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거트의 약혼자가 결혼하기 싫다고 우기는 바람에 그 대신 요거트랑 결혼하게 된 라일락으로 시작하는 라일요거 보고 싶다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뭔 소리냐면 샤워하다 갑자기 생각났어요 예...
뭐 대충 아무렇게나 세계관 짜 봅시다... 요구르카 왕국의 왕자 요거트크림... 역시 막내임... 서열 한 20위 쯤 되는 보잘 것 없는 왕자인데, 본인은 권력욕도 없고 그저 먹고 노는 게 좋을 뿐인 그런ㅋㅋㅋ 그리고 아주 어렸을 때 저 멀리 다른 왕국의 왕자와 약혼했음(왜 남자끼리 약혼했냐면 그냥 대충 삽시다)ㅋㅋㅋ 거의 사막 반대편에 있는 작은 왕국... 딱히 지리적 이점도 교류가 많은 곳도 아니지만, 그저 우호와 동맹의 표시로 약혼을 맺어놓은 것임ㅋㅋㅋ
세월이 흘러흘러 두 왕자의 나이가 차서 혼사를 치를 때가 되었는데ㅋㅋㅋ 그쪽 왕국의 왕자는 나름대로 욕심이 있는 사람이었단 말임ㅋㅋㅋ 권력욕, 재물욕에 성욕까지, 하여간 야망덩어리인 왕자였는데, 자기가 이대로 요구르카 왕국의 막내 왕자랑 결혼해 버리면 왕위도 이어받지 못할테고, 요구르카의 데릴 사위밖에 더 되겠음? 게다가 들리는 소문으로는 요거트크림은 권력에 아무 관심이 없다고 하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남자잖아ㅋ.ㅋ.ㅋ.ㅋ.ㅋ.
이 왕자는 자기는 왕도 되고 싶고, 남들에게 무시 당하고 싶지도 않고, 여자를 엄청 좋아하니까 이 결혼이 하기가 싫은데ㅋㅋㅋ 왕국 간의 혼사이니 함부로 무를 수가 없잖음... 힘의 서열이 요구르카가 훨씬 높은 상황이라, 이쪽에서 함부로 혼사를 깼다간 나라가 망할 지도 모른단 말임ㅋㅋㅋ 그래서 이 왕자는 꾀를 쓰기로 했는데ㅋㅋㅋ 자기 대타를 보내기로 한 거ㅋㅋㅋ 왕자는 왕국 전체를 이잡듯이 뒤져서 최대한 자기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찾아냈는데 그게 라일락임ㅋㅋㅋ 물론 라일락이 더 잘생겼음... 이 왕자는 약간... 라일락이랑 비슷하게는 생겼는데, 약간 코도 낮고 눈도 좀 더 찢어진 느낌이라거나 하여간 라일락의 열화판처럼 생김ㅋㅋㅋㅋ
어쨌든 자기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찾은 왕자는 라일락을 데려다 놓고, 이제부터 네가 나인척 요구르카의 막내 왕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하지ㅋㅋㅋ 라일락은 사기 결혼 아닌가 싶지만 지금 자기 처지는 찢어지게 가난해서 먹고 살기 힘들다보니 암살로 하루 벌어 며칠 먹고 사는 그런 꼴이니까ㅋㅋㅋ 그래서 이 사기극에 참여하기로 함ㅋㅋㅋ 들키지만 않으면 되니까ㅋㅋㅋ 이때부터 라일락은 결혼식 전까지 팔자에도 없던 왕실 예절과 교양을 공부하고 호화스런 대접을 받게 되는데...
