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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라일요거/긴 썰

[라일요거] 알바생 라일락과 뱀파이어 저택의 막내 요거트크림

by 솨리 2022. 11. 16.

 

 

1.

AU니까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풀겠슴ㅇㅇ... 대학생 라일락은 방학을 맞아 알바를 하려고 알바○, 알바○국 사이트 같은 곳을 뒤적거리다가 시급 쎄고 시간대 널널한 특이한 알바 자리를 하나 발견했음ㅋㅋㅋ 청소 알바였는데, 매일 낮 12시에서 6시까지만 일하는 저택 청소 알바임ㅇㅇ 무려 시급 2만 코인의 개꿀 알바였음ㅋㅋㅋ 게다가 쉬고 싶은 날에는 하루 전에 연락만 미리 해두면 되는 그런 자리ㅋㅋㅋㅋ 단기간에 돈 벌기엔 정말 최적의 자리였지ㅋㅋㅋ 근데 저택 청소라는게 저택이 얼마나 규모가 있는지 감도 안 오고, 하루 6시간 일하는데 돈을 이렇게 많이 주는 것도 좀 수상하잖아ㅋㅋㅋ 그래서 섣불리 신청을 못 하고 미뤄두고 있었음ㅋㅋㅋ

그런데 며칠째 그 알바 자리가 안 나가고 그냥 있는 것임... 고민하던 라일락은 결국 거기에 신청을 넣었음ㅋㅋㅋ 그날 저녁에 바로 연락이 왔지. 굉장히 차분한 여성이 내일부터 오면 된다고 주소를 불러주고,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현관에 있는 주의사항을 꼭 읽어달라고 함. 라일락은 알았다고 하고, 다음날 주소대로 저택으로 향했지.

저택은 지하철을 타고 맨 마지막 종착역에서 내려서 좀 걸어가야 하는 한적한 동네에 있었는데, 멀리에서 봐도 으리으리한 규모였음ㅋㅋㅋㅋ 아무래도 알바 잘못 고른거 같은데 싶은 생각이 든 라일락이었는데, 알바 첫날부터 때려치겠다고 하는건 좀 예의가 아니어서 일단 일주일 정도만 해보자 하고 마음먹고 저택으로 향했음ㅋㅋㅋ

현관문 옆에 달린 초인종을 눌렀는데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고, 대신 문이 그냥 스르륵 열림... 라일락은 뭐지 싶으면서도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갔음. 저택 외관은 좀 으스스할 정도로 커다란 규모였는데, 내부는 햇빛도 잘 들어오고 깔끔하고 안락한 분위기였음ㅋㅋㅋ 무슨 공포영화 도입부 같은 분위기를 생각했던 라일락은 내심 안심했지ㅋㅋㅋㅋ 그리고 현관 바로 앞 테이블에, 어제 통화한 여성이 말했던 대로 각종 청소 도구와 주의사항이 적힌 매뉴얼이 있는 것을 발견했지.

근데 매뉴얼이ㅋㅋㅋㅋㅋㅋㅋ 엄청 두꺼운 책인것임ㅋㅋㅋㅋㅋ 그냥 적당히 알바 주의사항 정도로 생각했던 라일락은 좀 많이 당황스러움ㅋㅋㅋㅋ 무슨 전공 서적만틈 두께가 두꺼운데 이게 뭔가 싶지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알바 자리 잘못 구한거 아냐? 뭐됐다 생각하며 매뉴얼을 집어든 라일락... 마침 테이블에 의자가 같이 있어서, 일단 거기에 앉아서 차근차근 읽기 시작함...

게다가 매뉴얼 내용이 이상해ㅋㅋㅋ 저택에 있는 모든 방은 청소하지 않아도 되지만 어떤 방들은 꼭 매일 해야된다, 특히 2층 3번째 방은 도련님 방이니까 꼭 해라, 그런데 그 방에 있는 암막 커튼은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 그리고 청소 시간 외에 그 방에서 무슨 소리가 나도 절대 방에 들어가거나 문을 열면 안 된다... 등등 이런 주의점이 책 한권 분량으로 빼곡하게 써 있음;

... 이거 인터넷에서 많이 보던 괴담 시리즈 아니야? 나폴리탄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라일락은 좀 오싹한 기분이 들어 읽던 매뉴얼을 덮었음. 그러다 시계를 보니 벌써 청소를 시작할 시간이 된거야. 매뉴얼에서 다른 건 몰라도 시간은 꼭 지켜야 된다고 했으니, 라일락은 청소 도구를 챙겨서 부랴부랴 청소를 시작했지.

알바 첫날인데다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아서 좀 피곤했음ㅋㅋㅋ 청소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닌데, 시간을 꼭 지켜달라는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었지... 라일락은 거실 소파에 앉아서 매뉴얼을 마저 읽었음. 대충 99번까지 있어ㅋㅋㅋㅋㅋ 대부분 저택에서 무슨 소리가 나도 크게 신경쓰지 말라는 내용들이었음. 라일락은 주변을 슥 돌아봤는데, 어디서도 딱히 이상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음.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지.

그러다보니 어느새 알바 마무리 시간인 6시가 거의 다 되었음. 라일락은 부지런히 청소 도구를 정리하고, 정확히 6시에 현관문을 닫고 저택 밖으로 나왔지. 문이 닫히기 직전에 저 멀리 2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 거 같았는데, 매뉴얼에서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으니 그 말대로 했음. 현관문을 닫고 정원으로 나온 라일락은 한숨을 휴 내쉬고, 정원을 가로질러 대문 밖까지 나섰음. 그때 폰으로 문자가 와. 알바비가 입금되었다는 문자였지ㅋㅋㅋ 시급이 센 줄은 알았는데, 일당으로 바로 챙겨줄 줄은? 라일락은 좀 놀랐지만, 문자에 찍힌 일당 금액을 보고 기분이 좋아짐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약 한달 간을 매일 그 저택에서 청소 알바를 한 라일락... 처음 일주일은 시간에 맞춰 청소하고 나오고 하는게 피곤했는데, 적응하고 나니까 이젠 여유가 생겨서 청소도 금방 끝낼 수 있게 됐고, 남은 시간엔 뭘 해도 좋다고 되어 있어서 아주 편하게 알바를 했음ㅋㅋㅋ 이렇게 편한데다 돈도 바로 주다니, 완전 개꿀 알바 아니겠어?ㅋㅋㅋㅋ 2학기 개강 전까지만 다니면 떼돈벌겠구나 싶음ㅋㅋㅋㅋ

처음엔 좀 으스스했던 저택도 계속 일을 하다보니 그냥저냥 지낼만한 공간이 되었음. 날이 좋으면 햇빛이 잘 들어서 분위기도 산뜻해지고, 무엇보다 속세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느낌이 좋았던 라일락이었다ㅋㅋㅋㅋ 그렇게 열심히 청소 알바를 하던 어느날....

단 한번도 이 저택에서 자기가 청소하는 소리 외에 다른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는데, 어디선가 쿵! 하더니 바닥이 긁히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거실 청소를 하고 있던 라일락은 순간적으로 머리털 끝까지 소름이 돋아 사방을 둘러봄... 그 소리는 한동안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뚝 끊김... 라일락은 창밖의 나뭇가지가 바람이 불어 창문을 긁었나보다 하고 애써 그 소리를 잊으려고 함...

근데 그 이후로 종종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리는 거야... 벽이나 바닥을 긁는 듯한 소리라거나...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신음소리 비슷한 거라던가... 그리고 왠지 모르게 집안 곳곳에 검은 얼룩이 많아짐... 이런 저런 이상 현상에 대해 의심을 절대 가지지 말라고 한 매뉴얼 내용을 상기하고 있지만, 라일락은 점점 불안해지지...

