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를 보냈고 잠도 잘 자고 일어난 라일락은 늘 일어나는 시간에 눈을 떴는데, 이쯤은 다른 시종들도 슬슬 일어나기 시작하는 시간이라 소음이 별로 없는 시간대임ㅋㅋㅋ 그런 느낌있잖아... 아침 특유의 고요함... 사색을 즐기기 딱 좋은 시간... 그런 시간대인데, 오늘따라 유독 시끄러운 소리가 들림; 라일락은 혹시 저택에 무슨 일이 있는 건가 하고 곧장 나와봤지. 그런데 누구 하나 딱히 뭔가 말을 하는 쿠키가 없음... 라일락이 복도에 나오니 좀 일찍 일어나서 지나다니는 시종들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 하는 것 외에는?
그런데 그 인사 뒤로 이상한 잡음 같은게 들림ㅋㅋㅋㅋ [아 어제 너무 늦게 잤나 피곤해 죽겠네...] 라든지, [왜 벌써 아침이야 힘들어 죽겠네], [으 지긋지긋하다 더 자고 싶어] 이런 것들... 대부분 투덜투덜 하는 소리라서, 라일락은 이게 대체 뭘까 고개를 갸웃했지. 처음엔 인사했던 시종이 말하는 소리인줄 알고, "어제 늦게 잤다고?" 하고 되물었더니, 그 시종이 깜짝 놀라면서 그건 어떻게 알았냐는거야ㅋㅋㅋ
그래서 라일락은 방금전 그쪽이 말하지 않았느냐 했더니, 자기는 인사만 하고 그런 말은 안 했대. 그러면서 라일락을 조금 이상한 눈치로 쳐다보며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는 시종... 아닌데, 분명 저 시종의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걸 들었는데.... 싶었던 라일락은, 두세 명과 인사를 더 나눈뒤로 이것이 "마음의 소리" 인것을 알아챘음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누군가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내용이 갑자기 라일락에게 들리기 시작한 거였지ㅋㅋㅋㅋㅋ
라일락은 좀 당황스러웠음ㅋㅋㅋㅋ 이게 무슨 일일까, 왜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다른 쿠키의 생각을 듣고 있어야 하는가, 혹시 누군가가 질이 나쁜 장난스러운 주술이라도 건 것인가? 라일락은 혼자 심각하게 고민했음. 그러는 사이에 복도를 지나가는 시종들이 생각하는 [오늘도 호위 무사님은 부지런히 일어나셨네] 라든지, [역시 오늘도 잘생기셨어!] 라든지 요런 것들이 자꾸 들려옴ㅋㅋㅋ 마치 라디오를 틀어놓은 것처럼 말이야ㅋㅋㅋㅋㅋ
대부분 그다지 의미가 없는 내용들이라 사실 좀 시끄럽기만 하고 머리가 아팠음... 그래서 라일락은 이마를 짚었지... 설마 이런 현상을 자기만 겪고 있나, 언제까지 지속 되는 것인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니겠지...? 이런 고민을 하다가 라일락은 문득, 그럼 혹시 요거트의 생각도 들을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듦ㅋㅋㅋㅋㅋㅋ
요거트의 생각이라... 사실 별로 고민할 것도 없이, 요거트는 너무 겉과 속이 똑같은 데다가 좋으면 좋은대로, 싫으면 싫은대로 표정으로 가감없이 드러나서ㅋㅋㅋㅋㅋ 라일락은 요거트의 눈썹만 조금 봐도 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파악이 되는 정도였단 말이지? 근데 그건 경험에 의한 추측이잖아ㅋㅋㅋㅋ 완전히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 가끔은 라일락도 짐작했던게 틀릴 때도 있고. 아주 가끔이지만...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선명하게 타인의 생각이 들려온다? 그렇다는 건 혹시 모를 요거트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중의 기회라는 것임...!
근데 또 라일락은 이게 고민임ㅋㅋㅋㅋ 아무리 요거트의 생각이 궁금하다고는 해도, 사실 이건 어떻게 보면 치사한 술수잖아ㅋㅋㅋ 본인이 입밖으로 내는 게 아니라 라일락이 일방적으로 남의 생각을 듣고 있는 거라고ㅋㅋㅋㅋ 이런걸 이용해 먹어도 괜찮은 것인가... 싶은데...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잖아ㅋㅋㅋ 한번 신경쓰기 시작하니까 진짜 궁금하거든, 요거트의 생각이...
