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략결혼 썰에서는 둘이 대등한 가문으로 나오지만 여기서는 요거트네 집안이 좀 더 지위가 높은 쪽으로... 대충 후작 내지는 공작가쯤 된다고 보면 될거 같고, 라일락네는 백작 정도의 지위라고 생각하면 될듯. 둘은 동갑이지만 사교계에는 요거트가 먼저 데뷔했고, 라일락은 늘 그렇다시피 사교계의 사치스럽고 거만한 분위기를 싫어해서 관심도 없고 별로 안 가고 싶은 눈치일 거 같음ㅇㅇㅋㅋㅋ
하지만 라일락도 나이가 찼으니ㅋㅋㅋ 언제까지고 사교계 데뷔를 미룰 수는 없는 법이었음ㅋㅋㅋㅋ 형들(대충 삼형제라고 해 둡시다ㅋㅋㅋ 형들 이름은 라벤더와 사프란임ㅋㅋㅋㅋ 향기로운 형제)은 벌써 결혼했거나 연인이 있음... 근데 막내가 너무 무뚝뚝하고 이성에 관심이 없으니 가족들이 다 걱정함ㅋㅋ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좀 연애도 해보고 사람도 만나보고 해야할텐데 막내의 관심 거리는 연애보다는 무술이었다고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가족들은 라일락에게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여 그에게 사교계 데뷔를 권하였음ㅋㅋㅋ 라일락은 내키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뭔지 알았기 때문에 결국 사교계에 데뷔하기로 했음ㅋㅋㅋ
요거트크림은 요구르카에서 가장 잘 나가는 대재벌 집안, 엄청나게 많은 형제자매 중 막내로 바로 윗형제와도 나이 차이가 10살 이상 나는 막둥이 중의 막둥이임... 그러다보니 집안에서는 얘를 둥기둥기하며 키웠고 그래서 제멋대로 도련님으로 자랐음ㅋㅋㅋㅋ 돈 버는데엔 관심 없고 신나게 쓸 줄만 아는 도련님ㅋㅋㅋ 성격도 어지간히 사람 좋아하고 사람일에 관심이 많아서 사교계에 일찍 데뷔했음ㅋㅋㅋ 사교계에 발을 들일 수 있는 가장 어린 나이에 엄청나게 화려하게 데뷔했다고ㅋㅋㅋㅋ 집안 형제자매들 가운데에서도 특출난 외모의 소유자라 단번에 사교계 스타가 된 요거트크림...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계속 먹으면 질리게 되는 법. 늘 비슷한 풍경이 반복되는 사교계도 슬슬 지루해질 참이었음ㅋㅋㅋㅋ 요거트의 주변엔 늘 그에게서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고 살랑대는 간신배들이 넘쳐났고, 많은 사람을 대하다보니 슬슬 그 뒤에 숨은 진의를 파악할 수 있게 된 요거트는 그들이 영양가 없는 찌꺼기나 다름 없는 존재인걸 알게 됐거든ㅋㅋㅋ 좀 더 고급 정보를 손에 넣고는 싶은데, 그 영역은 아무래도 자기가 직접 상권 운영을 해 본 경험이 있어야 손을 댈법한 부분이고... 하지만 그걸 위해 공부를 하기는 싫고ㅋㅋ 한마디로 고착화 된 상태에서 고여있었단 말이지?
그러던 어느 날, 요거트는 아주 신선한 정보를 입수하게 됨ㅋㅋㅋ 바로 라일락네 가문의 막내 도련님인 라일락이 사교계에 데뷔한다는 소식이었지! 요거트도 그 집안 형님들 둘은 본 적이 있었음ㅋㅋ 둘 다 번듯하게 잘생긴데다 예의가 바르고 엄청 깍듯한 매너남들이어서 인기가 좋은 편이었거든. 요거트도 몇 번인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고 말이지. 그들은 요거트에게 요거트 나이만한 동생이 있는데, 그와는 달리 사교계에 관심이 전혀 없고 매일 무술 훈련만 하느라고 훈련장에서 안 나온다고, 요거트처럼 좀 사근사근한 성격이었으면 좋았겠다고 농담 같은 진담을 한 적이 있었단 말이지ㅋㅋㅋ 그래서 요거트는 그들의 막내 동생, 라일락에 대해 상상만 하고 있었음ㅋㅋㅋ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임ㅋㅋㅋ 라일락이 워낙 두문불출해서 아무도 이 도련님을 본 적이 없었던 것임ㅋㅋㅋㅋ 그래서 그의 등장에 다들 기대치가 높아져 있던 상황!