그러던 어느날, 라일락은 2층 3번째 방을 청소하다가 정리를 하고 있는데, 등 뒤가 유난히 서늘한거야... 이유를 알 수 없는 섬뜩한 기분에 라일락은 부지런히 청소를 마치고 시간이 되기 전에 방을 나와 문을 닫았지. 그런데 그 순간 방 안에서 쿵!! 소리가 나는 것임.... 소스라치게 놀란 라일락은 문을 열어볼까 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무슨 소리가 나도 절대 방을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생각이 나서 겨우 뒤돌아서 1층으로 내려옴... 그리고 현관에서 택배를 들고 올라왔는데, 요 며칠간 들리던 그 소리... 바닥이며 벽을 긁는 그 소리가 방 안에서 나는 것임.... 정말 오금이 저리도록 오싹한 라일락은 그 자리에서 택배를 들고 굳어버림.... 그런데 그 소리가 점점 문쪽으로 다가와.... 왠지 방 문을 열어볼 거 같은거야.... 그러면 방 안에 있는 무언가와 라일락은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겠지? 그 생각이 든 라일락은 그것만큼은 피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움직여 택배를 문 앞에 가져다 두고 후다닥 1층으로 내려옴; 그리고 그날은 다시는 2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햇빛이 잘 드는 거실에 있었음... 무서우니까;;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라일락은 진지하게 이 알바를 계속 해야하나 고민함... 애써 무시했던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니까 막연했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 그래서 우선은 내일 하루 알바를 쉬기로 했지... 그래서 문자로 저택 관리인에게 내일은 일이 있어 아르바이트를 쉬겠다고 보내니, 1초도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어. 알았다고. 도련님께 전하겠다고...

그러고보니 라일락은 한달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도련님'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어... 가끔 2층 3번째 방에서 긴 연보랏빛 머리카락을 발견하긴 했는데 그냥 머리카락이겠거니 하고 치우고 말았거든. 그런데 오늘 그런 무서운 경험을 하고 나니까, 설마 그... 괴상한 소리가 이 저택의 '도련님' 인걸까 싶은 생각이 드는거야... 그럼 그 도련님은 '사람'인걸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순간적으로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감각이 들었음... 그날밤 라일락은 자꾸만 밀려드는 무서운 생각에 잠을 자질 못했지;

다음날 라일락은 예정대로 알바는 가지 않고, 오랜만에 전갈을 만났음. 전갈은 라일락이 퀭한 얼굴로 약속 장소에 나타나니 고개를 갸웃하지. 그리고 무슨 일이라도 있느냐고 물어봐. 라일락은 자기가 요즘 하고 있는 기묘한 알바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전갈은 딱히 감흥이 없는 것임... 그러면서 기분이 너무 이상하고 안 좋으면 그만 두라는 이야기를 하지. 근데 그만 두는 것도 절차가 있었음ㅋㅋㅋ 쉬는 날은 자유롭게 써도 좋지만, 그만 두려면 반드시 '도련님'이 허락해야만 가능하다고, 그만 두기 일주일 전에는 꼭 말해달라는게 매뉴얼에 있었거든. 전갈은 진짜 이상한 알바라며,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 두라고 충고하지ㅋㅋㅋㅋ

그래서 라일락은 그날 저녁에 저택 관리인에게 문자를 보냈어. 일주일 뒤에 알바를 그만 두겠다는 내용이었지. 역시 문자를 보낸지 채 1초도 되지 않아 답장이 왔는데, 진짜 그만 둘거냐는 내용이야. 그래서 라일락은 그러겠다고 다시 답장을 보냈지. 근데 저택 관리인이, 도련님이 라일락을 꽤 마음에 들어해서 좀 더 고민해 보면 어떻겠냐고 답장을 보낸 거야.... 라일락은 그 문자 내용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음.... 이게 무슨 소리야.... 그 '도련님'은 단 한번도 만난 적도 없는데 나를 어떻게 안다는 거지? 하고.... 오싹해진 라일락이 그래도 그만 두겠다고 했더니, 관리인이 알겠다고 하지.

다음날 다시 청소 알바를 위해 저택으로 온 라일락... 일주일 뒤에 그만둔다고 했으니, 눈 딱 감고 이번 일주일만 버티자... 하는 마음으로 말이지. 헌데 그날은 아무 일 없이 알바를 마쳤어. 그 다음 날도, 그 다음다음 날도... 사흘째 별일 없이 지나가니 괜히 그만 둔다고 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전갈 말대로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 다음날이 되었음... 라일락은 오늘도 정해진 시간에 2층 3번째 방에 들어가서 청소를 하고 있었지... 그런데 어딘가에서 딸깍 소리가 났음. 그 순간 바짝 굳어선 숨까지 멈춰버린 라일락... 대체 어디서 난 소리지? 하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칠흑같은 어둠 속에 움직이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잘못 들은 거겠지 애써 쿵쾅대는 심장을 다스리려 노력하던 라일락은, 목 뒤로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흘러내리며 닿는 것을 느낌... 소스라치게 놀란 라일락은 움찔하며 얼른 뒤로 물러난다는게, 스텝이 꼬여 그 자리에 넘어지고 말았음....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는 바람에 당연히 시선은 천장을 향하게 되었는데.......

천장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 거야...!!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창백한 얼굴의 사람이 천장에 매달린 채 눈을 감고 있었음........ 그게 사람의 형체라는 걸 확인한 순간 라일락은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림...

한참 뒤에 다시 라일락이 정신을 차렸을 땐 천장에 붙어 있는 사람 같은 건 없었음...  라일락은 자기가 너무 겁을 먹어서 헛것을 보고 기절했나보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목 시계에 플래시를 비춰보았지... 그런데 매뉴얼에 명시된 시간보다 5분이나 지체되고 말았어; 큰일났다 싶어 얼른 청소 도구를 챙겨 방을 나가려는데, 문이 열리지 않아...... 라일락은 다시 문 손잡이를 당겨봤지만 문 전체에 강력 접착제라도 발라놓은 듯이 벽에 딱 달라붙어서 도저히 문이 열리질 않는 것임; 라일락은 이제 당황을 넘어 패닉 상태가 되기 일보 직전인데, 등 뒤에 갑자기 서늘한 한기가 닿았음. 그리고 라일락이 잡고 있는 문 손잡이 옆으로 창백한 손이 벽을 짚는데...... 라일락은 또 기절하고 말았음.....

두 번이나 기절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린 라일락... 눈을 떠보니 거실 소파 위였음... 갑자기 기절을 두번이나 한 탓에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데, 문득 기절했던 장소랑 다른 장소에서 정신을 차렸다는 것을 깨달은 라일락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벌떡 몸을 일으켰음... 누가 자길 여기에 데려다 둔거지!? 주변을 홱 돌아보고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뭐야, 두 번이나 기절하다니, 내가 그렇게 무서워?" 갑자기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림; 라일락은 정말 말 그대로 그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음ㅋㅋㅋ;;; 그 꼴을 본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깔깔 웃음을 터뜨림... "덩치는 나보다 큰데 겁이 너무 많은 거 아냐?" 그 웃음소리가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의 웃음소리가 아닌 거 같아서, 라일락은 그 인물을 주시하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남.... 한참 웃어제끼던 인물은 긴 연보랏빛 머리칼을 한번 쓸어넘기고 라일락에게 천천히 다가오지....

"너무 무서워하지마~ 나는 나름 채식주의자라구."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을 하며 라일락에게 다가온 이 이상한 '사람'은 손을 뻗어 라일락의 턱을 잡고는 자기를 마주보게 함. 근데 그 손이 너무나도 창백한데다 피부에 닿는 체온도 너무 낮고, 무엇보다 손톱이 뾰족하게 길었음; 잔뜩 겁을 먹은 라일락은 고개를 돌리고 싶은데, 턱을 잡고 있는 손아귀의 힘이 강해서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그대로 상대방을 마주보게 되지.

라일락보다 약간 키가 작은 인물은 라일락이랑 눈이 마주치자 긴 눈꼬리가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지게 활짝 웃는 것임... 근데 그 얼굴이... 인간의 피부라기엔 지나치게 창백한 빛깔에, 색이 약간 탁한 빛의 푸른 눈동자는 뱀처럼 세로 모양으로 찢어진 동공이고, 무엇보다 웃는 입술 사이로 드러나는 뾰족한 송곳니가... 보이는 거임.... 라일락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바짝 굳어선 아무 말도 하지 못함....

"생긴 것도 멀쩡하게 생겼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겁이 많은 거야?" 그 인물은 킥킥 웃고는 라일락을 놓아줌... 라일락은 얼른 뒤로 물러나, 손길이 닿았던 부분을 쓸어봄.... 아직도 서늘한 피부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있음.... 잔뜩 쫄아서 두려움에 찬 눈으로 자길 바라보는 시선에 인물이 어깨를 으쓱 하더니, "너무 무서워하지 말라니깐? 내가 이 저택 주인이야. 지금까지 멀쩡하게 청소 잘 해 놓고 이제와서 무서워하는 건 좀 인간적으로 너무한 거 아니야?" 하고 핀잔을 줌ㅋㅋㅋ

그거야 당연하지! 아무리 수상한 알바 자리였다지만, 저택 주인이 인간이 아닌 괴물 같은 존재일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 라일락이 아무 말도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으니, 그 인물이 흐음 콧소리를 내고는 소파에 걸터앉음.

