런 표정 없이 그에게 다가왔지. 저 품 안에 단검이 있을 거야. 요거트는 잠시 몸을 사렸지만, 어제(그것 역시 오늘이지만) 만났던 라일락에게 호소가 먹혔던 것을 떠올리며 천천히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음.

"라일락..., 제발 나 좀 도와줘." 고개를 푹 숙인 채 요거트가 눈을 질끈 감고 이야기를 시작했음... 사실은 그의 정체가 암살자인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저는 오늘, 갖가지 이유로 죽는데, 죽어도 계속 이날로 돌아와서, 이 하루가 영원히 끝나지 않고 있다... 방법은 하나, 오늘을 살아남아 내일로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설명하고 났는데, 다행히 아직 죽지 않았음; 요거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들어 라일락을 올려다 봤는데...

라일락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요거트를 내려다 보고 있었음; 시선이 떨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말이야; 거기엔 너무 많은 감정들이 함축되어 있는데, 우선 요거트가 자기가 암살자인 걸 간파해 낸 것에 1차 충격을 받고, 요거트가 기이한 일을 겪고 있다는 데에 2차로 충격을 받은 거 같아 보였음... 라일락은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는 이마를 짚은 채 말이 없었지...

이거... 잘 된 걸까? 요거트는 말이 없는 라일락을 빤히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키고 두 손을 모아 꾹 쥐었음... 그리고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지. 제발, 라일락! 제발! 나의 처지를 딱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오늘을 견뎌낼 수 있게 도와줘! ....

한참 뒤에야 라일락은 고민을 끝낸 모양인지 다시 요거트를 바라봤지. "... 믿을 수 없어." 그 말에 요거트는 절망했음... 젠장, 호소가 안 통하다니, 나 또 여기서 쟤한테 죽는 건가! 요거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그래... 뭐 그럴 수 있어. 하긴,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거 나도 알아." 하고 중얼거리고는 자조적으로 웃었음. "그럼 그냥 여기서 날 죽여도 돼. 까짓거 리셋하고 다시 하지 뭐." 요거트는 라일락이 손에 쥔 단검과 자기 목덜미를 번갈아 가리켰지ㅋㅋ...

"... 죽인다는 말은 안 했어." 라일락은 제 손에 쥔 단검을 가려버렸음. 요거트는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싶은 얼굴로 라일락을 쳐다봤지ㅋㅋㅋ 라일락은 짧게 한숨을 쉬고 요거트 앞에 마주 앉았음. "... 네가 이 하루를 돌파하겠다면, 도와줄게." "하지만 너, 원래는 날 죽이러 온 암살자잖아. 나 벌써 수십번도 넘게 너한테 죽었는데?" 요거트의 말에 라일락이 눈썹을 미묘하게 찌푸렸음. 요거트는 라일락이 마음을 바꿀까봐 얼른 손을 내저었지ㅋㅋㅋㅋ "아, 아니, 도와주겠다면 언제든 환영이지만!!"

라일락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지. 요거트는 벌써 수백번도 더 겪은 오늘의 시작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에 어안이 벙벙해져서, 혹시 이게 꿈은 아닌지 제 볼을 꼬집어 봤음. 당연히 아팠음...ㅋㅋㅋㅋㅋㅋ

물론 밤 연회 이전의 일들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말이야... 어차피 이미 하루의 모든 것- 라일락에게 죽기 직전까지의 모든 것을 너무 지겹도록 겪은 요거트는 거의 자동화된 인형처럼 암살 위협을 모두 피했음. 단 하나 달라진 것, 곁에 서 있는 라일락만 요거트가 너무 능숙하게 함정을 피하는 데에 내심 놀라고 있었을뿐...

밤 연회가 끝났어. 요거트는 떨리는 마음으로 저택 안으로 들어갔지. 라일락이 쌍둥이거나 분신술을 쓰거나 혹은 라일락을 닮은 암살자가 있지 않은 이상, 지금 옆에 있는 라일락 외에 다른 라일락이 복도에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임; 다행히 복도엔 아무도 없었어. 요거트는 정말 너무너무 큰 소리로 한숨을 내쉬었... 다가, 어제 라일락이 자기를 죽이지 않고 뒤돌아 걸어간 사이에 누군가 자기를 뒤에서 습격했던 걸 기억해 내고는 급히 라일락을 돌아봤지!