라일락네 형들의 외모를 미루어 보아 라일락 역시 진한 보랏빛 머리에 키가 크고 각이 잘 잡힌 미남일 거라고 예상한 요거트ㅋㅋㅋ 무술을 잘 한다고 했으니 근육도 좀 붙어있고? 무뚝뚝하고 농담을 잘 못한다고 하니까, 슬금슬금 가서 놀려먹고 그 반응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구나 하고 요거트는 라일락과의 첫 대면을 몹시 손꼽아 기다렸음ㅋㅋㅋㅋㅋㅋ
반면 라일락은 사교계에 데뷔하겠다고는 했지만 썩 내키지 않는 입장임ㅋㅋㅋ 그런 사치와 향락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할 바에야 수련 한 시간 더 하는 것이 그에게 의미가 있을 것임... 하지만 가겠다고 했으니 어찌 안 갈 수 있으리... 사교계 데뷔일이 다가올 수록 라일락은 마음이 불편해졌음ㅋㅋㅋ 그런 중에 형님들이 사교계 모임에 라일락과 나이가 동갑인 요거트 가문의 막내 도련님인 요거트크림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그들은 요거트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얘기했지만, 라일락의 상상으로는 그저 돈 많고 놀고 먹는 한량이나 다름 없는 콧대 높은 도련님일 뿐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그쪽이 사교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하니까 분명 그쪽이 먼저 라일락한테 말을 걸러 올 거란 말이지? 라일락은 만약 그런 상황이 되면 적당히 정중하게 대하고 무시하는게 좋겠다 이렇게 생각했음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라일락의 사교계 데뷔일이 되었음ㅋㅋㅋ 요거트는 누구보다 빨리 준비를 마치고, 오늘 사교계 모임이 열리는 요거트 저택의 별채로 진작 가서 죽치고 있었음ㅋㅋㅋ 라일락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잖아ㅋㅋㅋㅋㅋ 시종들은 아직 준비도 안 끝났으니 도련님은 위에 올라가서 기다리고 계시라 하는데도 요거트는 아니라고 굳이굳이 거기서 기다렸단 말이지ㅋㅋㅋㅋㅋ 그래서 하나둘 찾아오는 손님들을 살피고 있었다고ㅋㅋㅋㅋ 손님들이 늘 모임 중간에 주인공처럼 화려하게 등장하던 요거트가 연회 시작도 전에 와 있는 걸 보고 놀랄 정도였음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자 오늘 모임의 주최자인 요거트네 형이 간단한 인사를 전하고 연회 시작을 알렸음ㅋㅋㅋ 다들 삼삼오오 모여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눴는데, 요거트는 오늘만큼은 자기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물러내고 여전히 디저트가 차려진 테이블에 걸터앉아 라일락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단 말이지ㅋㅋㅋㅋ 대체 언제 오나 이제나 저제나 연회장 문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요거트ㅋㅋㅋㅋ 드디어 연회장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들어오는 걸 발견한 순간 요거트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남ㅋㅋㅋㅋ
라일락은 형님들께 어느 타이밍에 들어가면 좋을지 조언을 받았고, 그래서 칼같이 그 시간에 문을 열고 들어갔음ㅋㅋㅋ 옆에 시종들이 문을 열어주겠다 했지만 라일락은 스스로 문을 열고 연회장 안으로 발을 내디뎠음ㅋㅋㅋ 그러다보니 거기 모인 모든 이들이 시선이 단번에 라일락에게 쏠렸지ㅋㅋㅋㅋ 라일락은 이런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명색이 귀족 집안의 도련님이니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걸었지. 그 자태에 모두가 감탄하며 넋을 잃었고...