"나는 요거트크림이라고 해. 음~ 뭐, 믿거나 말거나지만, 뱀파이어야."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소개를 하는데, 라일락은 머리가 띵함... 뱀파이어라고? 이게 무슨 소리야?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 법한 기괴한 이야기에 라일락은 거짓말 아니냐고 묻고 싶은데, 아까 봤듯 외관 자체가 인간이랑은 다르잖아? 그러니 저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음...

"그리고 너는 라일락이라고 했지? 알바는 왜 그만 두는 거야? 청소를 무지 깨끗하게 해서 좋았는데... 무엇보다 네가 가장 오래 버텼다구." '요거트크림'이 투덜거리며 라일락을 빤히 바라보지. 라일락은 그 시선이 소름이 돋을만큼 무서워 슬그머니 고개를 숙였음... "대답 안 해?" 요거트가 재촉하며 묻지.... 대답을 안 하면 저 날카로운 송곳니나 손톱으로 자길 찢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라일락은 머뭇거리며 대답함... "그... 무서워서...." 라일락의 대답에 요거트가 어이없다는 듯이 벌떡 일어남ㅋㅋㅋㅋ "무섭다니! 나 무지하게 젠틀한 뱀파이어인데! 누구보다 상냥하다고! 물론 지금은 비교할만한 대상이 아무도 없긴 한데, 어쨌든!" 묻지도 않았는데 온갖 TMI를 다 섞으며 말하는 요거트를 보고 라일락은 점점 긴장이 풀려감... 뭐야... 생각보다 좀...?

"시급도 엄청 많이 줬는데! 혹시 더 올리면 계속 일해줄 거야? 시간당 3만 코인, 어때? 나 그 정도 돈은 있어! 돈은 계속 생기는데 쓸데가 없거든... 이정도면 괜찮지 않아?" "잠깐, 잠깐만요..." 안 그래도 정신이 없는데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요거트 말을 따라잡기 어려워 라일락은 잠시 요거트를 저지함ㅋㅋㅋ "그러니까 돈을 더 줄테니까 알바를 그만 두지 말라는 말인거죠?" "그래! 네가 청소하니까 저택이 무지무지 깨끗해졌거든. 전에 일하던 녀석들은 너무 빨리 그만둔데다 성의가 없어서 별로 깨끗하지 않았어. 근데 넌 일을 잘하니까..." 응? 요거트가 눈을 반짝이며 부탁하듯 고개를 까딱이지... 라일락은 잠시 이마를 짚음... 시급 3만 코인... 이런 시급은 다른 알바에서는 볼 수도 없는 금액인데... 갑자기 고민이 되는 라일락....

"맘에 안 들어? 그럼 4만 코인은?" 라일락이 넘어올락 말락한 눈치니까 요거트가 금액을 더 올려 부름ㅋㅋㅋㅋ 거기에 라일락은 더 고민스러워짐ㅋㅋㅋㅋㅋㅋ "에이~ 알았다, 5만 코인이지! 어때?" 드디어 협상점을 찾았다는 듯이 요거트가 외치자 라일락은 거기에 굴복하고 말았음ㅋㅋㅋㅋㅋ "... 좋습니다. 더 일해볼게요." "좋아!! 그럼 계속 와서 일 해주는 거야?" 요거트가 다시 한번 확인하듯 묻자 라일락이 고개를 끄덕이지. 그러니까 요거트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활짝 웃음ㅋㅋㅋㅋㅋ 그 모습에 잠시 움찔한 라일락이었지만, 설마 자기를 공격하겠어 하고 마음을 안심시키려 노력함ㅋㅋㅋㅋ

"그럼 이제 가도 되는 거죠?" 라일락이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려고 그랬는데, "음~ 지금은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갈거야." 하고 요거트가 라일락을 저지함... 왜지? 하고 라일락이 시계를 보니, 저녁 6시가 넘어버렸지 뭐야..... 매뉴얼에 적힌 시간을 넘겨버린 거지. 그때 등 뒤로 오싹한 기분이 들어 뒤를 돌아본 라일락은 소스라치게 놀람; 이상한 시커먼 것들이 돌아다니는데, 그림자처럼 생겨서는 막 흘러내리는... 것들이야... "쟤들은 내 시종인데, 인간한테는 좀 가차없거든. 너무 빤히 쳐다보진 마. 눈이 마주치면 너를 잡아먹을지도 몰라." 요거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지. 뭐요? 라일락은 당황한 얼굴로 요거트를 쳐다봄; 이래서 매뉴얼에 6시가 되면 당장 나가라고,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던 거구나! 싶지ㅋㅋㅋㅋㅋ

"... 그럼 어떡해야 됩니까?" "어쩌기는... 여기서 하루 자고 가야지 뭐." 요거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쭉 펾ㅋㅋ "저택 안에 있는 애들은 내 말을 잘 들어. 그치만 정원에 있는 애들은 그렇지 않거든... 애초에 나는 정원에는 못 나가." 그 말인 즉, 저것들을 뚫고 나갈 재주가 없으면 꼼짝없이 여기에서 밤을 보내야 된다는... 의미였지... 라일락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요거트를 바라보니, 요거트가 머리를 긁적거림. "어, 그래도 네가 있는 방에는 얼씬거리지 않게 명령해 둘게. 음, 너무 걱정 마!" 지금 걱정이 안 되게 생겼냐고요, 뱀파이어 양반! 라일락은 제 머리를 감싸며 주저 앉았음.... 이런 알바, 역시 처음부터 하지 말걸! 후회하며 말이지.....

 

 

 

2.

※주: 폭력 묘사 및 유혈 표현 주의. 후반부 묘사가 잔인함※

어쩔 수 없이 저택을 나가지 못하고 하룻밤 묵게 된 라일락... 은 잠을 자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인간이랑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며 흥분 상태인 요거트가 자꾸 이것저것 물어보는 통에 잠을 잘 수가 없었음... 뱀파이어란 존재가 이렇게 수다가 많은가... 하고 거의 해탈할 지경이 된 라일락ㅋㅋㅋㅋㅋ

한참 라일락 신상에 관해 궁금한 걸 묻더니(몇살이냐, 어디 사냐, 학교는 어디 다니냐, 가족은 있냐, 여자친구는 있냐 오만가지 다 물어봄ㅋㅋㅋㅋ 호구조사 끝판왕이었다...), 이번에는 자기에 대해 궁금한 걸 물어보면 뭐든 대답해 주겠다는 요거트ㅋㅋㅋㅋㅋ 사실 라일락은 별로 물어보고 싶은게 없었는데, 요거트가 자기 신상을 싹 털어가자 왠지 억울해서라도 똑같이 캐물어야겠다고 생각함ㅋㅋㅋ

그래서 물어보니...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나름 순혈 뱀파이어고, 200년 넘게 살았다는 것임ㅋㅋㅋ(어쩐지 물어보는게 영 늙은이 같더라니, 라일락은 속으로 생각했다)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햇빛을 보면 피부가 타버려서 낮 동안에는 활동하는게 어렵다, 그래서 낮에는 주로 잠을 잔다. 날개(요거트가 뒤를 돌아서 직접 보여줬는데, 정말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커다란 박쥐 날개 한쌍이 어깻죽지에 붙어있음ㅋㅋㅋ 그런데 의외로 숨기는 기능(?)이 있다는 거)로 천장에 붙어서 잠을 잔다. 가끔 자다가 떨어질 때도 있다(그제야 라일락은 자기가 청소하면서 들었던 쿵! 하는 소리의 정체를 알았음)...

정말 인간의 피를 마시냐 물으니, 요거트는 자기는 채식주의자라서 인간 피는 안 마신대ㅋㅋㅋ 뱀파이어에게 채식주의자가 대체 무슨 의미냐 하니까, 인간 피는 안 마시고 동물 피를 주로 마시는 게 채식주의자라나 뭐라나, 라일락은 자기가 아는 "채식주의자"의 의미가 잘못된 것인가 잠시 고민했음ㅋㅋㅋ 인간 피를 취하면 뱀파이어 본연의 힘이 강해져서 강력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만, 그만큼 약점에 취약해져서 햇빛이나 은탄(은으로 만든 총알), 십자가나 성수에 조금만 닿아도 엄청난 고통을 느끼게 된다나 뭐라나...