요거트는 아무 것도 모르고 와 나 결혼한다, 상대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러고 있다가ㅋㅋㅋ 그쪽 나라에서 온 혼약자의 초상화를 보고(당연히 라일락을 보고 그렸다) 와 너무 잘생겼다! 나이도 나랑 비슷해 보여,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 같아 이런 태연한 소리만 하고 있었지 뭐ㅋㅋㅋ
결혼식은 요구르카에서 열리니까 라일락은 그 먼 곳까지 사막을 건너가야 했단 말임ㅋㅋㅋ 거의 열흘도 더 전에 출발한ㅋㅋㅋ 긴 여행길에서 라일락은 아직 얼굴도 모르는 요구르카의 왕자가 좀 불쌍하다고 생각함ㅋㅋㅋ 속아서 결혼하니까ㅋㅋㅋ 자기같은 신분도 낮고 암살 같은 천한 일을 하던 놈이 왕자로 위장해서 결혼하러 간다는 걸 전혀 모를테니까 말이지... 뭐 하지만 라일락 또한 이 일을 하겠다고 동의했고, 여기까지 왔으니 무를 수는 없잖음ㅋㅋㅋ 들키지만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다짐하며 요구르카로 건너온 라일락ㅋㅋㅋㅋ
요구르카에서의 결혼식은 무척이나 성대했고ㅋㅋㅋ 요거트크림과 라일락은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음ㅋㅋㅋ 근데 사랑으로 이루어진 사이가 아니라 정략 결혼이니까, 말만 부부지 사실상 그냥 친구임 친구ㅋㅋㅋ 밥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고 일상 모든 걸 같이 하는 친구ㅋㅋㅋ 요거트는 사실상 지위만 왕자인거고 주어진 건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왕궁엔 이래저래 마음을 터 놓을 친구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부부라는 이름으로 일상을 함께하게 된 친구가 생겨서 기분이 무척 좋았음ㅋㅋㅋ 그래서 라일락을 데리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여기저기 쏘다니고 그럼ㅋㅋㅋ
라일락은 이름도 속이고 요구르카에 온 거라서, 요거트는 라일락의 이름을 라벤더라고 알고 있음ㅋㅋㅋ 그래서 맨날 라벤더, 라벤더 하며 자기가 가는 모든 곳에 라일락을 데리고 다니고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이러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단 말임ㅋㅋㅋ 사실상 몸뚱아리 빼고는 이름과 신분, 지위, 출신지까지 죄다 거짓인 라일락은... 이런 생활을 기대하지 않았음ㅋㅋㅋㅋ 왕자 부부의 생활은 평민들에게 보여지듯 엄격하고 격식있으며, 왕실 내 정치 알력 싸움으로 매우 긴장감 있고 딱딱한 생활일 거라고 예상했는데ㅋㅋㅋ 그것과는 정 반대로 맨날 놀고 먹는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잖음ㅋㅋㅋ 이런게 왕실 생활이란 말인가... 싶을 정도임ㅋㅋㅋ
근데 이게 싫으냐면, 그건 또 전혀 아님ㅋㅋㅋ 아무리 교양 공부, 왕실 예법을 배워 왔다고는 해도 라일락은 결국 서민 출신이라 정치 같은 건 전혀 모르니까 말이지... 그리고 분명 왕실 예법을 익히기는 했다만, 아무래도 어려운 격식뿐이라 이래저래 실수도 많이 했고. 그때마다 요거트는 이런 것도 모르냐며 고개를 갸웃했지만, 뭐 그쪽 나라랑 우리 요구르카랑 문화가 다른가보다~ 그리고 나도 이런 격식 차리는 거 싫어한다~ 하면서 라일락을 별로 의심하지 않았음ㅋㅋㅋㅋ
이러니 하루하루 마냥 요거트랑 어울려 지내는 게 생각보다 꽤 즐거워진 라일락ㅋㅋㅋ 라일락 또한 어렸을 때부터 지독하게 가난에 시달렸고, 자라서는 스스로 먹고 살길을 찾기 위해 갖은 애를 쓰다가 선택한 것이 암살이었기에... 아무런 걱정도 없이 모든 것이 풍요로운 이 생활이 안락하고 편안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놓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지. 게다가 곁엔 자기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친구(명목상 부부이지만)까지 있는데...