문을 열고 등장한 라일락을 보고 충격을 받은 건 요거트도 마찬가지였음ㅋㅋㅋ 일단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외모에 1차 충격을 받음ㅋㅋㅋㅋㅋ 라일락은 그네 형님들처럼 키나 덩치가 엄청나게 크지 않았음ㅋㅋㅋ 기껏해야 요거트보다 아주 조금 더 큰 정도? 어떻게 보면 요거트보다 더 작아 보였는데,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을만큼 단단하게 다부진 몸이라는 게 느껴졌으니ㅋㅋㅋ 딱 봐도 상당히 오랫동안 무술을 연마해 온 실력자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ㅋㅋㅋ 그에 반해 얼굴은 어찌나 단정하고 수려한지 잘생긴 걸 넘어서 예쁘다 라는 느낌이 딱 오는데ㅋㅋㅋㅋ 어떻게 저렇게 생긴 사람이 있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딱 들어서 요거트 역시 어안이 벙벙해짐ㅋㅋㅋㅋ
기다리던 사람이 등장했으니 요거트는 자연스레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 먼저 라일락에게 다가감ㅋㅋㅋ 그때 라일락은 주변에 모인 이들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이름을 밝힌 참이었음ㅋㅋㅋ 요거트가 다가가자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이 알아서 뒤로 물러났지ㅋㅋㅋ 요거트는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라일락 앞에 도착하자 탁 소리나게 부채를 접었음ㅋㅋㅋ 그 소리에 라일락도 고개를 돌려 요거트를 바라봤지.
아, 이자가 형님들이 말했던 그 집안의 막내 도련님, 요거트크림이구나. 라일락은 요거트가 이름을 밝히기도 전에 단번에 그를 알아보았음ㅋㅋㅋㅋ 형님들이 말해준 외모를 조합해 상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지만... 라일락의 상상으로는 요거트가 좀 뺀질거리는 외모를 지닌 한량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건만, 자기 앞에 다가온 요거트를 실물로 보니 좀 달라ㅋㅋㅋㅋ 결 좋은 긴 연보랏빛 머리, 오밀조밀하게 잘 짜인 굉장히 미형인 얼굴, 고생이라는 걸 전혀 해보지 않은듯한 가녀린 체구... 상상한 것보다는 훨씬 아름다운데, 확실히 태도 자체가 귀한 대접만 받고 자란 티가 팍팍 나는 거만한 태도라 라일락은 썩 탐탁지 않았지ㅋㅋㅋㅋㅋ
"반가워, 나는 요거트 가문의 요거트크림이라고 해. 그쪽은 라일락이라고 했나?" 요거트가 먼저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우며 라일락에게 손을 내밀었음ㅋㅋㅋ 라일락은 요거트가 내민 손을 슥 훑어보고(손만 봐도 굳은살 하나 없이 고운 손인걸 바로 알아봄ㅋㅋㅋ) 역시 손을 내밀어 잡고 악수를 했음. "만나서 반갑습니다. ○○○가문의 라일락이라고 합니다." 다소 딱딱한 인사에 요거트는 예상대로 무뚝뚝한 녀석이네~ 생각하고는 "동갑이라고 알고 있어. 편하게 대해도 좋아." 하고 손을 내저었지ㅋㅋ 그랬더니 라일락이 "그래. 잘 부탁해, 요거트크림." 이라고 하지 뭐야ㅋㅋㅋㅋㅋㅋㅋ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동그랗게 떴음ㅋㅋㅋㅋ 아무리 요거트가 편하게 대해라고 해도 말이지, 보통은 아이고 아닙니다 도련님~ 하고 한수 물러서는데, 라일락은 말 놓으랬다고 진짜 말을 놔버렸잖아!? 좀 놀란 건 요거트도 마찬가지였음ㅋㅋㅋ 근데 라일락은 말을 놓으래서 놓은 거 뿐인데 반응이 왜 이러지 하고 있음ㅋㅋㅋㅋ 요거트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부채를 펴서 얼굴을 살짝 가렸지ㅋㅋㅋㅋ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러고보니 사교계에 처음이라면 아무것도 모르겠네~ 좋아, 내가 안내해 줄게." 하고는 자연스레 라일락을 데려갔음ㅋㅋㅋㅋㅋ 주변 사람들은 수군수군하며 저 라일락이라는 도련님 보통 내기가 아닌데 하고 있고ㅋㅋㅋㅋㅋ
요거트는 라일락을 데리고 다니면서 사교계의 저명 인사를 소개해주고, 오늘 모임이 열리는 요거트 저택의 별채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음식과 술이 맛있는지, 그리고 요거트 가문의 재력과 위세에 대해 엄청나게 자랑을 많이 했지ㅋㅋㅋㅋㅋ 라일락은 이 자리에 아는 이가 없으니 그냥 요거트가 이끄는 대로 따라다니기는 하는데 사실 아주 많이 피곤했음ㅋㅋㅋㅋ 딱 자기가 예상한 대로야ㅋㅋㅋ 이런 자리에 있는 것보다 차라리 훈련장에 가는 게 훨씬 유의미할 거라는 그 예상 말이야!