집안에 돌아다니는 그림자 같은 생명체는 무엇이냐 물으니, 그것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저택에서 일하던 원령 비스무리한 것들이라는데, 오직 요거트의 말만 듣는다고 함. 요거트는 그것들을 '그림자 시종'이라고 부르고 있고. 인간에게 특별히 해를 끼치진 않지만, 우연찮게라도 눈이 마주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잡아먹힐 수 있다고(대체 눈이 어디 달려있는지 알 수 없으니 그냥 쳐다보지 말라는 말을 덧붙임)... 그리고 저택 내부에 있는 것들은 요거트가 직접 통제 가능하지만, 저택 밖에 있는 것들은 그냥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것들이기 때문에 통제하기 어렵다고 하지.

그리고 저것들도 햇빛에는 매우 약하기 때문에, 낮 동안에는 저택의 그늘지고 어두침침한 곳에 주로 숨어있는데, 그럴때 은신처를 건드리면 매우 공격적이어서, 매뉴얼에 아무거나 손대지 말라고 적어둘 수 밖에 없었다고 얘기해 줌. 그래도 의외로 저들 중에 실제로 대화가 가능한 것들이 있다며, 처음 라일락과 통화했던 그 '저택 관리인'도 사실은 저들의 일종이라고 말함... 라일락은 잠시 등골이 오싹했다...

시종이 있는데 굳이 인간 청소부를 들여서 일을 시키는 이유가 뭐냐 물으니, 저것들은 물론 일도 잘 하고 굉장히 유능한 존재들이지만 어째서인지 청소만큼은 할때마다 검은 얼룩이 묻어난다나... 라일락은 저택 곳곳에 묻어있는 검은 얼룩의 정체를 지금 알았음ㅋㅋㅋ 본인이 직접 하면 되잖느냐 하니, 요거트가 "난 청소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단 말이야!"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척없는 라일락;

그럼 이 저택의 정체는? 요거트는 오래 전부터 자기 가족이 살던 곳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어떤 마법적인 결계가 정원 밖으로 크게 한번, 저택을 중심으로 한번 더 쳐져 있어서, 보통 인간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고 함... "그럼 나는 어떻게... 여기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거지?"(계속 존댓말을 쓰고 있었는데, 요거트가 답답하다며 반말을 쓰라고 우겨서 편하게 말함ㅋㅋ) 라일락이 의심스럽게 물으니, 요거트가 "당연히 내 허락을 받았으니까!" 하고 해맑게 웃지ㅋㅋㅋㅋ 그리고 자기는 저택에 둘러쳐진 결계 때문에 저택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덧붙여서 말함...

가족들이 같이 살았다고 했는데, 그 가족들은 다 어디 갔느냐 하고 물으니, 요거트가 잠시 턱을 짚고 생각하다가 천천히 대답해 줌... 100년 전까지 같이 있었던 형을 마지막으로 모든 가족이 죽었다고 말이야. 순혈 뱀파이어는 자연적으로는 일정 나이에 다다르면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몸이지만, 약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특히 급소를 공격당할 경우 회복이 매우 더뎌진다고 함... 그럴 때 인간의 피를 취하면 다시 소생할 수 있으나, 그 전에 다시 공격당하면 죽게 된다고...

"... 우리를 공격하는 교단이 있었어." 요거트는 턱을 괴고 한숨쉬듯 이야기하지. "자기들 말로는 세상에 존재하는 어둠에서 태어난 사악한 존재들을 없애는 교단이랬어. 아주 오래전부터 뱀파이어를 사냥한 집단이었대. 처음엔 세력이 비슷했는데, 너무 많은 뱀파이어들이 죽고 나면서부터는 교단이 더 우세해졌어."

뱀파이어가 동료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인간처럼 남여체가 만나 성관계를 가지고 임신하는 것과 인간을 물어뜯어 뱀파이어로 변화시키는 것이었음. 그러나 종족의 수가 줄어들자 서로 근친상간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태어난 어린 뱀파이어들은 너무 약했던 것임... 그렇다고 인간을 물어 뜯어 뱀파이어로 변화시키는 것은 사실상 확률의 문제다 하는 요거트...

"인간을 물어뜯는다고 해서 바로 뱀파이어가 되지는 않아." 요거트가 입을 벌려 송곳니를 보여주지. 라일락은 슬그머니 뒤로 물러남ㅋㅋㅋ "순혈 뱀파이어의 송곳니에는 독액이 들어 있어. 인간을 물면 이 독액이 인간 체내에 주입되는데, 이게 엄청 독하거든... 고통을 이겨내야 뱀파이어가 될 수 있는데, 대부분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 요거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지... 그러다 뒤로 멀찍이 물러난 라일락을 발견함ㅋㅋㅋ "뭐야, 왜 뒤로 도망갔어? 나 너 안 문다니까? 나 채식주의자라고!"

"어쨌든, 그래서 우리 종족의 개체수는 엄청나게 줄어들었고, 150년 전에 남은 건 우리 가족뿐이었어." 다시 자리에 앉은 요거트가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감... "우리는 교단을 피해 이곳저곳 많이 옮겨다녔어... 난 되게 어린 나이였는데, 늘 숨어지내고 도망다니고 하는게 엄청 지겨웠던 거 같아.... 그런데도 교단은 늘 집요하게 우리가 있는 곳을 알아냈고, 그때마다 전투가 벌어졌어... 그리고 가족들이 하나둘씩 죽어갔지..."

마지막에 이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120년 전쯤이고, 그땐 이미 요거트와 그의 형, 어머니만 남은 상태였다고 함. 그리고 다시 교단이 그들을 추격해 왔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음... 그 전투에서 어머니와 형이 죽었는데, 형은 죽어가는 와중에도 사력을 다 해 저택과 정원 전체에 결계를 만들었고, 그 결과 저택만큼은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하지.

"형이 죽은 건 100년 전이야. 그 뒤로는 나 혼자 여기에서 지냈어." 요거트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지... "그러니까 내가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뱀파이어인 셈이지." 기운 없는 표정이 어딘가 쓸쓸해 보여서 라일락은 이거 위로를 건네야 하나 잠시 고민함... 근데 인간의 위로가 뱀파이어에게 의미가 있나? 싶음...

"... 안됐네." 고민하던 라일락은 짧게 맞장구를 쳐 주지... 요거트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반짝 들어올림ㅋㅋㅋ "오, 나 인간한테 이런 위로 받는 거 처음이야!" 그러더니 진심으로 기쁜 얼굴로 라일락의 손을 덥석 잡는거임ㅋㅋㅋㅋ "역시 제대로 본게 맞네! 넌 정말 최고의 알바생이야! 다른 애들은 내가 이런 얘기를 하기도 전에 다 도망가 버렸다구!" 하는데.... 라일락은 그들이 과연 여기서 살아서 나갔을까 싶은 생각이 조금 들었음......

그렇게 본의 아니게 요거트의 신상을 알아버린 라일락은 그 뒤로도 계속 저택 청소 알바를 하게 됨ㅋㅋㅋ 일단 시급이 왕창 올랐잖아ㅋㅋㅋ 시간당 5만 코인이라니ㅋ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요거트가 너무나도 간절하게(거의 떼를 쓰다시피) 라일락을 붙잡았기 때문에, 라일락은 그냥 개강 전까니 계속 여기에서 일을 하기로 함ㅋㅋㅋㅋ

다행인건, 이제는 낮에 청소를 하다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도 대충 요거트가 자다가 천장에서 떨어졌겠거니, 혹은 그림자 시종들이 어둠 속에서 이동하고 있겠거니 생각하니 하나도 무섭지 않게 된 것이었다ㅋㅋㅋㅋ 그리고 저택의 실체를 알고 나니 그림자 시종의 은신처를 건드리는 것 외에는 매뉴얼의 내용을 따를 필요도 없어졌지ㅋㅋㅋ 이러니 알바가 완전 편해졌지 뭐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끔은 아직 해가 지지 않았는데도 요거트가 암막 커튼이 쳐진 칠흑같이 어두운 방 안에서 깨어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절대 방 밖으로 나가지 않음), 혹은 저녁 6시가 되기 전에 조금 일찍 깬 요거트가 오늘은 여기서 놀다 가라거나 한 경우가 꽤 드물게 있었기 때문에, 라일락은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요거트가 나이 200살 먹은 친구처럼 느껴짐ㅋㅋㅋㅋ

요거트는 나이는 200살 넘게 먹었는데도 의외로 꽤 현대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컴퓨터를 할 줄 알았기 때문이었음ㅋㅋㅋㅋ 뱀파이어가 컴퓨터라니 세상 이상한 조합에 라일락은 의아했지만, 자기 인○타그○ 계정까지 있을 정도로(물론 자기 사진은 안 올린다) 세상 인싸 뱀파이어였던 요거트ㅋㅋㅋㅋ 취미는 인터넷 쇼핑에 주식이라니 뭐라나; 어쩐지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더라니, 주식 때문이었음을 알고 약간 허무해진 라일락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

이래저래 같이 지내다보니 요거트가 생각보다 꽤 괜찮은 뱀파이어임을 알게 된 라일락... 물론 얼토당토 않은 억지를 부리거나 떼를 쓸 때도 있긴 한데, 적당히 무시하거나 적당히 들어주면 또 금방 좋아라 하고 따르는 것이, 진짜 외로움을 많이 탔구나 싶은 거임... 하긴 가족이 모두 죽고 100년이나 이런 삭막한 공간에 갇혀서 혼자 지냈다면 그럴만도 하지... 어느새 라일락은 요거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었음.