게다가 이거, 라일락이 안 듣고 싶다고 해서 안 들리게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거 같음. 그렇다고 이런 핑계를 대고 오늘 하루 요거트의 호위를 안 할 수도 없잖아? 뭐라고 말할 이유도 없고, 이유를 말하면 요거트가 더 이상하게 생각할테니까.
그래서 라일락은 요거트를 깨우러 침실로 가기 전에 심호흡을 한번 함. 혹시라도 요거트가 겉과 속이 다른 생각, 특히 자기에 대해 이상한(?) 생각을 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자, 너무 실망하지 말자 하고 말이야ㅋㅋㅋㅋ 심호흡 딱 세 번 하고 라일락은 방문을 열었음. 역시 요거트는 신나게 퍼질러 자고 있지ㅋㅋㅋㅋ 누가 깨우기 전까지는 제 시간에 절대 안 일어나니까ㅋㅋㅋㅋㅋ 라일락은 요거트에게 다가가서 평소처럼 똑같이 흔들어 깨웠지. 요거트는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다가 방해가 된 모양인지 헤벌쭉 했던 얼굴을 찌푸리고 낑낑대는 소리를 냈지ㅋㅋㅋㅋ
그러다 부시시한 머리로 일어나 앉은 요거트... 라일락은 지금부터 들릴 요거트의 생각이 궁금해서 저절로 긴장이 됐음ㅋㅋㅋㅋ 괜히 마른침 한번 꿀꺽 삼키고 요거트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귀를 기울였는데.... 요거트가 흐아아암 하고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하더니 다시 풀썩 드러눕는거야ㅋㅋㅋㅋ 그때 들린 생각은 [졸려어어...] 였음ㅋㅋㅋㅋㅋㅋ 아, 일어난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라일락은 머쓱해서는 다시 요거트를 깨웠지ㅋㅋㅋㅋ 요거트는 라일락이 깨우면 일어났다가 3초를 버티지 못하고 다시 드러눕는 걸 3번 반복하고서야 겨우 침대에서 빠져나왔어ㅋㅋㅋㅋ
"으어어, 왜 벌써 아침이야... 너무 일찍 깨우는 거 아니야?" 요거트가 아직도 졸음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더듬더듬 욕실로 걸어가ㅋㅋㅋ 생각은 계속 [졸려어어어~~~] 밖에 들리지 않아ㅋㅋㅋㅋ 라일락은 약간 좀비같은 요거트의 목소리를 들으며 일단 요거트를 욕실로 잘 데려다 놓았지. 그 뒤로는 시종들이 요거트를 깨끗하게 씻겨서 내보냈고 말이야. 욕실에서 나온 요거트는 기지개를 한번 쭉 폈는데, 그때도 [으으 피곤해~~] 뿐이야ㅋㅋㅋㅋㅋㅋ 라일락은 자기 생각보다 요거트가 훨씬 단순하구나 싶었다가, 아니다, 아직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거 뿐일거다 하지ㅋㅋㅋㅋㅋ
근데 뭐... 식사하면서도 요거트는 별다른 생각이 없어... [맛있다...], [맛 없어...], [그만 먹을래...] 뭐 진짜 이런거 뿐이야ㅋㅋㅋㅋㅋ 딱 그만 먹겠다고 생각한 시점에서는 요거트는 수저를 내려놓고 입으로도 "그만 먹을래." 했다고ㅋㅋㅋㅋㅋ 예상보다 훨씬 더 겉과 속이 똑같은 녀석이군 하고 라일락은 생각했어ㅋㅋㅋㅋㅋㅋ
요거트는 치장할 때도 특별한 생각은 안 했어ㅋㅋㅋ 그냥 생각하는 거 그대로 다 입밖으로 내놓는 거야ㅋㅋㅋㅋ [오늘은 이게 더 어울리는 거 같은데?] 생각하면 그거 그대로 "오늘은 이게 더 어울리는 거 같아. 이걸로 할래." 이러고, [오늘 화장 잘 받네~] 생각하면 "오늘 화장 잘 받네~" 고대로 읊고ㅋㅋㅋㅋ 아니 정말 겉과 속이 한치도 다르지 않아서 라일락은 좀... 이게 뭔가 싶음ㅋㅋㅋㅋ 옆에 있는 시종은 연신 네네 하면서도 속으로 [음~ 도련님 머리는 오늘 이렇게 올려드려야지. 그리고 여기에 이런 장식을 달고 화장은 이렇게 해서 눈썹을 돋보이게 어쩌구 저쩌구....] 이러고 있는데 말이야ㅋㅋㅋㅋ