챙강! 하고 금속질의 날카로운 것들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났음; 어디선가 튀어나온 시커먼 옷을 입은 사람이 라일락과 대치하고 있었지; 너무 놀란 요거트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어. 라일락은 재빠르게 그자를 막아서고, 능숙한 솜씨로 상대했지. 그 암살자는 진심으로 요거트를 죽일 생각이었는지 라일락과 치열하게 대결했지만, 라일락이 한수 위였음. 결국 암살자는 라일락의 공격을 당해내지 못하고 부상을 입은 채 도망쳐 버렸어.

암살자가 물러나자 요거트는 그제껏 참고 있던 숨을 한번에 크게 몰아쉬었음ㅋㅋㅋ 암살자가 완전히 모습을 감춘 뒤에야 라일락이 요거트 곁으로 다가왔고. 그리고 손을 내밀었지... 요거트는 떠리는 손으로 라일락이 내민 손을 잡고 겨우 일어났어.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렸음;

"이, 이제 끝난 건가?" 요거트는 미친듯이 두근대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제 가슴을 부여잡았음... 여기까지 살아남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앞은 무엇이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었어... 이대로 조금만 더 버티면 오늘이 끝나는데... 요거트는 사방을 둘러봤어. 아무도 없는 거 같은데...

"살아남았구나, 동생아." 익숙한 목소리가 복도 끝에서 들려왔음. 화들짝 놀란 요거트는 얼른 뒤를 돌아봤지. 그리고 거기에 서 있는 자신의 형, 플레인요거트를 발견했음. 플레인은 웃고 있었는데, 그 웃음에 한기가 서려있었지...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그늘. 요거트는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 했어. 설마, 형이?

"그렇게 많은 트랩을 준비했는데 그걸 다 피할 줄이야." 플레인이 사악한 진의를 드러내며 씩 웃었지. 라일락은 요거트 앞을 가로막았어. "게다가 암살자 마저 배신이라니, 참으로 운이 좋은 녀석이구나. 하지만 그 목숨도 여기까지일 게다." 플레인이 손가락을 튕기자 아까와 같은 시커먼 옷을 입은 자들이 우루루 튀어나왔음; 그리고 곧장 라일락과 요거트에게 달려들었지.

사방이 난장판이었고, 라일락은 필사적으로 요거트를 지켰음. 하지만 빈 틈이 있었어. 그 틈을 타, 그 어떤 암살자도 아닌 플레인이 직접 요거트의 가슴에 단검을 박아버렸어. 요거트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무너져 내렸어. 어떻게, 형이, 나를? 요거트의 눈빛을 읽은 플레인이 스러져가는 요거트에게 대답했지. "그러니 좀 더 멍청하게 굴지 그랬더냐, 동생아."

요거트는 막힌 숨을 토해내며 다시 눈을 떴어. 또 똑같은 오늘. 그러니까 어제의 오늘을 넘기지 못하고 또 죽은 것이었음...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지... 요거트는 일어나자마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려댔고, 제 가슴을 부여잡은 채 펑펑 울었어. 어떻게 형이 나를 죽일 수가 있는 거지? 그렇게 믿었는데, 자랑스러운 형이라고 믿고 따랐는데! 이 하루에 걸친 모든 일들이 다 형이 계획한 것이었단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던 요거트는 차라리 제 손으로 죽고 싶었어.

그래, 차라리 제 손으로 목숨을 끊으면, 이 끝없는 하루를 정말로 끝장내 버릴 수 있을 지도 몰라. 목놓아 울던 요거트는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나, 정신없이 서랍을 뒤져 날카로운 면도칼을 찾아냈어. 그리고 가차없이 목덜미에 박아넣었어. 바닥이 피바다로 물들고, 정신은 흐려져 가는데, 시종인지 누구인지 모를 이가 다가와서 자기를 마구 흔들어 대는 걸 느끼며 요거트는 눈을 감았음.

