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강한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읽는 이에 따라 묘사가 섬뜩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스토커 붙은 오구름 보고 싶다ㅋㅋ
스토킹 하는 사람은 딴사람 아니고 그냥 박바람이랑 자주 가던 카페 알바생... 대학교 근처에서 괜찮은 카페가 새로 생겼고 박바람이랑 같이 가봤는데 분위기도 커피 맛도 디저트도 다 괜찮아서 자주 애용했는데 말이지. 사장님도 무척 좋으신 분이고. 근데 새 알바가 들어왔고 모르는 얼굴이라, 오구름은 그냥 반갑게 인사해주고, 알바가 실수한 거(주문한 거랑 다른 걸로 내줌)에 대해 괜찮다고 웃으면서 넘겨버린 그게 화근이었음... 박바람이야 이런 상황에서 다 무뚝뚝하니 쳐다만 보거나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넘어갔지만 오구름이 표적이 된거.
그 알바생이 그런 앤줄 모르고 맨날 그 카페 마냥 열심히 다닌 오구름... 하루는 박바람이 강의가 늦게 끝나서 그 카페에서 앉아서 과제 하고 있는데, 알바생이 와서 오늘은 혼자 오셨냐면서 어쩌구 저쩌구 말 걸어서 그냥 웃으면서 받아주다가 얼결에 어느 동네 사는지 말해버린 거ㅋ...
대학 다니면서부터 독립해서 혼자 사는 오구름(물론 박바람이 거의 반 동거 하는 중임)은 생각없이 얘기하다가 아차 싶어서 대충 얼버무렸는데 말이지... 보통 사람들은 그렇구나 하고 넘길 이야기를, 이런 류의 사람들은 절대 허투루 넘기지 않지ㅋ... 잠깐 뒤에 박바람이 강의가 끝나서 오구름한테 찾아왔고, 둘은 곧 그 자리에서 떴는데... 알바는 카페에서 나가는 오구름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박바람이랑 거리 걸으면서 이상하게 찜찜한 기분 드는 오구름;
오구름 표정이 뭔가 이상하니까 박바람이 무슨 일 있었냐 물었는데, 오구름은 말 안 할까 하다가 그냥 아까 알바랑 얘기하다가 어디 사는지 다 말해서 좀 찜찜하다고 솔직하게 다 털어놓음ㅋㅋㅋ 뭐 금방 잊어버리겠지~ 하고 손사래를 치긴 했지만서도... 그 얘기 들으면서 박바람도 묘하게 안 좋은 기분이 드는데, 역시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겨버림...
문제는 그 뒤로 누군가가 자꾸 집 근처에서 어슬렁대는 게 보이는 거. 처음엔 그냥 지나가는 동네 주민인줄 알았는데 담벼락에 기대고 서 있다든지, 지나가면서 대문을 흘끗거리며 쳐다보고 간다든지... 저쪽 골목길에서 수상한 그림자가 보였다가 사라진다든지 하는게 자꾸 느껴지니까 조금씩 불안해지는 오구름이었다; 뭐지? 하고 돌아보면 아무도 없거나 평범한 동네 청년 같은 사람(겨울이니 모자랑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이 안 보임)이 지나가고 있고 이러니까 기우인가 싶기도 하고 좀 아리까리한 거.
그러다 오구름은 주문한 택배 중 하나가 도착하지 않은 걸 알았는데, 박바람은 오구름이 워낙 물건을 많이 주문하기도 하고 또 배송이 지연될 때도 있으니까 좀 기다려봐라 했지ㅋㅋㅋ 오구름도 처음엔 그런가보다 하고 기다렸는데 며칠이 지나도 안 오고... 배송 추적을 하면 이미 배송이 끝났다고 나오고. 택배 회사에 연락해보니 무인 택배함에 잘 넣었다고 하는데 왜 그거 하나만 없어졌는지 모를 일임; 비밀번호가 걸린 무인 택배함이라 누가 가져갈 수 있을 리도 없고...
참 이상하다 하는 중에 어느날 택배함에 작은 상자가 들어있길래 집에 가져와서 열어봤더니만, 잃어버린 물건이 갈가리 찢겨져서 상자 안에 들어있었음; 너무 놀란 오구름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옆에 있던 박바람도 깜짝 놀라겠지;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하고... 그제야 무인택배함 근처 CCTV 돌려본 둘은, 온통 시커먼 옷을 입은 어떤 청년이 무인택배함 비번을 누르고 상자를 가져가는 걸 확인함... 이 사람 대체 누구지??? 이거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근데 또 저렇게 시커멓게 싸매고 있으면 범인이 누군지 어떻게 찾지 싶어서 신고하는 걸 망설이는 오구름... 박바람은 일단 신고부터 하고 나머지는 경찰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데, 오구름은 증거를 더 모아서 신고하자 함.