라일락이랑 대화할 때도 놀랍게도 다른게 없었어... [오늘 반지는 뭘로 하지?] 고민하는가 싶더니 요거트는 라일락을 불러서 "반지 못 고르겠어. 어울리는 걸로 골라봐." 하는데, 라일락이 악세사리함에서 보라색 보석이 박힌 반지를 드니까 [그건 어제도 꼈던거 아닌가?] 하고, 푸른색 보석이 박힌 반지를 고르려니까 [흠, 색이 좀 탁한 거 같은데] 하고, 그럼 빨간색인가? 하고 골라주니 [그건 좀 맘에 든다] 하는거야ㅋㅋㅋㅋ 라일락은 이런 능력은 뭐 도련님 비위나 맞추라는 것인가 싶었지ㅋㅋㅋㅋ 어쨌든 빨간색 반지가 마음에 든다니까 그걸로 껴주긴 했다만.
오전 시간은 그렇게 놀랍게도 표리가 일치하는 요거트의 생각을 들으며 보낸 라일락... 얘는 정말... 생각 이상으로 단순하구나... 싶은거야ㅋㅋㅋㅋ 아침에 자기가 뭘 고민했고 뭐를 기대했는지 싶을 정도로 허무하게 말이야ㅋㅋㅋㅋ 심지어 심각한 고민도 없어ㅋㅋㅋ 오전 시간에 들었던 고민 중에 가장 심각한 고민은 [오늘은 시내 나갈 때 어느 방향으로 가지? 보석점을 먼저 들를까, 양탄자점을 먼저 들를까?] 이거였음ㅋㅋㅋㅋㅋㅋㅋ 음... 그래, 동선상으로는 양탄자점이지만, 거기서 뭔가를 산다면 짐이 너무 많아지니까 보석점을 먼저 가는게 낫겠지... 하고 자기도 모르게 요거트의 생각에 머릿속으로 대답을 해주던 라일락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터뜨림ㅋㅋㅋㅋ
점심 식사 이후에 요거트는 계획대로 요구르카 시내에 나갔단 말이지ㅋㅋㅋ 내내 고민하다가 오늘은 보석점을 먼저 들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걸 계속 듣고 있었던 라일락도 자연스레 그냥 보석점으로 따라갔지.
보석점에 들어가자마자 상인이 화색으로 요거트를 맞이해ㅋㅋㅋ [아이구 귀한 도련님 오셨네~ 오늘은 매출을 얼마나 올려주시려나~] 심지어 콧노래까지 섞인 상인의 생각에 라일락은 잠시 헛기침을 함ㅋㅋㅋㅋㅋ 상인은 어제 새로 들어온 보석들을 벌써 다 정리해 두었다고, 천천히 살펴보시라며 테이블 위에 늘어놓았지. 요거트는 그 보석들을 하나하나 살피면서 감정하고 말이야.
[오늘은 유난히 푸른색이랑 보라색 보석이 많네.] 요거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라일락은 보석에는 일가견이 없어서 그냥 듣고만 있었지. 뭐, 대충 보석의 색이나 투명도, 커팅을 어떻게 했는지, 크기와 무게... 이런걸 중점적으로 보는 거 같아. 들어도 잘 모르겠지만...
그러던 요거트가 "아, 이건 좀 예쁘다." 하고 보라색의 자수정을 들어올렸는데, 원형으로 커팅한 작은 보석이었어. 그러면서 요거트는 슬쩍 라일락을 곁눈질로 보는가 싶더니, [이거 라일락한테 어울리려나? 라일락 꽃 장식 위에 붙이면 예쁠거 같은데. 아니면 이걸로 머리핀을 만들어서 머리에 달라고 하면 괜찮을 거 같기도?] 하는 거야. 라일락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자기 이름이 들려서 깜짝 놀라 요거트를 바라봤지. 그랬더니 요거트는 얼른 시선을 옮기고는 [깜짝이야.] 하는 거야. 어...?