시간이 흘러 라일락은 여름 방학이 끝났고, 개강 시즌이 됨. 라일락이 이제 다시 학교를 다녀야 해서 청소 알바는 하기 어렵다고 하니까, 요거트가 적잖이 충격을 받음ㅋㅋㅋㅋ "그, 그럼 다시는 여기 안 와?" 요거트가 묻자 라일락은 잠시 고민함... 강의 끝나고 가끔 들를 수는 있지만 매일 오긴 어렵지... "... 가끔 놀러 올게." 라일락이 미안한듯 말하니, 요거트가 "... 주말엔 맨날 와야해." 하고 부루퉁한 표정을 지음ㅋㅋㅋㅋ 라일락은 그래그래 알았다 알았어 해줌ㅋㅋㅋㅋ

평범하게 전갈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라일락... 학기 초에 가끔 강의가 일찍 끝나는 날은 요거트가 있는 저택으로 놀러가곤 했지만, 강의가 늦게 끝나서 6시를 넘어버리면 그림자 시종이 활보하는 정원을 통과할 수가 없어서 놀러가지 못함ㅋ.... 그리고 학기가 무르익으니 조별 과제며 시험이며 챙겨야 할 것이 많아져서, 주말에도 저택에 놀러가지 못했지... 정신 없이 지내는 와중에도 라일락은 가끔 요거트 생각이 나서 오늘은, 내일은, 이번주는, 다음주에는... 하지만, 생각보다 짬이 나질 않았음... 그래서 요거트에게 점점 미안해 지는 거야...

요거트의 사정을 알고 있는건 이 세상에 오로지 자신 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요거트가 어느 순간부터 자기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는걸 알고 있었거든. 아마 외로움의 크기만큼 의지하게 되었겠지? 그런데 자의든 타의든 간에 약속을 자꾸 미루고 지키지 못하게 되었잖음... 이러니 가뭄에 콩나듯이 요거트를 찾아가게 되면, 라일락은 요거트에게 잘 해줄 수밖에 없는 것이었음... 미안해서라도 말이지.

요거트는 지난 100년 간은 외로움을 삭히고 삭혀가며 어떻게든 견뎌냈기 때문에 괜찮았음. 처음에 형이 자기만 남기고 죽어버렸을 때는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거 같았고, 자기도 가족들 따라 죽어버리고 싶었음. 하지만 형이 만들어 둔 결계는 너무나 강력해서, 저택 안에서 요거트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었고, 여기서 나갈 수도 없었음. 그렇게 고립된 공간에서, 그림자 시종들이 잡아오는 동물의 피를 섭취해가며 그야말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었던 것이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결계에 틈을 만들어 거기로 드나들 수 있게 되었지만 요거트는 나가지 않았음. 어차피 밖으로 나가도 세상에 남은 뱀파이어는 저 혼자니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걸 찾기 위해 저택에 '인간 알바'를 두기 시작했던 거지. 그리고 웃기지만 컴퓨터를 열심히 하게 됐고ㅋㅋㅋㅋ

그런데 이 인간 알바들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요거트가 정해놓은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그림자 시종에게 잡아먹히거나, 혹은 우연찮게 요거트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겁을 먹고 죄다 도망쳐버린 거야; 그래도 개중에는 규칙을 잘 지켜서 꽤 오랜 기간 일을 한 녀석들도 있었지만, 돈을 웬만큼 벌게 되었거나 혹은 자기 사정이 급해지면 금방 알바를 그만 둬 버렸던 것임...

그러던 중에 라일락을 만나게 됐고, 처음으로 자기가 묵혀놨던 오랜 이야기를 죄다 터놓을 수 있었잖아. 라일락은 또 그 이야기를 들어주었네? 게다가 일도 그만 두지 않고 꽤 즐겁게 지냈단 말이야. 드디어 요거트는 자기가 지고 있던 거대한 외로움 덩어리를 이제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는데, 매일 찾아오던 라일락이 가끔 오다가, 이제는 바빠서 거의 못 오게 되었잖음... 이러니 요거트는 혼자서 견딘 100년의 시간보다 라일락이 오지 않는 몇주를 더 외롭게 보냈음... 차라리 친구가 되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서 라일락도 다른 알바생들처럼, 그래, 잠깐 스쳐지나가는 인간일 뿐이었다고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으려고 치면, 어김없이 라일락이 저택에 나타나는 거야... 마치 밀당하듯이 말이야. 그러면 요거트는 오늘이야말로 "이젠 더 안 와도 된다" 라는 말을 해야지 굳게 다짐하지만, 막상 라일락이랑 같이 시간을 보내면 너무 즐거워서 그걸 포기할 수가 없는 거였지... 아, 다음에 또 라일락이 날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 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하고... 결국 요거트는 무엇도 포기하지 못한 채, 라일락이 찾아오는 날을 손꼽아서 기다리게 되지.

시간이 흘러흘러 라일락은 기말 고사만 남겨두었고, 이게 끝나면 겨울 방학이 될 차례였음. 그러면 다시 요거트네 저택에 일을 하러 갈 수 있는 거야. 이 소식을 전하니 요거트는 너무 기뻐하면서, 라일락이 얼른 겨울 방학을 하기를 고대하고 또 고대하게 됨ㅋㅋㅋㅋ 벌써 겨울 방학에 라일락이 놀러오면 뭘 할지 계획부터 세우고 있음ㅋㅋㅋㅋ 물론 라일락과 요거트는 서로 생활 패턴이 완전 반대니까 둘이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말이지ㅋㅋㅋㅋ 요거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라일락도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며 웃어버렸지만, 내심 자기도 기대하게 됨ㅋㅋㅋ

한참 기말 고사 기간이라 바쁜 와중에, 학교 앞에 어떤 종교 단체가 찾아와 포교 활동을 하고 있었음. 학교는 개방된 공간이니 종종 이런 일이 있곤 했지. 그때마다 라일락은 종교에 크게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치고 말았는데, 그 종교는 문양부터 처음 보는 종교였음. 특이한 문양이네? 하고 잠시 멈춰서서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니, 그냥 다른 종교의 홍보 활동이랑 크게 다르지 않아. 그래서 라일락은 그들을 그냥 지나쳤지.

드디어 라일락의 기말 고사가 끝났음. 라일락은 학기 마무리로 마지막 과제까지 제출하고, 다음날부터 요거트네 저택으로 출근(?) 하기 시작했지ㅋㅋㅋ 당연히 요거트는 무지무지 기뻐했고ㅋㅋㅋㅋㅋ 이제 요거트는 낮 시간 동안에 더 많이 깨어 있게 되었고, 라일락은 그 저택에 머물며 밤을 보내는 날이 많아지게 되었음. 그리고 저택의 그림자 시종들도 라일락의 존재를 알고, 알아서 잘 피해 다녀ㅋㅋㅋ (예전에 한번 라일락과 눈이 마주친 그림자 시종이 라일락을 잡아먹을 뻔 했는데, 요거트가 그 자리에서 그놈을 터뜨려버렸음... 라일락은 얼결에 시커먼 먹물 같은 걸 뒤집어 썼다고 한다)

큰 저택에 둘만 있으니 뭘 하겠냐만은, 요거트의 취미는 쇼핑이고 주식이었기 때문에ㅋㅋㅋㅋㅋㅋ 정말 온갖 재미있어 보이는 걸 잔뜩 사다가 이것저것 다 해봄ㅋㅋㅋㅋㅋㅋ 그러다보니 어느새 라일락도 요거트도, 서로 말은 안 했지만 상대방에 대해 좀 더 각별한 마음을 갖게 되었지.