문제는 그 일을 시작으로 점점 이상한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거... 문 앞에 아무 내용 없는 쪽지가 붙어있거나... 오구름도 박바람도 먹지도 않은 음료수 캔이나 쓰레기가 버려져 있기도 하고, 주문한 적 없는 물건이 배송되어 택배함이 아니라 문 앞에 그냥 놓여져 있는데, 아무래도 꺼림칙해서 열어보지 않고 그냥 내다 버린 적도 있고. 이러니 점점 불안해진 오구름과 박바람...
박바람은 아무래도 상황이 안 좋은 거 같다, 경찰에 신고하자 오구름을 설득해서, 오구름은 결국 박바람 의견대로 함... 경찰이 집 주변 순찰하고 설치된 CCTV도 다 돌려보고 자료로 가져가고 했는데 기가막히게도 경찰이 집 주변을 계속 도는 동안엔 스토커가 코빼기도 안 보임... 그래서 둘은 경찰이 왔다갔다 하니까 겁먹고 도망갔나보다 생각했는데... 경찰이 한 일주일 간 집중적으로 순찰을 돌다가 문제 없는 거 같다고 하면서 순찰을 중단하니까 또다시 스토킹이 시작된 거;
경찰이 순찰을 그만두자마자 스토커가 문에 한장씩 붙이던 쪽지를 한가득 붙여놨는데, 온통 좋아한다 사랑한다 하는 내용 뿐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은 오구름은 덜덜 떨면서 쪽지 하나 차마 건드리질 못했고, 박바람이 전부다 떼다가 화장실에서 태워버렸음... 어느날은 우편함에 이상한 서류 봉투가 들어있어서 열어보니 어디서 찍은 건지 모를 오구름 사진이 우수수 쏟아지는데... 대학교 강의 듣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캠퍼스를 걷는 거, 카페에 앉아있는 거, 수많은 인파에 섞여 있는 사진에다가... 가장 소름끼치는 건 집에, 베란다 창문에 어렴풋이 보이는 오구름이 찍힌 사진이 있다는 거...
가장 최악은 택배함에 들어있던 상자였는데, 분명 운송장도 제대로 붙어있고 하니까 주문한 게 왔나보다 하고 집에 들고와서 뜯어보니... 오구름이 웃는 얼굴이 찍힌 사진 한 장이 달랑 들어있고 그 위에 말라붙은 허여멀건한 액체가... 오구름은 그대로 비명을 질렀고, 박바람은 덜덜 떠는 오구름을 꽉 끌어안아줌; 이쯤되니 스토킹 수준이 도저히 봐줄 수 있을만한 게 아니니까 경찰에 다시 신고한 둘... 그리고 경비 업체를 불러 집 주변 경비를 강화해 달라고 함...
둘은 이제 강의가 따로 있지 않은 한 항상 붙어다니고, 각자 따로 약속은 웬만하면 잡지 않고, 혹시 약속이 잡히더라도 서로 따라가 주기로 함; 그걸 보는 친구들은 뭐냐 진짜 애정행각 작작해라 하는데, 거기에 적당히 웃으면서 넘기는 박바람이랑 오구름은 웃는게 웃는 것이 아닌 상황...
그러다 둘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일찍 들어와서 있었는데 말이지, 박바람한테 선배 연락이 옴... 같이 운동하는 선배인데 잠깐 좀 보자고ㅋㅋㅋ 박바람은 오구름 혼자 두고 나가는 게 불안하니까 다음에 나가면 안됩니까 했는데, 선배가 서운해 하기도 하고, 오구름도 어차피 집 밖으로 안 나갈거니까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한 거... 박바람은 금방 다녀오겠다고 하고 영 껄끄러운 기분으로 집을 나섰지...
스토커가 붙은 이래로 집에 혼자 있게 된 건 아주 오랜만이라 좀 무서운 오구름은 집안의 불이란 불은 죄다 켜두고, 거실 소파에 담요를 둘둘 감고 앉아서 TV 소리도 겁나 크게 켜놓고 보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초인종이 딩동 울리는 거; 오구름은 소스라치게 놀라서 몸을 웅크린 채 인터폰 화면만 빤히 쳐다봤는데, 거기엔 아무도 안 보임; 누군가 장난을 쳤다기엔 늦은 저녁이기도 하고, 삘이 딱 스토커다 싶은 오구름은 달달 떠는 손으로 폰을 집어 들었지...
오구름이 아무 반응도 안 하니까 초인종이 또 울리고... 한번 두번 세번... 그러다 이젠 아예 초인종을 고장낼 기세로 연속으로 눌러대는데, 그 소리가 시끄럽다 못해 공포스러울 정도니까, 오구름은 경찰이든 박바람이든 누군가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데 그대로 얼어붙어서 아무 번호도 못 누름... 안에서 아무 반응이 없으니까 열받은 스토커가 초인종에 대고 주먹을 갈긴 모양인지 쾅!! 소리와 함께 인터폰 화면이 나가버렸고... 그와 동시에 현관문을 발로 차는 소리가 들리는데, 너무 무서운 오구름은 새파랗게 질려서 숨도 못 쉴 지경임...