파란색 보석을 들었을 땐 [흠~ 하지만 이 파란색 보석도 예쁜걸. 이건 반지로 만들어서 라일락에게 주면 잘 어울릴 거 같아. 아닌가? 크기가 너무 작은 거 같기도 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빨간색 보석을 볼때는 [이건 라일락이 춤 출때 입는 옷에 달아야겠다. 반짝거리고 예쁘네. 불타는 색깔이라 더 잘어울릴 거 같아.] 하고... 그 생각을 듣고 있는 라일락은 어쩐지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아서, 도저히 요거트 쪽을 바라볼 수가 없는 거야. 요거트는 한참동안이나 이 보석, 저 보석을 들여다보며 어느 것이 라일락에게 더 잘 어울릴까 고민하더니, "나 결정했어. 이것들 전부 다 살래." 해버리는 거 있지.
상인은 신이나서 [역시 우리 도련님, 통이 크시다니까~!], "아, 예, 예, 당연히 드려야죠!" 하면서 보석들을 포장하기 시작했지. 요거트는 그 모습을 뿌듯하게 바라보면서 [저택에 가면 바로 세공사를 불러서 라일락한테 어울리는 장신구를 만들라고 해야지] 하고 있다고ㅋㅋㅋㅋㅋㅋ 라일락은 예상치도 못하게 요거트의 생각에서 자기 이름을 너무 많이 들어서 당황을 넘어 부끄럽기까지 했어ㅋㅋㅋㅋ
다음은 길을 지나다 우연히 들른 옷감 가게였어. 가게 주인이 요거트를 불러 세워서는, 바다 건너에서 새로운 옷감이 많이 들어왔다고 한번 구경해 보고 가라고 했거든. 요거트는 흔쾌히 가게 안으로 들어갔지. 색도 화려하고 무늬도 정교한 옷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요거트는 하나하나 직접 만져보고 결을 따져보고 무늬를 살펴보면서 [이건 내 옷을 만들고, 저건 라일락에게 어울리는 옷을 만들면 되겠다] 라든지, [앗, 저 무늬는 라일락의 무도복으로 좋겠는데?] 같은 생각을 자꾸 하는 거야ㅋㅋㅋㅋ 라일락은 다시 이마를 짚었어... 얼굴이 또 뜨거워지는 것 같았거든...
한참 동안 여러 가지 옷감을 들여다보던 요거트는 거기 있는 옷감의 모든 것을 한 가지씩 다 사버렸어ㅋㅋㅋㅋ 상인은 [오늘도 한건 하시는 도련님~! 역시 최곱니다!] 하지ㅋㅋㅋㅋ 요거트는 또 라일락을 흘끗 보더니, [저것 중에 몇개는 라일락을 위해 옷을 지어야 겠다. 재단사도 같이 불러야겠는걸~] 하면서 콧노래를 흥얼대는 거야ㅋㅋㅋㅋㅋ
물론... 이제까지 요거트가 샀던 것 중에 상당수가 라일락에게 돌아오긴 했었지... 근데 라일락은 늘 그냥 요거트가 물건을 엄청나게 많이 사니까, 그 중에 흥미가 좀 떨어지는 것들을 그냥 자기한테 주는게 아닐까 생각했었거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죄다 퀄리티가 엄청나게 좋은 것들이니까 크게 상관 없긴 하지만 말이야. 그런데, 이제보니 전혀 그런게 아니잖아! 요거트는 정말로 라일락을 위해 물건을 고르고 있던 거였어... 그것도 그냥 허투루 고르는 게 아니라, 정말 하나하나 자기가 직접 보고 느끼면서 정성스레 고른 거였다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라일락은 잠시 눈앞이 아찔했지... 이건 대체 뭐지? 왜 나 따위에게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 주는 거지... 싶은.