물론 양심이 좀 찔리는 날도 있긴 함ㅋ.. 요거트가 불쑥 그쪽 나라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지 않냐 묻거나, 혹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물어볼 때 말이지ㅋ 그때마다 라일락은 대답을 얼버무려서, 요거트는 내심 라일락이 가족들이랑 사이가 별로 안 좋은가보다, 어린 시절에 좋은 추억이 없나보다 이렇게 생각해서ㅋㅋㅋ 그럼 내가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줘야지! 하며 라일락이랑 더 재미있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려고 노력함ㅋㅋㅋ 물론 틀린 말은 아닌데ㅋ
여튼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이 흘러가는 중이었는데... 왕실 생활이 늘 즐거울 수는 없지. 나이든 요구르카의 왕은 이제 왕위를 물려주고 남은 여생을 편하게 쉬고 싶어서, 후계자를 정하려는데... 당연히 왕위 계승권은 장자가 우선이지만, 제 1왕자인 플레인의 성정을 잘 아는 왕은 얘가 왕이 되면 욕심이 과해서 나라는 물론이고 제 형제들도 크게 다치게 할 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임... 그래서 후계자를 확정하는 데 뜸을 들였지. 이러다보니 초조해진 플레인은 아버지의 예상대로 형제들을 배척하고 급기야는 먼 곳에 보내버리거나 암살 시도를 하는 등 보이지 않게 구린 일을 일삼음...
거기에 요거트크림이 휘말리면서, 요거트는 자기도 모르게 곳곳에서 암살 위협을 받게 되었는데... 헌데 요거트의 배우자인 라일락은 원 암살자 출신이잖음ㅋㅋㅋ 이러니 이쪽으로의 감각은 정말 탁월할 정도로 뛰어나서, 요거트를 향한 암살 시도를 모조리 차단해버림ㅋㅋㅋ 라일락은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눈치 챘지. 정확히 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요거트의 목숨을 노리는 상황이라면 필히 왕위 계승과 관련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고...
요거트가 왕위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도 이런 위협이 들어올 정도라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기가 요거트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한 라일락 덕분에... 요거트는 자신을 향한 위협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날 정말 대놓고 자객이 침실에 숨어들어 왔을 때에야 알았음ㅋ... 자객은 침실 한쪽에 숨어있다가 늦은 밤, 모두가 잠들기 직전에 방심하고 있을 때를 노려 습격을 감행했는데, 감각이 좋았던 라일락이 낌새를 눈치채고 빠르게 대처했지. 자객은 라일락에게 치명상을 입고 허겁지겁 도망쳤음... 요거트는 너무 놀라서 한쪽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다가, 자객이 도망치고 안전이 확보된 뒤에야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고, 라일락에게 이런 실력을 숨기고 있었느냐며 감탄했지! 라일락은 머쓱하니 어렸을 때부터 무술 훈련을 꾸준히 받았다고 대충 둘러댔지만... 그날 이후로 요거트는 라일락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라일락 또한 요거트의 믿음에 힘입어 그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했지...
몇 번의 위협이 그들을 노리고 난 뒤에, 플레인은 기어이 왕실 내에서 반란을 일으켰음... 이 사태에서도 라일락은 요거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고, 그 결과 플레인과 정면으로 맞붙었던 몇몇 형제는 죽고 큰 부상을 당했지만 요거트는 멀쩡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음... 반란은 곧 진압되었고, 플레인은 죗값을 치르기 위해 모든 지위와 재산을 몰수당하고 추방되었고.
왕위는 다행히 다른 현명한 형제가 이어받았고, 사태가 수습되는 동안 요거트는 여기에 계속 있기는 좀 어려우니 그동안 라일락의 나라에 가 있기로 했음. 결혼한 이후로 처음 가는 배우자의 나라... 요거트는 일이 이렇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네 고향에 간다니 무척 설렌다며 기뻐했으나, 라일락은 이때부터 완전히 가시방석임ㅋㅋㅋ 자칫 실수라도 했다간 이제껏 숨겨온 모든 것들이 죄다 밝혀질 지도 모르는... 그랬다가는 자기 목숨은 물론이고, 나라 간의 문제로 번져서 전쟁이 날 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 된 거지ㅋㅋㅋ 라일락은 차라리 타국의 별장 같은 곳으로 가는게 좋지 않겠냐 하는 의견을 내비쳤으나, 요거트는 이미 라일락의 나라로 가는 것으로 마음을 굳힌 터라ㅋㅋㅋ 아무 것도 모르는 채 해맑게 "네 부모님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려야지, 라벤더!" 하며 활짝 웃는데... 그걸 바라보는 라일락은 속이 타들어감ㅋ.......