끝나기는 무슨, 다시 또 아침이었어. 요거트는 이제 너무 화가 날 지경이었어. 죽임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다시 이 하루로 돌아오다니!! 요거트는 베개를 던지며 있는대로 욕을 해댔음. 정말 이 하루를 벗어날 방법은 어떻게든 살아서 오늘을 넘기는 수밖에 없는 거냐고 말이야. 하지만... 하지만 모든 위협을 피해도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형이야... 요거트는 벽에 제 머리를 쿵쿵 박아댔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일단은... 일단은 가장 오래 살아남았던 전략을 다시 써야겠지. 한참동안 벽에 머리를 박고 있던 요거트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라일락을 불렀어. 그리고 지난번처럼 라일락에게 모든 진실을 이야기했어. 다행히 오늘의 라일락도 미심쩍은 눈초리지만 요거트를 지켜주겠다고 했어. 요거트는 비록 라일락이 암살자로서 이전에 자기를 백몇십번이나 죽였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믿을 수밖에 없는 이라고 생각했지...

다시 하루가 넘어가기 직전에 복도에서 난전이 벌어졌어. 플레인은 또다시 혼란한 틈을 타서 요거트에게 다가와 단검으로 찌르려고 했음. 요거트는 필사적으로 형의 마수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역시 실패했어. 이번엔 배에 칼을 맞았거든.

또다시 침대에서 눈을 뜬 요거트는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어. 라일락에게 어떻게든 형을 막으라고 지시하기로 했지. 대충 암살자들이 어느 타이밍에 나타나는지 아니까, 일단 라일락에게 형을 제압하라고 하면 형이 암살자들을 부르지 못할 거 아냐? 그래서 요거트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라일락을 불렀고... 또 다시 이 상황에 대해 설명했고... 저녁에 암살자들이 나타나는 타이밍까지 완벽하게 전달한 뒤에, 오늘이야말로 하루의 끝을 보겠다고 굳게 다짐했어.

라일락이 플레인을 제압하기까지는 계획대로였지. 하지만 그 다음은 예상하지 못했어. 플레인이 라일락을 찔러버렸거든. 예상치 못하게 공격을 당한 라일락이 주춤하자, 플레인은 가차없이 숨어있던 암살자들을 불렀고, 미처 방어하기도 전에 요거트는 그들에게 죽고 말았어.

"... 형은 진짜 나를 작정하고 죽일 셈이구나."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말이지. 요거트는 이제 형에 대해 어떤 기대도 할 수 없게 되었어. 그렇다면 정면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겠지. 그래서 요거트는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라일락을 불렀고... 모든 일을 다시 반복했어.

요거트는 라일락에게 암살자들을 물리치라고 지시하고, 자기는 어떻게든 형과 대치하기로 했어. 그래, 요거트 자신도 품에 단검을 숨기고 말이야. 형이 자기를 죽이기 전에 형을 먼저 찌른다면, 혹시라도 이 하루가 끝날지도 모르잖아? ... 하지만 요거트는 내내 품에 숨긴 단검을 만지작 거렸어. 아무리 그래도 형인데, 어떻게...

물론 요거트는 그렇게 생각한 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플레인을 향한 죄책감은 죄다 무용지물인걸 알게 됐음. 엎치락 뒤치락하며 겨우 요거트가 유리한 위치가 되었을 때도 플레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역으로 요거트의 옆구리를 찔러버렸으니까. 그리고 고통스러워하는 요거트를 짓밟아 버렸으니까!

비참함을 넘어 이젠 마음이 싸늘하게 굳어버린 요거트는 형에게 자비를 베풀 이유가 없다는 걸 알았지. 그는 정말로 자기를 죽일 악의로 가득찬 자라고, 요거트는 굳게 마음을 다졌음. 그리고 또 다시 시작된 하루에, 라일락을 불러서 똑같은 말을.... 하는데 이젠 너무 힘들었어. 설명을 하려다 말고 요거트는 한숨을 푹 내쉬고 말았어. 자기는 모든 걸 기억하는데, 라일락은 매일매일 리셋되니까 모든 걸 똑같이 말하는게 너무 피로했거든.

그런데 라일락이 입을 열었어. "... 네가 무슨 말을 할 지 알아. 너는 내가 암살자인 걸 알지. 그리고 오늘도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고 말이야." 너무나 놀란 요거트는 라일락을 돌아봤음. 어떻게 된거지? 잠시 침묵을 지키던 라일락이 말했어. "나도 너와 같은 하루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고 말이야.