요거트는 옆에 선 라일락이 자기 예상보다 훨씬 더 무뚝뚝한데에 좀 놀랐는데, 역으로 그게 흥미를 돋우는 요소가 되었음ㅋㅋㅋ 보통 이쯤 얘기하면 다들 요거트 성향을 파악해서 슬슬 알랑방구를 뀔 때거든. 그런데 라일락은 그런 낌새도 전혀 없고 오히려 지루해 하는 거 같음ㅋㅋㅋㅋ 그게 되려 신기할 정도라 요거트는 라일락을 돌아봤지. "재미없어?" 요거트가 묻자 멍하니 다른 곳을 보고 있던 라일락이 정신을 차렸지. 재미없지만, 예의상 아니라고 해야할 거 같아 라일락은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음. "거짓말. 하나도 관심 없는 표정인데, 너." 요거트가 슬그머니 부채를 올려 얼굴을 가리며 눈웃음을 지었지ㅋㅋㅋㅋ 라일락은 그렇게까지 티가 났나 싶어 조금 민망했지만, 뭐, 상대가 이미 그런 낌새를 눈치 챘다면 굳이 숨길 필요도 없을 거 같아 가볍게 한숨을 쉬었음ㅋㅋㅋㅋ
"첫날인데 처음부터 그렇게 지루한 티를 내면 모를 수가 없잖아." 부채 아래로 요거트가 킥킥 웃자 라일락은 조금 기분이 언짢아졌음. 요거트의 언사에 자기를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스며들어있어서ㅋㅋㅋㅋ 요거트는 부채를 접고 그걸로 가볍게 라일락의 어깨를 짚었지. "그래도 나랑 같이 지내면 좀 재밌는 일이 생길거 같은데, 어때?" 라일락은 이게 무슨 의미일까 잠시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사교계 파트너가 되어 달라는 의미인듯 했음. 근데... 라일락은 오늘은 그냥 인사치레 온 거고, 다음 모임부터는 안 올까 생각 중이었거든ㅋㅋㅋㅋ 그래서 라일락은 제 어깨를 짚은 요거트의 부채를 털어내고 고개를 가로저었지. "미안하지만, 나는 관심이 없어서."
라일락이 거절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던 요거트는 얼굴에 미소를 덧그린채 굳었음ㅋㅋㅋ 어라? 얘 지금 내 제안을 거절한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먼저 파트너 제안을 했는데 그걸 거절한 거야? 요거트가 눈썹을 이상하게 찌푸렸는데, 라일락은 그걸 눈치챘는지 어쨌는지, 못을 박듯 다시 말했어. "나는 딱히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아."