처음에 라일락은 자기가 인간도 아닌 뱀파이어에게 이런 마음을 품게 되었다는 걸 믿을 수 없었지만, 그게 뭐가 문제야? 이미 요거트가 인간이건 뱀파이어건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는데 말이야. 중요한 건 오로지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걸 알았기 때문에, 라일락은 그저 이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했음.

요거트는 자기가 라일락에게 좀 더 특별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 사실 다른 건 문제가 아니지만 라일락이 자기보다 먼저 죽을 게, 그게 가장 걱정이 되었음. 자기는 자연적으로는 더 이상 나이도 먹지 않고, 죽지도 않을 텐데, 라일락은 시간이 지나면 나이도 먹고, 언젠가는 죽을테지... 그러면 너무 슬플 거 같은 거야... 근데, 그래도 자기는 여전히 살아서 라일락에 대해 추억할 수 있잖아? 하지만 라일락은 죽어버리면 더 이상 무엇도 기억할 수 없게 되잖아. 그러니 라일락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꼭 그와 더 좋은 기억만 만들자고 생각하게 됨.

그렇게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몇주간 둘은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음. 전갈이 수상하게 여길 정도로 말이야ㅋㅋㅋ 너 여자친구 생겼니? 하는데 라일락은 딱히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음... 여자친구는 아니고, 친구는 친구인데, 친구보다는 좀 더 특별한 사이... 인거지 요거트는ㅋㅋㅋ 전갈은 진짜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음ㅋㅋㅋㅋ

그런데 늘 라일락이 요거트네 저택으로 가기 위해 내리는 지하철 역 종점에, 어느 날은 한 종교 단체가 포교 활동을 하러 왔음. 기말 고사 기간에 학교에서 얼핏 봤던 그 단체야. 라일락은 이런 외진 곳에서도 포교 활동을 하는 구나. 하고 여느때처럼 지나쳤지.... 그런데 다음날은, 역이 아니라 역 바깥의 거리에서 포교 활동을 하고 있네. 이 근처가 이 종교의 본거지인가 싶었지.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는 조금 이상해. 포교 활동은 아닌데, 그 종교의 문양이 그려진 두건을 두르거나, 티셔츠를 입었거나, 가방을 메고 있는 사람들이 유독 거리에 많이 보이는 거야. 신흥 종교? 사이비? 이런 생각이 든 라일락은 괜히 붙잡히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생각하며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지...

그날은 날씨가 무척 안 좋았고, 라일락은 저녁에 집에 가 봐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저택에서 나와야 했음. 6시가 되기 전에 정원을 빠져나온 라일락은 지하철 역으로 향하려고 했는데, 저택 담벼락 앞에 누군가 서 있는 걸 발견하지. 그런데 이 저택, 분명 요거트의 허가를 받은 라일락 외에는 그냥 오래된 공사장 공터처럼 보일 거랬거든? 하지만 담벼락을 바라보는 사람은 뭔가 알고 있다는 듯이 주위를 훑어보고 있어. 라일락은 느낌이 좋지 않아 그 사람을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그쪽에서 먼저 말을 걸었어.

"저기, 길 좀 물읍시다." 라일락은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음. "여기에 가려는데요... 도저히 보이질 않아서 말입니다." 하고 그 사람이 종이 쪽지를 내미는데, 어디서 많이 본 건물 그림이야... 요거트네 저택이었지! 당황한 라일락이 멈칫하고 대답을 하지 못하자, 그 사람이 "드디어 찾았군." 하고 씩 웃더니 이상한 손짓을 하는 거임. 그와 동시에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를 사람들이 우루루 나오더니, 라일락을 붙잡아 버렸음;

"무슨... 짓이야!" 라일락이 사람들을 떨쳐내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은데다 악력이 대단해서 저항은 얼마 하지 못하고 그대로 붙잡히고 말았어. 그들은 라일락의 머리에 짙은 색깔 보자기를 덮어서 시야를 차단해 버렸지. 라일락은 시야가 가려지기 전에 그 사람들 옷에 그려진 문양을 봤음. 바로 그, 학교에서 포교 활동을 했던 그 종교 단체인거야! 그 사람들이 학교에서부터 라일락에게 붙어 꾸준히 뒤를 밟아오고 있었던 것이었지....

라일락은 보자기에 가려 시야가 완전히 차단됐고, 두 손도 등 뒤로 묶여서 결박되고 말았어... 그자들- 교단 교인들은 라일락에게 요거트의 저택에 관해 묻지. 하지만 라일락은 입을 굳게 다물었어. 이자들이 요거트를 죽이러 온 걸 알았으니까. 라일락이 대답을 하지 않자 누군가가 얼굴을 강하게 후려치는데, 라일락은 억 소리를 내며 쓰러졌음... 눈앞이 핑핑 돌고, 입술이 찢어진듯 쇠비린맛이 났지... "똑바로 대답해라, 이 간악한 것!" "이미 사악한 것에 홀린듯 하여 정화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움직이지 못하게 해 두고, 우선은 살려두도록 하지. 그것을 끌어내기 위한 미끼로 써야 하니까 말이야." 하는 이야기들이 어지러운 머리로 흘러드는데, 그 순간 누가 다시 라일락의 배를 강타함...

몇분간 라일락을 향한 폭력 행위가 이어지고, 라일락은 이를 악 물었지만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음... 그 사이에 누군가 정원의 결계 가장자리를 찾았고, 교단 교인들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은제 십자가를 치켜들어 이상한 주문을 외워 정원의 결계를 부숴버렸음. 그러자 이제껏 오랫동안 방치 되었던 공사장처럼 보였던 공간이, 순식간에 높은 담장과 풀이 무성한 정원으로 바뀐거야. 결계가 풀린거지.

교단 교인들은 각자 무기를 챙겨서 정원으로 침투했지. 6시가 지난 시간이라 그림자 시종들이 정원을 활보하다가, 갑자기 밀려들어오는 교인들을 보고 달려드는데, 교인들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림자 시종들에게 은탄을 쏴버림... 은탄에 맞은 그림자 시종들은 그자리에서 터지거나 흐물흐물 녹아내려서 먹물처럼 흩어져 버림...

정원이 정리 되자 교인들은 이제 저택으로 다가갔는데, 저택 주변엔 정원보다 훨씬 강력한 결계가 둘러져 있는 것을 알았음. 그래서 먼저 정원의 결계를 부순 것처럼 은 십자가를 들고 주문을 외웠는데, 결계가 풀리기는커녕 역으로 주문이 튕겨져 나와서 몇몇 교인들이 당하고 말았음. 그래서 교단은 우선 뒤로 후퇴한 뒤, 이번엔 은총탄을 발사해 결계를 깨뜨리기로 했음.

한편 저택 안에 있는 요거트는 정원의 결계가 깨져버린 순간부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았음. 100년만에 교단이 자신의 은신처를 찾아낸거야. 가족을 죽인 원수가 눈앞에 왔다는 생각에 요거트는 분노했지만, 그와 동시에 두려움이 엄습해 왔지. 분명 교단은 어마어마한 인력을 동원해서 왔을거야. 그런데 자기는 혼자니까 도저히 당해낼 수 있을 거 같지 않았거든....

저택을 향해 총격이 시작되자 요거트의 두려움은 현실에 더 가까워짐... 물론 은탄들은 결계를 뚫지 못하고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조금씩 균열이 일고 있었으니까. 결계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요거트는 머리를 감싸고 두려움에 떨지... 그림자 시종들이 주인을 지키려는 듯이 주변을 에워싸고... 요거트는 덜덜 떨며 라일락을 떠올려... 그의 얼굴이 생각나니 여기서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는데, 자기는 너무 약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야...

한참 동안 총격을 퍼부어 댔지만 결계는 생각보다 단단해서 끄떡도 하지 않았음. 이대로는 총알 낭비라고 판단한 교단은 이제 인질을 사용해야겠다고 합의했지. 그들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라일락을 앞세우고, 요거트가 있는 저택을 향해 메가폰을 켰음.

"이 사악한 괴물아!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 모습을 드러내고 네 존재에 대한 죗값을 치루도록 해라! 안 그러면 네 목숨 대신 이 자의 숨통를 먼저 끊을 것이다. 설마 네게 홀린 죄 없는 어린 양을 희생양으로 삼지는 않겠지?" 요거트는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몸을 벌떡 일으킴. '이 자', '네게 홀린 죄 없는 어린 양' 이라니, 누굴 말하는 거지? 요거트는 후다닥 거실 창으로 밖을 내다 보았지. 그리고 교단에 사로잡힌 라일락을 발견하고 말았음...