이 상황을 그쪽도 알고 있을테니 대처는 하겠지만서도... 아무래도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라일락은 애써 태연한 체 하고 있기는 한데, 티가 나지 않겠음? 라일락의 낌새를 눈치 챈 요거트는 역시 그가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가보다, 그래서 고향에 돌아가는게 그닥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여겼고,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가족들과 화해를 할 수 있도록 내가 다리 역할을 해 주어야겠다! 까지 생각했단 말임ㅋㅋㅋ 그래서 그쪽 나라로 가는 길에 엄청나게 많은 보물과 각종 귀한 것들을 가득 실어서 갔지ㅋㅋㅋ 선물로 환심부터 사려고ㅋㅋㅋㅋ
열흘이나 되는 먼 길을 돌아 드디어 라일락의 고향에 도착한 요거트 일행ㅋㅋㅋ 그쪽 나라에서는 당연히 엄청나게 환대했고, 요거트는 큰 왕국의 왕자답게 예의를 차려 그들에게 아주 좋은 첫 인상을 심어줌ㅋㅋㅋ 게다가 선물을 무지하게 많이 싣고 왔잖음ㅋㅋㅋ 왕과 왕비는 굉장히 놀라워하며 무척 기뻐했지ㅋㅋㅋ 그 자리에 요거트의 원래 약혼자... 그러니까 진짜 왕자도 같이 있었는데, 그들은 그를 라일락의 형으로 소개함ㅋ... 요거트는 그를 보자마자 "와, 너랑 네 형님이랑 정말 똑 닮았다!" 하며 감탄했는데ㅋㅋㅋ 사실은 형제가 아니라 대타인 것을...... 라일락은 어색하게 웃으며 "그렇지..." 하고 말았는데ㅋㅋㅋ 헌데 자기를 바라보는 왕자의 시선이 심상찮은 것을 느낀 라일락ㅋ...
그날은 하루종일 요거트네 부부를 위한 연회가 열렸고, 성대한 연회에서 요거트는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단 말이지ㅋㅋㅋ 옆에 앉은 라일락은 이마저도 지나치게 불편한 자리여서 소화가 하나도 안 될 지경이었지만... 그리고 아주 늦은 밤, 시종 하나가 요거트와 라일락이 머무는 방에 몰래 찾아왔음. 요거트는 여행에 지쳐 잠에 곯아떨어진 상황이라, 라일락은 몰래 시종을 따라가서... 자기를 부른 왕자와 만났지....
왕자를 마주하자마자 라일락은 무릎을 꿇고 그간 잘 지내셨냐며 문안 인사를 올렸는데, 왕자는 뭐 그렇게까지 하냐며, 누가 보고 있을지 모르니 그정도 격식까지는 차리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ㅋㅋㅋ 그리고는 곁눈질로 라일락을 훑어보는데ㅋㅋㅋ 처음에 자기 대타로 결혼식에 보냈을 때보다 훨씬 때깔이 좋아진 라일락을 보며 슬그머니 부아가 치민 왕자ㅋ... 라일락이 요구르카로 대신 결혼하러 떠나고 난 뒤에, 왕자는 귀찮고 성가신 일을 처리했다고 후련해하며 앞으로 자기가 이 나라를 이어받고 재산을 끌어모을 생각에 신이 나 있었건만, 생각보다 그게 쉽지 않았던 것이었음ㅋ...