"......." 그건 명백한 거절이었지. 요거트는 한 손으로 부채를 든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음ㅋㅋㅋ 순식간에 둘 사이에 싸늘한 공기가 내려앉았고, 주변 사람들도 귀신같이 그 분위기를 눈치챘어ㅋㅋㅋㅋ 뭐야? 지금 요거트크림 도련님 제안을 거절한 거야? 사교계 신입이? 이게 무슨 일이래? 수군수군. 라일락은 제 주변이 웅성웅성해지는 이유를 알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어ㅋㅋㅋ 싫다는 걸 싫다고 말한 거 뿐인데, 문제가 될 이유가? 하지만 요거트는 아니었지ㅋㅋㅋㅋ
난생 처음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거절당한거야ㅋㅋㅋ 그것도 사교계 모임 한 가운데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이건 정말 견딜 수 없는 모욕이었지... 이제까진 어느 누구도 요거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어. 아니, 못한 거지. 어느 누가 이 위세 높은 도련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겠어? 사교계에서 완전히 매장당하거나 가문 단위로 망신을 당하고 싶은게 아니고서야 말이지! 그런데...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사교계에 발을 디딘 이 하룻강아지가 감히 거절을 해? 요거트는 위장이 뒤틀리는듯한 감각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음ㅋㅋㅋ
"... 아아, 그래." 요거트는 겨우 부채를 펼쳐 다시 얼굴을 가렸어. 근데 부채를 든 손이 가늘게 떨려서 부채 끄트머리가 파르르 떨리는데 눈에 보일 정도였음ㅋㅋㅋㅋ 그걸 보고 주변 사람들은 숨을 죽였어ㅋㅋㅋ 잘못 걸렸다간 요거트한테 죽을지도 모르니까ㅋㅋㅋㅋ 근데 라일락은 그걸 보면서 '어지간히 자존심이 높은 녀석이네' 라고 생각했을뿐이야ㅋㅋㅋㅋ "더는 할 이야기가 없다면 나는 저쪽으로 가서 쉬겠어. 조명이 너무 화려해서 머리가 아프거든." 그렇게 말한 라일락은 요거트를 제치고 성큼성큼 걸어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지.
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파트너 제안을 거절 당한 것도 모자라서 무시까지 당하다니! 요거트는 당장이라도 손에 든 부채를 내던지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많은 눈들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어 차마 그러지 못함ㅋㅋㅋㅋ 대신 부채를 잡은 손에 있는대로 힘이 들어갔지. 요거트는 뒤를 돌아 저를 제치고 구석으로 가는 라일락의 등 뒤를 노려봤어. 그 눈빛이 살벌해 어느 누구도 요거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눈치챈 파티 주최자인 요거트네 형이 와서 겨우 요거트를 달래어 다른 곳으로 데려갔지.
요거트는 그 길로 별채를 나와 자기 방에 돌아왔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부채를 내던지고 아주 신경질적으로 치장을 벗어 던지며 화를 냈어ㅋㅋㅋ "어떻게 감히 나한테 이런 모욕을 줘!?!?!?!" 영문을 모르는 시종들은 도련님이 물건을 던질까봐 전전긍긍하며 요거트를 달랬어ㅋㅋㅋㅋ 발을 있는대로 구르고 방이 떠나가라 소리를 꽥 지른 요거트는 산발인 머리로 방 한가운데에 주저 앉았지ㅋㅋ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꾸 라일락이 "나는 딱히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아." 하는 얼굴이 떠올라서 너무 분해 미칠 지경이었어ㅋㅋㅋㅋ 요거트는 주먹을 꽉 쥐어 손톱이 손바닥을 아프게 찌르는데도 아랑곳 않고 바닥에 주먹을 쾅 내리쳤지.
"너, 너어... 가만 안 둘거야. 진짜 가만 안 둘거야!!!!" 요거트가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고, 시종들은 도련님을 달래질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못했지...
한편 요거트에게서 벗어난 라일락은 연회장 구석에 팔짱을 끼고 서 있었음ㅋㅋㅋ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꾸 흘끔흘끔 시선을 던지는데, 아무래도 아까 요거트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 벌써 연회장 안에 소문이 다 나버린 모양이었음ㅋㅋㅋ 근데 뭐, 별로 내키지 않는데 그걸 굳이 받아들여서 고통받을 이유가 없잖아? 라일락은 짧게 한숨을 쉬고, 역시 사교계 같은 데에 발을 디디지 말걸 그랬다고 잠시 후회했어. 그리고 더는 여기 머물지 말고 그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지ㅋㅋㅋㅋ 연회장을 나설 때까지도 라일락은 제 등 뒤에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와 수상한 시선이 꽂히는 걸 알았지만, 어차피 다시 올 곳도 아닌데 아무렴 어때.