"라일락!!" 요거트가 거실 창문에서 그의 이름을 외쳤지... 창문을 통해 요거트의 모습을 발견한 교단이 미끼가 효과가 있음을 알고, 라일락의 머리에 씌웠던 보자기를 벗겨내었음. 그러자 기절한 라일락이 축 늘어진 채 얼굴을 드러냈잖아? 그 순간 요거트는 내면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

"자, 보아라, 괴물아! 여기 네가 홀린 죄 없는 어린 양이 있다." 메가폰을 쥔 교인이 라일락에게 은제 총을 들이대었음. "당장 나와 이 희생양 대신 신의 총탄을 받고 죗값을 치러라! 나오지 않으면 이 자를 먼저 신에게 바칠 것이다!" 워낙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에 라일락은 어렴풋이 정신을 차렸음... 아까 구타당한 자리가 미친듯이 욱신대는데, 그래도 요거트가 걱정되는 게 먼저야... 자기는 붙잡히긴 했어도 인간이니 이 사람들이 자기를 바로 죽이진 않을 거 같은데, 요거트가 모습을 드러내면 곧바로 죽이려고 들테니까...

"요거트크림, 도망쳐..." 라일락은 들리지도 않을 목소리로 겨우 중얼거렸음. 당연히 그 소리는 메가폰을 든 교인이 떠드는 소리에 묻혀서 바로 옆에서 그를 붙잡고 있는 교인에게조차 들리지 않았지만.... 그 순간 거실 창문이 그야말로 폭발하며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튕겨져 나감. 그에 맞은 몇몇 교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말지.

"드디어 나왔구나, 이 괴물!" 메가폰을 든 교인이 은제 십자가를 치켜들어 자욱한 먼지 구름 안을 가리키지. 라일락도 어리어리한 눈으로 그쪽을 바라봐. 겨우 먼지 구름이 가라앉자, 그 안에서 시커먼 날개를 치켜올린 요거트가 걸어 나오는데.... 탁한 빛의 푸른 눈동자가 마치 불타오르는 듯이 형형한 빛을 발하고 있었지. 핏줄이 잔뜩 불거진 양 손엔 날카로운 손톱이 더욱 살벌하게 번뜩이고, 요거트가 한 걸음씩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하늘까지 치솟는 사악한 기운에 한없이 부드럽기만 했던 머리칼이 음산하게 일렁이지... 그 모습에 대치하고 있던 교인들도 헉 소리를 내며 숨을 삼키는데, 라일락만 요거트가 저렇게 흉악한 살기를 내뿜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미칠 거 같은 거야...

"안돼, 나오지마..., 제발 숨어..." 라일락이 있는 힘껏 목소리를 쥐어 짜냈지만, 이 역시 메가폰 소리에 묻히고 말았지. "이 사악한 괴물아!! 드디어 네놈에게 진정한 죄의 대가를 치를 수 있게 되었구나. 신의 심판을 받아라!!" 메가폰을 쥔 교인이 신호를 내리자 대기하고 있던 교인들이 일제히 은제 총을 들어 사격을 시작해. 사방에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엄청난 폭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양의 총탄이 발사되고, 그 여파로 화약 연기가 자욱해졌다가... 갑자기 날카로운 바람이 불어 연기가 한번에 모조리 사라졌음. 교인들은 갑작스러운 바람에 잠시 눈을 찌푸렸다가 고개를 눈을 떴는데, 그와 동시에 경악하지.

요거트가 시커먼 날개로 날아오는 총탄으로부터 자기 몸을 보호하고 있었거든... 심지어 날개가 은탄을 맞아 구멍이 났는데, 그 구멍을 옆에 있던 그림자 시종들이 다가와서 모조리 메꿔버렸어... 순식간에 온전한 형태를 되찾은 날개가 천천히 벌어지며 그 안에서 요거트가 모습을 드러내지...

"죄? 무슨 죄?" 요거트가 입을 열자 이 세상에서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그리고 존재해서도 안 될 거 같은 사악한 목소리가 흘러나와... 교인들은 물론, 라일락조차 이런 요거트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지. "죄가 있어? 내가? 왜? 죄가 있는 건 네놈들이잖아. 우리는 그저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 죄를 뒤집어 씌운 건 네놈들이잖아."

"네 존재 자체가 바로 죄다!!" 메가폰을 든 교인이 지지 않고 외치지. "네 일족은 인간을 잡아 먹고 살아왔지!! 그것이 네놈들이 신에게 진 죄이자 벌 받아 마땅한 괴물의 모습이다!!" 교인의 말에 요거트가 기괴하게 고개를 까딱이더니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웃지... "그래? 그렇다면 네놈 말대로 그 죄를 여기에서 지어주마." 그와 동시에 요거트의 모습이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저쪽의 대열에서부터 갑자기 비명소리가 넘쳐나기 시작하지.

순식간에 정원은 난전과 아비규환의 장이 되었음. 요거트는 앞뒤 가리지 않고 교인들을 학살하기 시작했고, 교인들은 혼란한 와중에 은제 총을 마구 쏘고 칼을 휘둘렀지. 하지만 분노한 요거트를 아무도 막을 수가 없었음. 오직 라일락만이, 그 한 가운데에서 요거트의 처절한 감정을 온몸으로 느끼며 눈물을 줄줄 흘릴 수 밖에 없었어... 상황이 매우 불리해지자, 메가폰을 든 교인과 라일락을 붙잡은 교인은 퇴각을 외치며 최후의 보루인 마냥 라일락을 억지로 끌고 가려고 했지. 라일락은 자기 몸도 부서질 것처럼 아팠지만 끌려가지 않으려고 힘을 주고 버텼음. 그러자 메가폰을 든 교인이 라일락의 뺨을 때리고, 라일락은 바닥에 쓰러졌는데... 그와 동시에 그 뒤로 다가온 요거트가 한 손으로 교인의 머리를 붙잡아 들어올림.

"누구한테 손을 대는 거야? 더러운 손 치워." 머리를 붙잡힌 교인이 공포에 휩싸여 몸부림을 치자, 요거트는 그대로 그자의 목을 꺾어버렸음. 그 모습에 라일락을 붙잡고 끌고 가려던 교인도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다가, 요거트가 먼저 팔을 뻗어 그자의 심장을 찔러버렸지. 라일락은 눈을 질끈 감았는데, 자기 얼굴 위로도 시뻘건 피가 튀는 감각을 선명하게 느꼈음....

드디어 사방이 조용해졌어... 라일락은 질끈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음... 자기 앞에 요거트가 날개를 접고 고개를 숙이고 무릎 꿇고 앉아 있는데, 온통 피범벅이야... 그리고 요거트 너머로는, 정말 처참한 모습으로 죽은 교인들이 정원에 널부러져 있었지... 차마 두 눈을 뜨고 쳐다도 보지 못할 참담한 광경에 라일락은 순간적으로 욕지기가 솟아 헛구역질을 해댐. 그 소리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요거트가 고개를 들어올려....

"미안해, 라일락...." 반쯤 피범벅이 된 얼굴로 요거트가 라일락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림... "나, 나..., 저 사람들 말대로 진짜 괴물인가봐... 이, 이렇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라일락, 미안해... 미안해...." 요거트는 연신 라일락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펑펑 울지... 라일락은 그런 요거트를 바라보며,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달래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묶인 팔을 풀어보려 애쓰는데....

그 순간 단 한발의 총성이 울리고, 요거트가 크게 몸을 움찔함. "죽어라, 이... 괴물아...!" 요거트를 향해 총을 쏜 누군가가 악을 쓰며 외친 뒤, 피를 토하며 쓰러졌음... 요거트는 놀란 눈으로 제 몸을 내려다 보지... 그리고 은탄이 심장을 비껴 관통하고 나간 걸 발견함... 심장을 비꼈지만 은탄은 뱀파이어에게 치명적인 약점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부터 마치 심장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 요거트를 덮침. "안돼, 요거트크림!!!" 요거트가 총에 맞은 순간부터,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그 순간까지 모두 지켜보고 있던 라일락은 어떻게든 결박을 풀려 몸부림을 치지....

무슨 짓을 해도 결박이 풀리지 않는데, 옆에 은제 칼이 떨어져 있는걸 발견한 라일락은 급한대로 손을 놀려 밧줄을 끊어버렸음. 그 와중에 자기 팔이며 손목을 잔뜩 그어버렸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어. 라일락은 팔이 풀리자마자 바로 요거트에게 다가가 그를 끌어 안았지...