왕인 아버지는 아직 정정하고, 재산을 모으기도 녹록치 않고, 이 여자 저 여자 다 건드리며 방탕하게 지냈지만 그닥 즐겁지 않았던 거지ㅋㅋㅋ 그러면서 자기 꿈을 펼치기엔 이 나라가 너무 작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슬그머니 결혼식에 괜히 대타를 보냈나 싶은 마음까지 들었던 차였음ㅋㅋㅋ 근데 딱 이때에 맞추어 요거트가 어마어마한 선물을 싣고 요구르카에서 여기까지 온 것임ㅋㅋㅋ 왕자는 선물의 규모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고, 거기에다 막연히 그럭저럭 생겼을 거라 믿었던 요거트크림의 미모를 보고 경악까지 함ㅋㅋㅋㅋ
이러니 이제와서 라일락을 대신 결혼시킨게 후회가 막심하지ㅋㅋㅋㅋ 왕자는 떨떠름한 얼굴로 라일락을 바라보다, 요구르카에서의 생활은 좋았냐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물어봄ㅋㅋㅋ 라일락은 특별히 과장 없이 담백하게 대답했지만, 왕자가 듣기엔 이미 이 나라와 규모 자체가 다른 호화스러운 생활에 더더욱 후회가 되고ㅋㅋㅋㅋ 급기야는 라일락을 붙잡고, "그 자리 원래 내 자리가 아니냐, 네가 누릴 권리는 아닌 거 같다" 이런 얘기까지 하는데... 라일락은 당황을 넘어 곤혹스럽지. 언제는 왕자의 대타로 가서 대신 결혼한 뒤에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말라고 해 놓고는, 이제와서 이 자리를 탐낸다는 것이...
라일락은 아무리 그래도 지금 요거트크림은 자기를 왕자님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결혼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하며 왕자를 말려보는데, 이미 눈이 돌아간 왕자는 그럴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자고 함... 그랬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 라일락은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는데... 아무리 봐도 왕자는 포기할 기세가 아닌 것임; 라일락은 더 상대했다간 큰일나겠다 싶어, 단호하게 거절하고 먼저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와 방으로 돌아옴... 방에 돌아오니 요거트는 여전히 깊이 잠든 채로 평온한 얼굴인데... 그걸 보니 오랫동안 묵혀온 양심의 가책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라일락... 사실 왕자 말이 틀린 건 아님... 이 자리는 서민 출신이고 암살자였던 자기한테 주어질 자리가 전혀 아니었으니까. 우연찮게 왕자와 외모가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지로 들이밀어진 자리... 그러나 그 이후에 요거트크림과 쌓은 수많은 추억들은 거짓이 아니잖아? 이러니 라일락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매우 심란한 기분으로 요거트 옆에서 불편한 잠을 청함...
그런데 이놈의 왕자는 진짜 작정한 모양인지, 다음날부터 요거트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누가 보기에도 티가 날 정도로 엄청나게 잘 해주는 것임;; 아무 것도 모르는 요거트는 그저 라벤더(라일락)의 형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구나, 성격도 유쾌하고 호탕하고. 이렇게 생각하며 왕자의 속이 구린 호의를 의심 없이 받아들였단 말이지ㅋ... 이걸 옆에서 지켜보는 라일락은 왕자의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이니까, 안 그래도 불편한 상황이 두 배로 불편해짐... 아무리 요거트크림과 자신의 관계가 사랑이 아니라 우정으로 이루어진 신뢰 관계라지만, 그래도 공식적으로 요거트크림은 자신의 반려이니까. 라일락이 몇 번인가 그러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건만, 왕자는 대놓고 무시하고 보란듯이 요거트에게 더욱 잘 해줌ㅋㅋ 당연히 라일락은 짜증이 났지. 하지만 이걸 드러낼 수는 없으니 꾹 눌러 참는 수밖에는...
헌데, 왕자의 호의를 받으면서도 요거트는 라일락이 불편한 낌새를 내비치는 걸 감지했음. 늘 함께 지내다보니 라일락이 그닥 말을 하지 않아도 대충 기분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게 된 요거트였으니까ㅋㅋㅋ 게다가 여기 오기 전까지 요거트는 라일락이 가족들이랑 사이가 별로 안 좋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이 또한 그런 감정의 골로 인한 불편한 기색이라고 생각한 거지ㅋㅋㅋㅋ 그래서 요거트는 왕자가 다른 곳으로 가고 나면 부지런히 라일락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애를 씀ㅋㅋㅋ 라일락은 요거트가 자기를 신경써 주는 걸 아니까 더더욱 양심의 가책이 가중되며 마음이 더욱 심란해 지는데...
그러다 이 나라에 온지 벌써 3주나 되는 시간이 흘렀고, 요구르카에 돌아가기 전날 밤에 왕자는 다시 라일락을 불러냈음. 라일락은 내일 여기를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왕자가 시종을 보내어 나오라고 하니까 마지못해 왕자를 만나러 갔지. 라일락을 마주한 왕자는 첫날 얘기했던 그 말- "그 자리, 원래 내 거잖아. 그러니까 돌려줘." 을 하는데... 라일락은 당연히 거절했음.