한참동안 주먹인지 발인지 현관문을 미친듯이 두드려대던 소리가 갑자기 뚝 멈췄고... 오구름은 이제 갔나보다 안도의 한숨을 내 쉬려는 찰나에, 어디선가 똑똑 소리가 들리는데... 집 주변을 둘러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임; 아무래도 오구름이 보이는 창문을 찾아서 집 주변을 돌아다니는 거 같았음... 오구름은 이제 숨이 멎을듯이 완전히 패닉 상태가 돼서, 담요를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주체가 안 될 정도로 덜덜 떠는 손으로 폰만 꾹 붙잡은 채 이젠 눈물까지 나올 지경인데...
한편 박바람은 선배를 만나러 나갔다가, 선배가 오랜만인데 술 한 잔 하자 하는 걸 극구 사양하고 급히 집으로 돌아옴; 그런데 현관문 옆의초인종이 누군가가 내리친 것처럼 부서져 있는 거; 그걸 보자마자 박바람은 아뿔싸 싶어서 당장 경찰 번호부터 눌렀고, 그놈이 집 안으로 들어간 건 아닌지 현관문을 살폈는데 억지로 열고 들어간 흔적은 없는거. 그럼 집 주변에 있는 건가 싶어 빠르게 주변을 살피는데... 그러다가 거실 큰 창에 붙어서 어떻게든 창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스토커를 발견한 박바람... 당장 달려가서 그놈을 붙잡았는데 당연히 엎치락 뒤치락 몸싸움이 붙었지;
안에서 몸을 바짝 웅크린 오구름은 이제 거실 큰 창에서 들리는 노크 소리에 너무 겁을 먹어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다가, 갑자기 밖에서 고함 소리가 들리고 몸싸움을 하는 소리가 들리니까 정신이 번쩍 들어서 벌떡 일어남; 얼른 가보니 박바람이 스토커놈이랑 치열하게 싸우는데, 스토커는 도망치려고 발악하고 박바람은 그놈을 꽉 붙잡고 안 놓으려고 하는 중임;; 저러다 박바람이 크게 다치면 어쩌지 발을 동동 구르던 오구름... 스토커가 주먹을 내질러 박바람이 얼굴을 얻어맞았고... 박바람이 주춤 하는 사이에 빠져나가려던 그놈은 박바람이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린 다음에 등 뒤에 올라타서 두 팔을 뒤로 꺾어 붙잡음과 동시에 경찰이 집에 도착함...
당연히 경찰은 현행범으로 그놈을 연행해 데려갔고... 박바람은 얼굴을 얻어맞아서 한쪽 얼굴이 살짝 부었음... 경찰이 그놈을 데려간 뒤에야 거실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오구름은 눈물콧물 다 쏟으며 펑펑 울고, 박바람은 맞은 자리가 아픈 것보다도 공포에 떨었을 오구름이 걱정되어 우는 오구름을 달래느라 정신이 없고...
한참 뒤에야 겨우 울음을 그친 오구름은 박바람이 얼굴을 맞은 걸 발견하고 당장 병원 응급실로 끌고 감; 응급실까지 갈 일은 아닌데 한 박바람이었으나... 생각보다 세게 얻어맞은 탓에 입 안이 살짝 찢어지고 얼굴이 붓긴 부었음... 찢어진 입 안을 소독하고 약을 바를 즈음에야 아 아프다 하는 박바람ㅋㅋㅋ... 오구름은 그것봐, 너 다쳤잖아... 하면서 또 눈물 쏟으려고 그렁그렁 하는 중임... 박바람은 이정도야 며칠 약 바르고 하면 나을 거라고, 그놈이 무기 같은 걸 들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고, 무엇보다 네가 다치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라고 하겠지.
이후에 경찰이 사안 조사를 위해 둘을 불러서 경찰서에 가보니 스토커의 정체가 자주 가던 카페의 알바생이었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은 둘이었다... 오구름네 집안에서는 오구름이 경찰서를 다녀왔다길래 이놈 드디어 큰 사고를 쳤구나 했다가, 오구름이 사고를 친 게 아니라 스토커가 붙어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고, 조용하면서도 엄정하게 대응함... 재벌가의 보복;
오구름은 이 일로 좀 트라우마가 생겨서 당분간은 자기 집이 아니라 원래 지내던 본가 별채로 들어가서 지냄... 학교 갈때도 무조건 박바람이 데리러 오거나 아니면 운전기사를 불러 차 타고 가고. 학교에서도 박바람이랑 꼭 붙어서 다니고, 집에 갈때도 박바람이 오구름 옆에 딱 붙어서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고. 단골 카페는 사장님이 자기네 알바가 그런 애인줄 몰랐다고 연신 사과하고 무료 커피도 잔뜩 주겠다고 했지만 발길이 끊어졌고...
그래도 박바람이 헌신적으로 보살핀 덕에 오구름은 금방 트라우마를 극복해 냈다ㅎㅎ... 다만 이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절대 자기 신상을 실수로라도 말하지 않도록 스스로 철저하게 입단속을 하게 된 오구름이었다...
2022.1116 카테고리 및 제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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