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요거트는 그대로 굳어버렸어. 라일락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자기가 언제부터 이 사실을 깨달았는지 말해주었음... 그건 요거트와 자신이 저택 복도에서 대치했을 때부터 있었던 일이었고, 처음 그는 정말로 요거트를 죽이려는 마음으로 차크람을 던진게 맞았다고. 요거트가 죽고 나서 그는 그저 임무를 완수했다는 기분으로 그날 밤에 저택을 떠났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다시 요거트 대저택이었다고 말이야.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요거트가 살아있는 걸 발견했을 때는 소스라치게 놀랐다고도 했음.

그래서 라일락은... 이 하루를 벗어나는 방법이 요거트의 온전한 죽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필사적으로 요거트를 죽이려고 했었던 것이었는데... 어느날 요거트가 자신을 향해 "그만 죽고 싶다" 라고 이야기 했을 때야말로 너무 놀랐다고 했지. 매일 똑같은 날이었는데, 요거트가 다른 말을 한 날... 설마설마 했지만, 그 뒤로 요거트가 자신을 붙잡고 제발 자기를 죽이지 말라고 호소했을 때는 마음이 크게 흔들렸고, 아예 아침부터 자기를 불러서 요거트 자신이 겪는 일에 대해 이야기 했을때는 라일락도 확신했다고 하지. 요거트 역시 자신과 같은 하루를 끝없이 반복하고 있었음을...

라일락의 이야기를 듣고 난 요거트는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어... 그리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지... 이 영원한 하루를 겪는게 나뿐만이 아니었다는 안도감, 지금까지 했던 것들이 완전히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는 그 생각에.... 요거트는 소리 없이 울다가 결국엔 다시 목 놓아 펑펑 울었는데, 그 와중에 라일락에 대한 원망도 잊지 않았음ㅋㅋ... "알고 있었으면서, 계속 나를 죽였다니, 너 진짜 나쁜놈이야!!" 하고...

그렇다면 이제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였지. 요거트가 죽지 않고 오늘 밤 12시를 넘기는 것. 어떻게든 오늘 하루를 넘기는 것. 요거트는 라일락과 작전을 짜다가 자기가 품었던 생각을 말했어. 형을 찔러 죽인다면 오늘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라일락은 대답하지 않았어. 하지만 부정도 하지 않았지. 이 말은, 라일락 역시 그게 유효한 방법일지도 모른다는데에 동의한다는 거지. 그래서 요거트는 이번에야말로 형이 자기를 찌르기 전에 먼저 형을 찌르겠다고 굳게 마음을 다잡았어.

다시 긴 복도에 플레인과 마주하게 된 라일락과 요거트... 작전대로 라일락은 암살자들이 요거트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막았음. 당연히 라일락도 암살자들의 동선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월했지. 그리고 요거트는 다시 플레인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고... 플레인의 단검이 요거트의 목덜미를 찌르기 전에 요거트의 단검이 먼저 플레인의 가슴을 찔러버렸음. 자기가 먼저 당할 줄 몰랐던 플레인은 컥 소리를 내며 피를 토했어.  그리고 곧 숨을 거두고 말았지...

요거트는 두 손 가득 제 형의 피를 묻히고... 거친 숨을 내쉬며 눈을 질끈 감았어.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 급격하게 토기가 올라왔음. 요거트는 헛구역질을 해대며 바닥을 짚었어. 마지막 암살자마저 처리한 라일락이 급히 요거트에게 다가와 그를 감싸주었고...

시계를 보니 12시가 지나있었어. 드디어 하루가 끝난 걸까? 요거트는 자신을 감싼 라일락의 팔을 굳게 잡았지. 이렇게 하루가 끝난.. 거겠지? 너무나 지쳐있었던 요거트는 라일락의 품에 안겨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지...

그리고...

다시 똑같은 하루가 시작됐고.

요거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어. 왜?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이 하루를 넘기면 되는 것 아니었어? 어째서, 왜 다시 '오늘'이 반복 되는 거야!? 머리가 터질 거 같아 요거트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을 듯이 부여잡았어. "뭔가 이상해, 요거트크림." 급히 방에 들어온 라일락도 적잖이 당황한 모양이었음... 요거트는 이제 미칠 것만 같았어. 무슨 짓을 해도 이 하루를 벗어날 수 없다니, 심지어 형을 제 손으로 죽이기까지 했는데, 이 영원한 하루에서 탈출할 수 없다니!