그랬더니 왕자는 그럴 줄 알았다며, 하지만 나는 내일 진실을 밝히고 내 자리를 되찾을 거라고 말하면서, 갑자기 호위 무사들을 불러서 라일락을 붙잡아버림; 설마하니 이런 함정이 있을 줄이야! 라일락은 도망치려고 했지만 붙잡혀 버렸고, 그대로 독방에 갇혀버렸음... 대체 뭘 어쩔 셈이지, 나를 죽이기라도 할 셈인가! 라일락은 어떻게든 여기서 탈출하려고 애를 썼지만, 자물쇠를 몇 개나 달아놓은 독방에서 나갈 수는 없었지...
다음날 아침, 요거트는 라일락이 곁에 없으니 어찌된 일일까 싶었지만, 곧 요구르카로 돌아가야하니 나타나겠지 싶어 혼자 준비를 다 해두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라일락이 나타나지 않는 것임. 걱정이 된 요거트는 라일락의 형이라고 굳게 믿는 왕자를 찾아가서, 라벤더(라일락)가 사라졌으니 좀 찾아봐 달라고 부탁했는데... 왕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요거트의 손을 잡으며, 그를 찾을 필요 없다고, 사실 당신의 반려는 내가 맞다고 하는 것임;
뜬금없는 말에 요거트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게 무슨 소리냐 묻자, 왕자는 호위 무사들에게 손짓을 해서 어젯밤에 구금해 두었던 라일락을 끌고 나오게 함. 라일락은 양옆의 호위 무사들에게 붙잡힌 채, 꽁꽁 묶여서 끌려 나와선 요거트 앞에 강제로 무릎을 꿇었고... 요거트는 깜짝 놀라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 했지. 그랬더니 왕자가 하는 말... 원래 당신의 약혼자는 나였다, 그런데 결혼식을 올리러 요구르카로 가는 길에 이놈에게 습격을 당해서 나는 버려졌고, 이놈이 나로 위장하여 당신과 결혼한 거라고 말이야! 자리를 빼앗으려는 것도 모자라 누명까지 씌우려는 거짓말에 라일락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외쳤으나 호위 무사들에게 억눌려 더는 말을 잇지 못했고... 상상도 못한 이야기에 너무나 충격을 받은 요거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경악했지. 어떻게 이런... 일이? 요거트가 충격받은 채 아무 말도 못하고 덜덜 떨기만 하는 사이에, 왕자는 요거트의 손을 꼭 잡고 그 위에 키스하며 이제 진짜 나를 만났으니 나와 함께 요구르카로 돌아가자 하는데...
요거트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라일락과 왕자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왕자에게 잡힌 손을 빼버리고, 얼른 라일락 앞에 똑같이 무릎을 꿇으며 물었지. "거짓말이지, 라벤더?" 목소리마저 덜덜 떨리는 요거트에게, 라일락은 이를 악 물고 고개를 끄덕였음... 그에 왕자는 얼굴을 시뻘겋게 붉히며 이놈이 하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극악무도한 사기꾼 자식이라고 마구 욕하기 시작하는데, 요거트는 라일락을 감싸 안으며 말했지. "당장 이거 풀어. 내 반려는 이쪽이니까. 요구르카와의 동맹을 깨고 싶지 않다면 현명하게 행동해." 하고... 요거트의 반응에 왕자는 당황해서 주춤 물러났으나, 그렇다고 바로 라일락을 풀어주지는 않았음. 오히려 요거트에게 여기가 어디인줄 아느냐, 여기는 요구르카가 아니고 내 나라다, 당신도 사기꾼 자식이랑 같이 감옥에 갇히고 싶느냐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금방이라도 둘을 감옥에 집어넣을 기세였는데...!
요거트가 떠나기로 예정된 시간에 오지 않자 걱정이 된 왕과 왕비가 직접 왕자의 궁에 나타남... 시종들에게 물으니 요구르카의 왕자가 이쪽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해 주길래... 그러다 왕과 왕비는 왕자의 궁에서 벌어진 사태를 그대로 목도했지...