저택으로 돌아온 라일락에게 형님들이 사교계의 첫 소감은 어땠는지 물었어ㅋㅋㅋ 라일락은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말했지. 역시 그 도련님이 먼저 관심을 가졌구나~ 하고 이야기를 잘 듣던 형님들은, 라일락이 요거트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말에 새파랗게 얼굴이 질려버렸어ㅋㅋㅋㅋㅋ "자, 잠깐만 동생아..." 큰형이 아찔하니 이마를 짚고는 라일락을 붙잡았어. "지금 요거트크림 도련님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한거니?" 라일락은 고개를 끄덕였지. "저는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아서요." 옆에 있던 작은형이 탄식함ㅋㅋㅋㅋㅋ
"그... 라일락... 그런 자리에서는 예의상이라도 거절하는 게 아니야." 큰형이 침착하게 라일락의 잘못을 짚어주었지... "게다가 그 도련님은 요구르카 최대 재벌가의 막내 도련님이야. 사교계에서 영향력이 어마어마 하다고." "하지만 전 오늘 이후로 사교계 모임을 안 나갈 생각입니다만." 라일락이 그렇게 말하자 큰형이 다시 이마를 짚었어ㅋㅋㅋㅋ 아니 동생이 무뚝뚝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이정도로 감각이 없을 줄이야!
"사교계뿐만의 문제가 아냐, 라일락." 작은형이 허리를 짚으며 다소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지. "그쪽 집안은 요구르카 경제계를 꽉 틀어잡고 있어. 게다가 그 도련님은... 그쪽 집안의 막내라 집안 사람들이 다들 애지중지하는 존재라고... 자칫하면 우리 집안이 곤란해질 수 있어." 형님들은 벌써 그쪽 집안에서 어떤 식으로 보복을 할지 걱정스러운 눈치였는데, 라일락은 설마 이거 한번 거절당했다고 그정도까지 할까 싶은 거임ㅋㅋㅋㅋ "이정도 거절에 그렇게까지 보복한다면 그건 그쪽 집안 문제가 아닐까요." 라일락이 말하자 형님들은 하늘을 올려다봤지. 신이시여...! 동생에게 무술 실력은 주셨지만 눈치는 없애고 마셨군요...!!
"... 어쨌든 내 생각엔 다음 사교계 모임에 네가 꼭 나가야겠다." 큰형이 라일락의 손을 꾹 잡았어ㅋㅋㅋ 라일락은 얼굴을 찌푸렸어. "제가요?" "그래. 그래서 요거트크림 도련님께 이번의 무례에 대해 사과를 드려. 그러면 비록 속은 상하셨겠지만 모두가 보는 앞이니 사과를 받아주실거야." 큰형은 정말 진심을 담아 라일락의 손을 힘주어 꼭 잡았지. 라일락은 큰형의 제안이 매우 탐탁지 않았어.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그거야..." 큰형은 차마 설명하지 못하고 눈빛으로만 라일락에게 의미를 전달했어ㅋㅋㅋ
"... 알겠습니다." 그 눈빛의 의미를 이해한 라일락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 큰형과 작은형은 라일락이 매우매우 언짢은 기분인 걸 알았지만, 저지른 사태를 수습하는 방법은 이것뿐이었기 때문에... 대신 말없이 손을 뻗어 라일락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었지.
라일락은 자기 방으로 돌아왔고, 모임을 위해 치장했던 것들을 벗었어. 그리고 편한 옷을 갈아입은 채 거울을 봤지. 그냥 파트너 제안을 거절한 것뿐인데, 이게 그렇게 큰 일인가? 아직도 형님들이 전전긍긍하는게 이해가 안 되었고... 무엇보다 요거트가 예쁜 얼굴을 잔뜩 굳히며 모욕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던게 자꾸 생각은 나는데, 이게 그렇게까지 치욕스러울 일인가 싶은 라일락이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이걸 엄청나게 큰 사교계 스캔들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태도나 요거트의 반응, 형님들의 진심어린 조언으로 말미암아 큰 일을 치기는 친 모양이지... 라일락은 한숨을 쉬었음.
그 뒤로 자기가 무슨 고생길에 들게 되었는지 상상도 못한채 말이지!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구상은 했는데 쓰지는 않은... 새삼 아쉬운 느낌이긴 하네요.
2022.1116 카테고리 및 제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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