둘은 망연자실한 채 말을 잃었음... 그냥 하루를 버틴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지... 무언가 다른 돌파구가 있어야 하는데...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방법 마저 실패하니, 둘 다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음...

"... 그에게서 무언가 수상한 점은 없었어?" 한참동안 무거운 침묵이 지나간 뒤에야 라일락이 먼저 입을 열었지. 요거트는 힘없이 고개를 가로저었음. 수상한 점을 찾기 이전에 플레인이 너무나도 위협적이었기 때문에, 주변을 관찰할 정신이 없었으니까... 라일락은 가라앉은 눈으로 요거트를 마주보며, 어깨를 감싸 잡았어.

"네가 힘들걸 알아. 하지만..., 우리는 돌파구를 찾아야만 해." 그 말은, 몇번을 더 죽게 되더라도 플레인에게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었지... 그리고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요거트뿐이라는 것도. 요거트는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메이는 듯 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음.

그 뒤로 고통스러운 오늘이 계속됐어. 요거트는 어떻게든 플레인에게서 '오늘'을 넘길 실마리를 찾으려고 했지. 이렇게도, 저렇게도 죽어가며 말이야... 하지만 무엇도 발견할 수 없었어.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요거트는 형에게 자비를 구할 때도 있었지만 아무 소용 없었어. 플레인은 매번 무자비하게 요거트를 짓밟고 찔렀으니까.

"형..., 형, 정말, 진심으로 나를... 미워하는, 구나..." 오늘도 플레인의 단검에 찔린 요거트가 안간힘을 쓰며 플레인의 옷자락을 붙잡았어. 다리에 힘이 풀려 무너질 거 같은데, 오늘만큼은 조금만 더 버티고 싶었던 요거트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옷자락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지. "그래, 난 네가 증오스러워." 플레인은 싸늘하게 식은 푸른 눈동자로 요거트를 경멸하듯 바라봤어. 요거트는 그 눈을 마주하며 헛웃음을 지었지. 그리고... 형의 가슴팍을 짚으며 조금씩 쓰러지는데... 손 끝에 무엇이 걸려들었다가, 요거트가 무너지는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툭 끊어지며 바닥에 떨어졌지. 요거트는 점점 흐려지는 눈으로 그것을 돌아봤어. 마치 요거트와 플레인의 눈 색깔을 본딴 것 같은, 짙은 밤하늘색의 푸른 보석이 달린 목걸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게 이채를 발하며 반짝이는 걸 본 요거트는 그대로 눈을 감았음.

다시 시작된 오늘, 요거트는 라일락과 마주 앉았어. 어제 반복한 오늘 중에 달라진 점이 무엇이 있는지 찾기 위해서... 요거트는 이마를 짚으며 한참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푸른 보석이 달린 목걸이를 본 것을 기억해 냄. 평소에는 형이 그런 목걸이를 걸고 다닌 걸 본 적이 없는데 말이지. 게다가 마지막에 그 목걸이가 이상하게 반짝거렸다는 것까지 떠올린 요거트는 라일락을 쳐다봤어. 라일락도 요거트를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지.

오늘 밤에는 플레인에게서 그 목걸이를 빼앗아보기로 했음. 되든 안되든 말이지. 다시 복도에서 난전이 벌어지고, 요거트는 플레인과 엎치락 뒤치락 싸워댔고. 요거트는 안간힘을 써서 플레인의 목걸이를 빼앗았어. 밤하늘색 푸른 보석이 달린 목걸이. 주먹 안에 그게 들어오자 요거트는 그 보석이 이상하리만치 뜨겁다는 걸 알게 됐지. 그리고 플레인의 단검에 배를 찔리는 순간, 그 보석이 손 안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걸 봤고 말이야.