"미안해, 라일락...." 이제 곧 꺼질듯이 서서히 죽어가는 요거트가 겨우 입을 열어 라일락에게 다시 사과하지... "정말, 미안해... 나는... 나는, 이런..., 괴물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안 그래도 체온이 낮은 피부가 점점 싸늘하게 식어가... 이대로라면 요거트는 죽어버릴 거야... 라일락은 연신 아니라고, 사과하지 말라고, 너는 괴물이 아니라고 하며 요거트를 필사적으로 붙잡지. 하지만 꺼져가는 생명마저 붙잡을 수는 없었어.

그때 불현듯이, 라일락은 아주 오래전에 요거트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림. 인간의 피를 마시면 뱀파이어 본연의 힘이 강해진다고 했던 그것 말이야...

"날 물어, 요거트크림!" 라일락은 다급히 요거트를 붙잡으며 외치지. 이제 거의 기력이 없어 숨만 색색 내쉬던 요거트가 창백한 얼굴로 눈을 크게 떠. "너를 물, 라니... 안돼, 그러면... 네가..." 요거트는 고개를 가로저으려고 했지만 가슴의 통증 때문에 얼굴만 찌푸릴 수밖에 없었음. 라일락은 요거트의 의사가 어떻든 간에, 상의를 벗어 던지고 요거트에게 목덜미를 들이밀지.

"어서 물어, 그래야 네가 살 수 있어!!" 하지만 요거트는 입을 다물어 버려. "왜, 왜 그러는 거야. 제발, 제발!" "너, 너를 물면..., 네가 죽을 지도 몰라...." 요거트가 훌쩍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하지.... "너는, 살아야 하잖아..." 가쁜 숨으로 사이로 요거트가 겨우 말을 이어감. "네가 없으면 살아도 의미가 없어!" 라일락이 다시 요거트를 붙잡으며 외치지... 라일락에게서 떨어진 눈물들이 방울방울 요거트 얼굴 위로 떨어져. "내가 어떻게, 너 없이... 살아갈 수 있겠어? 나는... 불가능해... 그런건 불가능해...." "살, 아도..., 나 같은 괴물이.... 되고... 말거야, 라일락...." 요거트가 다시 고개를 가로 저었지만 라일락은...

"그렇다면 차라리 너와 같은 괴물이 되겠어...!" 라일락은 이를 악물고 다시 외치지. "너와 같은 길을 걸을 거야, 요거트크림!" 그 말에 요거트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겨우 고개를 끄덕이고 말지... 라일락은 즉시 요거트에게 자신의 목덜미를 내주었고, 요거트는 마지막 남은 기력을 끌어 모아 라일락의 목덜미를 강하게 물었음.

처음에는 목덜미가 찢어지는 감각만 아프다고 생각했지만, 그 고통은 순식간에 온몸에 번졌고, 마치 불타는 듯한 통증과 사지가 뒤틀리는 감각에 라일락은 비명을 내지름. 마셔서는 안 되는 독약을 단숨에 들이킨 것처럼 머리가, 시야가, 모든 감각이 미쳐 돌아가고, 이윽고 아득히 먼 심연으로 떨어지는 걸 느끼며 라일락은 눈을 감았지.

그리고....

그리고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에서 라일락은 눈을 떴음... 자기를 둘러싼 공기가 너무나도 무겁고 축축하고, 온 몸은 마치 부서진듯이 이곳저곳이 너무나 아픔... 그런데 시야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으니, 이곳이야말로 지옥이구나 싶은 라일락... 그렇구나, 요거트에게 제 피를 내주었지만, 그리고 자기도 요거트와 같은 괴물이 되기를 소망했지만 결국 실패한 거구나. 라일락은 누운 채로 쓴 웃음을 짓지... 삶이 이렇게 허망한 것을... 하지만 그래도 요거트는 살아남지 않았을까? 라일락은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아 봄. 자기 피를 마시고 요거트가 어떻게든 회복되었기를 말이야.

그런데... 짙은 어둠 너머로 무언가 움직이는 거 같음... 마치 그림자 같은... 것이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거야... 마치 먹물이 흘러내리는 듯한 것들.... 라일락은 그것들이 바로 그림자 시종이라는 걸 알았지. 그 순간 머리를 얻어 맞은 듯이 정신이 번쩍 든 라일락은 몸을 일으킴. 그 여파로 온몸이 짜릿하게 아파 크게 움찔하는 사이에....

"라일락!! 정신이 들었구나!!!" 누군가가 자기를 와락 끌어안았음. 피부에 닿는 묘한 따뜻함과 길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라일락은 그게 누구인지 알았지. "요, 요거트크림?" 라일락이 설마 하는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자, 요거트가 너무나 기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다시 강하게 끌어 안았지. 라일락은 너무 놀랐지만 이윽고 요거트를 부르며 그를 마주 안았음.

"다행이야, 다행이야...!! 네가 죽는 줄 알았어...." 라일락을 꼭 끌어안은 채 요거트가 흐느끼기 시작함... 라일락 역시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나기 시작했어... 둘은 그렇게 꼭 끌어안은 채 한참을 울었지...

"그럼 나는... 살아난거야?" 한참 뒤에 요거트의 품에서 나온 라일락이 옆에 걸터앉은 요거트에게 묻지. 요거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라일락이 사흘을 꼬박 사지가 뒤틀리는 열병을 앓았지만, 다행히 변이가 잘 되어 온전히 뱀파이어가 됐다고 이야기 하지. 그 말을 믿을 수 없어 라일락이 제 얼굴을 어루만졌는데, 정말 손가락 끝에 뾰족한 송곳니가 닿는 것임... 그제야 라일락은 얼굴에 기쁨을 피워 올리고, 요거트를 끌어당겨 안아버렸음.

"다행이야, 네가 죽지 않아서..." 라일락은 요거트를 꼭 안은 채 귓가에 속삭여. 요거트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라일락을 마주 안았지...

저택은 요거트가 힘을 해방하는 바람에 반 이상 파괴되어 버렸음. 나중에서야 요거트는 형이 저택에 걸었던 결계가 단순히 외부에서 오는 위협을 차단하기 위함뿐만 아니라, 요거트에게 내재된 힘을 억누르기 위한 역할도 같이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됨. 그래서 저택에서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없었다는 것도 말이지... 어쨌든 반파된 저택에서 다행히 지하실은 멀쩡했기 때문에, 요거트는 우선 미친듯한 변이를 앓고 있는 라일락을 지하실에 옮겨다 놓은 것이었음. 만약 변이가 성공하게 된다면 햇빛을 보면 안 되니까... 다행히 지하실에서 라일락은 변이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그래서 눈을 떴을 때 캄캄한 어둠을 마주한 것이었지ㅋㅋㅋㅋ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저택은 부서졌고, 교단의 위협은 물리쳤지만 교단 자체가 박살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직 위험이 남아있는 상황인데...

"나는 분명히 경고 했어." 요거트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함ㅋㅋㅋ "나한테 물리면 너도 똑같은 신세가 될거라고 말야. 진짜 경고한 건데, 안 들은 건 너야, 라일락." 라일락은 대답 없이 어깨만 으쓱 하고는 챙긴 짐을 들어 올리지ㅋㅋㅋ "각오하고 저지른 일이야." "어쭈, 그 말 진심이지?" 요거트가 라일락의 옆구리를 툭툭 찔러봄ㅋㅋㅋ 라일락은 움찔대며 그 손길을 피하지ㅋㅋㅋ 그러다가 틈을 노려서 요거트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춤. 거기에 놀란 요거트가 멈칫하자 라일락이 고개를 살짝 숙여 요거트와 시선을 맞춤.

"너와 함께라면 지옥까지 갈 수 있어, 요거트크림."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라일락이 읊은 말에 요거트가 눈을 동그랗게 떠. 그리고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음ㅋㅋㅋㅋ "아 참나, 말 한 번 그럴듯하게 잘 하네!" 말은 핀잔하듯 내뱉었지만, 요거트는 어느새 진심으로 활짝 웃어버림. 요거트는 손을 뻗어 라일락의 손을 꼭 잡아. 라일락 역시 그 손을 마주 잡아주지. 이제는 둘이 비슷해서, 묘한 온기가 감도는 손을.

그렇게 둘은 부서진 저택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났음. 아마 이 뒤로도 교단이 끝없이 그들의 뒤를 쫓겠지만, 말 그대로 둘이서라면 지옥까지 함께할 테니까, 뭐.

 

 

2022.1116 카테고리 및 제목 수정