이 꼴을 보자마자 화가 난 왕은 이게 무슨 추태냐며 호통을 치고는, 당장 호위 무사들에게 명령을 내려 라일락을 풀어주라고 함... 갑자기 왕과 왕비가 나타날 줄은 예상치 못했던 왕자는 크게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고... 요거트는 풀려난 라일락을 감싸안으며, 왕에게 왕자가 했던 말을 고했지. 그리고 물었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뭐가 진짜고 뭐가 거짓인지 모르겠다고 말이야. 사태가 이쯤되니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는 처지라, 왕은 결혼에 관한 진상을 요거트에게 털어놓았음...
2년만에 사기 결혼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된 요거트는 너무 충격을 받아 정신이 혼미할 지경임; 이제껏 함께했던 반려가, 사실상 완전히 거짓된 인물이었다니...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굳은 요거트 앞에 라일락은 물론이고 왕과 왕비마저도 고개를 들질 못함... 왕자만 그러니까 내가 당신 약혼자가 맞다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고ㅋ... 한참 동안 말이 없던 요거트는 겨우 정신을 다잡고, 이런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 너무 크게 실망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고 했지. 그리고 라일락을 슥 돌아본 요거트...
라일락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깊게 숙인 채 미동도 않고 있는데, 아무리 사기 결혼을 했다지만 2년간 라일락과 함께 지냈던 시간은 너무나도 즐거웠고, 심지어 라일락은 플레인이 일으킨 반란에서 목숨을 걸고 자길 지켜주기까지 했는걸. 만약 그가 아니라 저 놈팽이 왕자놈이 반려였다면, 과연 저놈이 자기를 지켜줄 수 있었을까? 그리고... 비록 시작은 거짓이었으나 함께한 시간만큼은 전부 진실된 것이었기에... 요거트는 라일락에게 다가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지. "돌아가자, 요구르카로." 요거트의 말에 라일락은 고개를 번쩍 들어 그를 올려다 보았고, 요거트는 라일락을 내려다보며 말했지. "아무리 그래도 내 반려는 너인걸."
왕국을 떠나며 요거트는 사기 결혼에 관한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고, 이 왕국과 요구르카와의 동맹도 깰 생각이 없다고 했지. 다만 라일락의 정체에 관해 뒷말이 나온다면 그때는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남김. 왕과 왕비는 응당 그러겠다고 맹세하고, 아들 단속까지도 다짐했고 말이야ㅋㅋㅋ 라일락은 요거트와 함께 요구르카로 돌아가면서도, 자기가 아직 쫓겨나지 않은 게 믿기지가 않음ㅋㅋㅋ 하지만 이제껏 요거트를 속여왔으니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서 차마 말도 못 붙임... 그저 묵묵히 낙타를 타고 요거트의 뒤를 따라 요구르카로 향하는데...
요구르카에 도착하기 직전날 밤, 차려놓은 임시 숙소에서 요거트는 라일락에게 물었음. "... 그래서, 그럼 네 진짜 이름은 뭐야?" 하고... 라일락은 말없이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요거트를 바라봤지. "라벤더라는 이름, 네 진짜 이름이 아닐거 아냐. 이름만 진짜를 사용하진 않았을 거 같은데?" 요거트가 라일락을 빤히 바라보며 추궁하자, 라일락은... "... 진짜 이름은 라일락이야..." 하며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밝힘. 요거트는 "라일락... 라일락이었구나." 하며 몇 번인가 그의 이름을 되뇌인 뒤에, 활짝 웃으며 말했지.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 라벤, 아니, 라일락!" 하고... 그 순간 라일락은 이제껏 마음 속에 품어왔던 무거운 양심의 가책 덩어리가 스르르 녹아 사라지는 것을 느꼈지. 처음 요거트를 마주했을 때부터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던 죄책감의 덩어리가...
라일락은 조용히 손을 뻗어 요거트의 손을 꼭 잡았고, 그 위에 다시는 네 앞에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며, 언제나 진실한 마음으로 네 곁에 있겠다고 조용히 맹세했음.
2022.1116 카테고리 및 제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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