"그 목걸이야. 확실해." 요거트가 확신에 차서 말했지. "그럼 그걸 빼앗은 다음, 어떻게 할 셈이야?" 라일락이 물었지. 요거트는 잠시 고민했음... 그걸 빼앗은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지? 소원을 비나? 아니면 자기가 대신 거나? 일단 뭐든 해 봐야 확실할 거 같았지... 그 얘긴 뭐냐, 이 짓거리를 또 해야 한다는 의미였고. 요거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쥠... "이제 형한테 죽는 것도 지겹다." "......" 라일락은 말없이 요거트의 어깨를 감싸 위로했지...

요거트는 필사적으로 플레인에게서 목걸이를 빼앗은 뒤에, 거기에 대고 "제발 오늘 하루 좀 지나가게 해줘!!"하고 소원도 빌어보고, 플레인 대신 제 목에 그것을 걸어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음. 똑같이 칼 맞고 쓰러지면 다시 시작되는 오늘이 있을 뿐임...

"그걸 손에 넣은 다음, 부수자." 라일락이 진지하게 제안했지. "뭐? 그건 보석이야. 보석을 어떻게 부숴? 바닥에 내팽개 친다고 부서지는게 아니라고." 요거트가 말이 되는 소리냐며 얼굴을 찌푸렸지. "그걸 뺏으면 나한테 던져. 내가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너는... 지금 내가 형이랑 죽기 살기로 싸우는게 쉬운 것처럼 보여? 진짜 너무하네. 매번 칼 맞는 나도 좀 생각해 주라?" 요거트는 매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투덜거렸지만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근데 그걸 부수는 시점에 내가 죽어버리면, 잘못하면 그대로 내일이 오는 거 아냐?" 문득 생각난듯 요거트가 말하자, 잠시 고민하던 라일락은 요거트에게 플레인을 직접 노리지 말고, 그의 손목을 노리라고 조언해줌. 그러면 아마 단검을 사용하지 못할 거라고... 그러면서 라일락은 직접 요거트에게 효율적으로 단검을 다뤄서 정확히 손목을 노릴 수 있도록 가르쳐 주었음.

물론 그 시도가 성공하기까지는 또다시 수많은 시도가 필요했지. 조금만 실수해도 플레인은 곧장 요거트를 찔러버렸기 때문이었음... 요거트는 라일락이 가르쳐 준 동작을 익히기 위해 다시, 또 다시 수많은 밤을 허비했고...

"크악!" 드디어 플레인이 단검을 쥔 손목에 자신의 단검을 박아넣는데 성공했음. 플레인은 그대로 단검을 놓쳐버렸고, 그 틈을 타 요거트는 형의 가슴팍에서 목걸이를 낚아챘음. 플레인은 피가 철철 나는 제 손목을 감싸쥔 채 요거트를 노려보았고, 요거트는 당장 목걸이를 라일락에게 던졌는데, 라일락은 아직 암살자와 대치 중이라 바닥에 떨어진 목걸이를 줍지 못했지. "라일락, 빨리!!" 요거트가 외치자 라일락은 자기에게 달려든 암살자의 얼굴을 발로 차버리고 목걸이를 주웠는데,

그 순간 플레인이 악에 받친 괴성을 지르며 요거트에게 달려들어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고, 그는 그대로 요거트의 위에 올라타서 아직은 멀쩡한 한 손으로 요거트의 목을 그러쥐었음.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요거트는 순식간에 막히는 숨에 몸부림을 쳤지만, 악에 받친 형을 이기기는 쉽지 않았지. 요거트가 위기에 처한 상황을 인식한 라일락은 옆에 쓰러진 암살자의 가슴팍에 꽂힌 단검을 뽑아 플레인을 향해 던졌고, 그와 동시에 자기의 단검을 들어 보석을 내리 찍었지!

기이한 이채를 발하며 뜨겁게 달아오른 보석은 날카로운 단검 끝과 정면으로 부딪히며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음. 그와 동시에 플레인은 라일락이 던진 단검에 어깨를 맞아 요거트에게서 떨어지고 말았고. 목을 누르던 커다란 손이 사라지자 새파랗게 질려 죽을뻔 했던 요거트가 막혔던 숨을 토해냈음. 겨우 몸을 일으킨 요거트는 정신없이 기침을 해대며 숨을 헐떡였고... 라일락은 급히 요거트에게 다가와 그를 부축해 주었지.