그 뒤로 몇 군데의 가게를 더 들렀는데, 그때마다 요거트는 자기가 가지고 싶은 걸 고르면서도 꼭 라일락을 잊지 않았어. 오늘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물건을 사고 난 뒤에야 요거트가 만족스럽게 [음 좋아! 이 정도면 만족스러워!] "이제 집에 가자, 라일락!" 할 때에야 라일락은 정신을 차리고 요거트를 뒤따라갔지.
요거트는 저잣거리에서 생각했던 대로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보석 세공사와 재단사를 불렀어. 그리고는 열심히 자기가 만들고 싶은 보석과 옷에 대해 이야기 했지. 거기에 라일락의 것도 빠뜨리지 않고 말이야. 라일락은 옆에서 그걸 지켜보기만 했지만, 마음이 괜히 심란한 듯이 어지러워... 이상한 기분이지 뭐야.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면 분명 이상하게 보일테니까, 라일락은 입술을 꾹 다물고 무표정을 유지했지. 그러는 사이에 요거트는 세공사와 재단사와 재잘재잘 이야기 하면서 자기가 갖고 싶은 것, 라일락에게 주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하고 있지.
한참 뒤에야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결정됐어. 요거트는 라일락을 불렀지. "어때? 마음에 들어?" 세공사가 그린 디자인 시안을 보여주면서 요거트가 라일락에게 물었어. "마음에 안 들면 디자인을 수정해 달라고 할게. 어때?" 요거트가 라일락을 빤히 바라보는데, 거기에 요거트의 생각이 들려와.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 라일락이 보기엔 자기에게 과분할 정도로 아름다운 것들 투성이인데 말이야.
"... 마음에 들어." 라일락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어. 라일락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하고 있던 요거트의 얼굴이 활짝 밝아졌지. "좋아! 그럼 이대로 제작해 줘~" 요거트는 후련하게 웃고 세공사와 재단사를 물러냈지. 그리고는 라일락에게 쫑알쫑알 잡다한 이야기를 잔뜩 했지. 라일락은 요거트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었어. 입가엔 보일듯 말듯 미소를 띄우고 말이지.
다음날이 되니까 사방에서 들리던 마음의 소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역시 어제 하루가 무슨 마법이나 주술이라도 걸렸던 이상한 하루였던 거지. 사방이 고요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라일락은 다행이다 싶었지만 조금은 아쉽기도 했어. 요거트의 생각이 조금 더 궁금하긴 했거든ㅋㅋㅋ 그렇지만 역시, 매일 그런 생각들이 들린다면 아마 자기가 더 견디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어서 라일락은 마음을 고쳐먹었어. 그리고 평소와 똑같이 요거트를 깨우러 갔지.
여담) 반대로 라일락의 생각이 들리게 된 요거트도 보고 싶음ㅋㅋㅋㅋㅋㅋㅋㅋ 라일락은 입도 뻥긋 안 하는데 자꾸 어디서 라일락 목소리가 들려서 기웃거리던 요거트가 헐 이거 라일락이 생각하는 건가봐! 하고 무슨 생각 하는지 좀 들어볼까~? 싱글벙글 듣고 있는데... 죄다 [밥 좀 더 먹어], [투정 부리지 마], [위험하니까 안 했으면 좋겠는데], [오늘도 성가신 일을 벌이는군...] 이런 거라서 뭐야 이녀석 역시 잔소리꾼이잖아! 하는 요거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거트가 쟤 나를 애 취급하는 거야 뭐야 하고 뚱하니 라일락을 쳐다보고 있는데 뜬금없이 [... 귀엽네] 하는 거 듣고 띠용???? 한 상태 되었음 좋겠다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걷잡을 수 없이 [귀여워], [머리 쓰다듬어 보고 싶다], [왜 말을 안 하지], [귀엽네...] 하고 있어서 견디다 못한 요거트가 불쑥 "너 라일락 아니지!" 해버리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일락은 "......?"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야. 뭘 잘못 먹었나] 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비밀로 하려고 그랬는데 요거트는 못 견디고 "너 생각하는 거 다 들린다고!!" 해버려서 분위기 갑분싸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일락은 방금 자기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자기 이마 때렸고 요거트는 아 비밀인데 말해버렸다 되면서... 예... 그날은 서로 따로 있기로 했습니다.
2022.1116 카테고리 및 제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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