난장판이 된 저택 복도에 시종들과 호위무사들이 몰려왔고, 사방에 난자한 피와 엉망진창이 된 플레인과 요거트, 라일락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람. 시종들은 얼른 두 도련님과 라일락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갔고, 호위 무사들은 저마다 쓰러진 암살자들을 처리하기 시작했고...

플레인은 정신을 잃은 채 요거트에게 찔린 손목과 라일락에게 찔린 어깨의 응급처치를 받았음. 요거트와 라일락은 다친 곳은 없었지만 체력 소모가 너무 심했고, 특히 요거트는 목이 졸려 죽을뻔 했다가 살아난 터라 아직도 정신이 멍했음... 그나마 라일락이 체력 회복이 빨라 요거트를 보좌했지.

"참, 그 보석은...?" 한참 뒤에야 어지러운 정신을 추스린 요거트가 라일락에게 물었지. 라일락은 보석의 부서진 조각과, 보석이 부서지고 남은 목걸이를 요거트 손바닥 위에 올려주었음. 작은 보석 조각은 뜨겁지도 않고, 빛나지도 않았지... 요거트는 그것을 꼭 쥐었고, 라일락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음.

"... 이번에야말로 '내일'이 찾아올까?" 요거트가 서글픈 눈으로 꼭 쥔 주먹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지... 라일락은 대답대신 팔을 뻗어 요거트를 감싸 안았음. 따뜻한 손이 어깨를 감싸자 그런대로 마음이 편해진 요거트는 천천히 피로에 지친 눈을 감았지. 그리고 그대로 잠들어 버렸음...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때, 요거트는 또 똑같은 천장을 보고 말았음.

정확히 똑같은 시간에 보이는 천장에 요거트는 기절할듯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음. 설마, 또야!? 그런데 온몸이 부서질듯이 아픈것임... 단 한번도 이 시간에 몸이 아팠던 적이 없어 요거트는 악 소리를 내며 다시 침대에 엎어졌음. 온몸이 근육통으로 불타는 듯 했지;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려는데, 누군가가 팔을 뻗어 요거트의 팔을 주물러 주는 것임... 익숙한 손길에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엔 라일락이 있었음. 라일락은 침착한 목소리로, 하지만 정말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말했지.

"내일이야, 요거트크림."

그 말에 요거트는 모든 것을 잊은 채... 눈물을 주르르 흘렸음. 드디어, 벌써 수백번도 반복한 '오늘'이 '어제'가 되었음을...

복도에서 있었던 난장판을 수습하며 가족들은 플레인의 음모를 모두 알게 되었음. 특히 아버지가 너무나 충격을 받으셨고, 아버지는 동생을 죽이려고 이런 일을 꾸민 플레인을 용서할 수 없다며 그에게서 모든 지위를 박탈하고 감옥에 가두었음.

플레인은 라일락도 이 일에 연루되어 있음을 폭로했지만, 요거트가 필사적으로 라일락을 변호했기 때문에 라일락은 벌을 면했음... 아무리 첫 의도가 요거트의 암살이었을지라도, 라일락은 요거트가 수백번의 '오늘'을 돌파할 수 있도록 함께한 동료였으니까.

하지만 라일락은 저택을 떠나길 원했음. 벌은 받지 않더라도 요거트 곁에 남아있기엔 죄책감이 남아있어서 말이지... 라일락의 의견을 듣고, 요거트는 팔짱을 꼈음. 그리고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인 라일락을 내려다보며 말했지.

"너한테도 똑같은 오늘이 반복되게 만들어야 겠는데?" 요거트의 의미심장한 말에 라일락이 숙였던 고개를 들었음. 보석은 부서졌는데, 어떻게? 라일락이 의아한 얼굴로 요거트를 바라보자, 요거트가 씩 웃었지.

"앞으로 정식으로 내 호위 무사가 되어서 매일매일 나를 보좌해야겠어." 그렇게 말한 요거트는 라일락에게 손을 내밀었음. 라일락은... 잠시 머뭇거리다 요거트가 내민 손을 잡았고, 요거트는 그대로 라일락을 일으켜 세웠지.

앞으로 나아갈 내일에 함께할 진짜 호위 무사로서 말이야.

 

 

2022.1116 카테고리 및 제목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